CoC 팬 시나리오 [Payback Diamond]
「아를라리에는 오는 27일, 웨딩 웨누스의 주인을 찾기 위한 경매를 개시합니다.」
「축복받은 보석, 신의 눈물을 녹여 만든 다이아몬드, 아침에 빚어 새벽에 달아둔 희고 투명한 샛별이라는 화려한 수식어에 걸맞게 지구상에 현존하는 보석 중 가장 아름답고 커다란 다이아몬드입니다.」
「발굴 당시부터 세공이 끝나기까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으며…… 가장 높은 경매 낙찰액을 기록한 핑크 스타를 넘어설 것이라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적당히 서늘한 바람이 창문을 넘어오고, 유달리 깨끗한 아침 하늘이 드넓게 펼쳐져 있습니다.
휴일인데도 불구하고 눈이 일찍 떠진 오늘은 퍽 좋은 하루가 될 것 같습니다.
아침 식사를 앞에 두고 테이블에 앉으면, TV에선 익숙한 소식을 떠들고 있습니다.
곧 경매에 오를 다이아몬드, 웨딩 웨누스의 근황입니다.
후시미 유즈루:(간단한 식사를 앞에 두고 우선은... 휴대폰을 가져와서 온 메일이나, 연락 등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겸사겸사 아침의 뉴스들도 확인하고 말이죠.)
마침 TV에 나온 이야기가 뉴스로 떠 있네요.
후시미 유즈루:(얼마나 대단한 보석이길래 아침부터 시끄러운가 싶다가도.... 크기가 적혀있는 것을 보자마자 흥미로워하며 녹차 한 모금을 들이킵니다. 이정도라면... 떠들만 하지. 생각합니다.)
갓 구운 빵이 노릇노릇한 향기를 퍼뜨리며 튀어 오릅니다.
오늘의 아침 메뉴는 버터를 발라 구운 토스트.
덜 익은 노른자가 토실토실한 써니사이드업, 칼집을 내 자글자글 튀긴 소시지입니다.
사과에 새우와 게살을 버무린 재료를 올린 샐러드까지 완벽한 아침이네요.
다른 음식은 모두 훌륭한 맛과 향을 자랑하지만
이런! 이번 사과는 영 잘못 고른 모양이에요.
사과 특유의 달콤새콤한 향은 전혀 느껴지지 않네요. 색도 좀 뿌옇습니다.
후시미 유즈루:(한입쯤 먹고... 인상을 살짝 찌푸리다가 어찌저찌 전부 먹어치우기는 합니다...)
후시미 유즈루:(발신인이... 누구인지 확인합니다.)
화면에 뜬 발신인의 이름은 ‘사에구사 이바라‘입니다
후시미 유즈루:(살짝... 표정이 오묘해졌다가 이내 전화를 받습니다. 이 시간에 문자도 아닌 전화라니...?)
[사에구사 이바라]:여보세요. 유즈루? 지금 이 시간에 막 잠에서 깼다던가, 그런건 아니라고 믿겠습니다.
후시미 유즈루:부지런하게 일어나서 식사를 하던 중이었습니다. 당신이야말로 이른 시간에 전화라니, 드문 일이네요. 좋은 아침입니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다음 주 토요일 저녁 시간을 자신에게 할애해 주시겠나요?
후시미 유즈루:(....? 영문은 모르겠지만, 우선은 용건을 듣고 생각해보기로 마음먹습니다. 뭔가, 꿍꿍이가 있는 것은 아닐까 살짝 의심중입니다.)
용건이 어떻게 되는겁니까, 이바라?
[사에구사 이바라]:'아를라리에'의 경매 초대장이 생겨서 말이죠! '웨딩 웨누스' 를 실물로 볼 기회기도 하고. 어떻습니까?
후시미 유즈루:(이바라가 이런 쪽에 관심이 있었나 싶었다가도 그럴만한 분야라고 생각하며 납득합니다. 보석에는 그다지 관심은 없지만, 언론에서 떠들던 물건에 대해서는 궁금했기에 제안을 승낙하기로 마음먹습니다.)
다음주 토요일 저녁입니까? 일단은 알아두겠습니다.
[사에구사 이바라]:생각보다 쉽게 수락하네요, 유즈루. (잠시 뜸을 들이다가) ... 드레스 코드는 '클래식 정장', '블랙&화이트' 라고 합니다. 저녁 만찬으로 7시에 행사가 진행되니, 당일 6시에 맞춰 마중 가도록 하죠!
후시미 유즈루:알겠습니다. 급한 일정이 생기면 따로 다시 연락하겠습니다만은.... 이 건으로 아침부터 전화한겁니까? (아직 미심쩍은 의심을 감추지 않은 목소리로 이바라에게 되묻습니다.)
[사에구사 이바라]:귀여운 연하의 애인이 설레임에 가득 차 아침부터 전화를 걸어 데이트 약속을 잡는게 마음에 들지 않으신가봅니다?
(웩)
후시미 유즈루:(연하라기엔 미묘하고, 귀엽지도 않으며, 설레임에 가득 찬 것은 아니니 더더욱 의심스러워지지만 굳이 입 밖으로 내뱉지는 않습니다.)
끊겠습니다.
[사에구사 이바라]:이야, 냉정하기도 하시지! 휴식을 방해할 생각은 없으니 이만 하도록 하죠! 그럼.
후시미 유즈루:(잠깐 망설이다가 전화를 끊고서는... 아침식사를 계속합니다. 뭔가 일이 생긴다면 전부 이바라 탓으로 넘겨버릴 생각을 합니다.)
뉴스와 SNS는 아를라리에 제37회 경매를 향한 관심으로 뜨겁습니다.
얼마에 낙찰될지, 과연 누가 웨딩 웨누스의 주인이 될지…….
평화로운 일상을 지나 저녁 6시가 되면…… 띵동.
문을 열면 정장을 제대로 차려입은 이바라가 보입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외모
기준치: |
70/35/14 |
굴림: |
5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바라가 원래 이렇게 생겼던가요? 오늘, 기묘하게 예뻐 보이네요.
후시미 유즈루:(잘 차려입은 덕분인가...? 싶다가도, 스스로가 하는 생각에 잠시 머리를 좌우로 두세 차례 흔듭니다. 쓸데없는 생각.)
제 시간에 맞춰 왔네요. 준비는 다 끝났습니다만... 이대로 가면 되는 건가요?
사에구사 이바라:(묘하게 유즈루를 위 아래로 훑어봅니다.) 자신이 언제 시간 약속을 어기기라도 한 적이 있는지, 의심되는 말씀은 삼가해주시죠.
그리고 준비라면.. 예, 더 필요한 물건은 없습니다. 비상시에 필요할만한 물건이라면 자신이 구비해 뒀으니까요. (방긋 웃습니다.)
2
사에구사 이바라:(반지는 왜 맞춘겁니까???)
후시미 유즈루:(뭔가 들리는 것은 무시하고, 비상시에 필요한 물건이라니...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지 의심밖에는 들지 않지만... 우선은 넘어갑니다.)
사에구사 이바라:(뭘 그렇게 넘어가는건지 뱀이라 칭해지는건 자신인데 말이죠~?) ... 더 해야할 일이 없다면 시간에 맞춰 가도록하죠.
후시미 유즈루:별다른 일이 없다면야... 그러도록 하지요. (순순히 이바라를 따라나섭니다.)
차를 끌고 온 이바라는 네비게이션을 보고는 부드럽게 운전을 시작합니다.
사에구사 이바라:(잠시 신호가 걸렸을 때, 옆으로 슬쩍 유즈루를 봅니다.) ...'아를라리에' 라는 곳에 대해 알고 있는게 있습니까?
후시미 유즈루:경매에 관련된 곳, 이라는 것 정도만 알고 있습니다만, 자세한 사항은 알지 못합니다. 뭔가 알아두어야하는 사항이라도 있습니까?
사에구사 이바라:알아서 좋을 건 없긴 한데, 자세히 말하지 않으면 또 화를 낼거 같아서...말이죠? 뭐, 그게 무서운건 아니지만! 자신도 골치 아픈 일은 피하고 싶기도 하기에! (목을 가다듬습니다.)
보석 전문 경매회사... 로 외부에 많이 알려져 있고, 실제로도 그런 일을 하는 곳입니다..만. 종종 저주가 걸린, 이계의 흔적이 묻은 물건이 새어나가는 일이 다수 있더군요. (신호가 바뀌고 다시 부드럽게 차를 운전합니다.)
후시미 유즈루:(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하는 마음이 듭니다. 또 무언가... 괴상한 일에 휘말리는 것은 아닌지 싶지만.)
본 용건은 그, ...저주가 걸린 물건 쪽입니까, 이바라? 나 스스로도 마음의 준비 정도는 해야 될 것 같아서 말이에요.
사에구사 이바라:...(눈치를 한 번 봅니다.) 회사 자체가 사특한 집단일지도 모른다. 라는 추측이 되기에 정당한 신분으로 경매장 내부를 조사해보려는 겁니다. 단순한 저주 이상의 물건이 다른 사교회로도 흘러 갈 수 있으니까요.
후시미 유즈루:(적어도 보는 앞에서 호랑이 굴로 들어간다니 다행인가 싶지만, 같이 들어가는 대상자가 스스로임에 가만히 입을 다물고 고개만 주억거립니다.)
...대비라도 할 걸 그랬습니다.
사에구사 이바라:(평화를 원하는 그대, 전쟁에 대비하라... 좋아하는 명언이 생각이 나 슬쩍 웃습니다.) 초대받은 입장객으로서 둘러보기만 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뭔가 훔칠 생각은 없으니, 안심하시죠.
후시미 유즈루:(곧이곧대로 받아들여야할지 잠시 고민하다가, 어찌됐건 이 제안을 승낙한 것은 스스로가 한 일이라 잠자코 있습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To GM)rolling 1d100<70
=
1 Success
잘 차려입은 탓이라기엔…… 원래 이렇게 눈동자가 반짝거렸나요?
후시미 유즈루:(전면 유리창으로 들어오는 빛에 안경알이 반사된 것인가 치부해 넘겨보려고합니다.)
정신
기준치: |
55/27/11 |
굴림: |
90 |
판정결과: |
실패 |
이쯤 되면 인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오늘의 이바라는...
당신은 더 생각을 이어가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사에구사 이바라:(네비게이션을 통해 거의 다 와가는 것을 확인하다, 유즈루가 시선에 들어옵니다.) ...? 몸 상태가 안좋기라도 한가요? 당신이 바보같이 있을 때는 드문데.
후시미 유즈루:...조금 산만한 기분이기는 합니다만. 어제의 업무가 워낙 피곤했던지라. 집중하도록 하죠.
(들키지 않으려 애써 넘깁니다.)
아를라리에는 번화한 도시를 배경으로 삼고도 확연히 눈에 띌 정도로 커다랗고 호화로운 고층 건물입니다.
꼭대기를 가늠할 수 없는 높이, 건물을 둘러싸고 끝없이 펼쳐진 정원의 둘레.
입구에서 건물의 정문까지 도착하는데 또 몇 분의 시간이 걸릴 정도입니다.
건물에는 상호가 달려 있지 않고 수많은 창문이 불투명하게 빛나고 있습니다.
차에서 내리면, 검은 철창과 높은 담벼락을 따라 일정한 간격으로 보안요원이 배치되어 있는게 보입니다.
빳빳하게 각이 선 정장을 입은 담당자가 초대장을 확인합니다.
초대장에 적힌 인원수와 실제 방문한 인원수가 다르지 않은지 확인 절차를 거칩니다.
마지막으로 차 내부에 남은 이가 없는지 확인하곤 주차요원이 핸들을 건네받네요.
형식적인 절차가 아니라 제법 철저한 보안입니다.
담당자: 사에구사님과 동행인 1분 입장합니다.
확인 감사합니다. 들어가셔도 좋습니다.
보안요원은 무전기를 통해 두 사람의 입장을 알리곤 정중하게 인사를 건넵니다.
보폭에 맞춰 깔린 납작한 징검다리와 꽃도 아니면서 장밋빛으로 흐드러진 핑크 뮬리 그라스.
사이를 거니는 것만으로도 가을의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습니다.
날도 선선한 탓에 산책로를 걷는 기분이 드네요.
길목에는 두 사람 말고도 몇몇 사람이 더 보입니다.
저긴 유명한 연예인이, 그 뒤로는 뉴스에서 얼굴을 익힌 정치인, 기업인이 보입니다.
그리고 의외로 우연히 초대장을 받아 놀러 온 평범한 사람들도 몇 보이네요.
아를라리에의 정문까지는 걸어서 5분 정도 걸려보이네요.
후시미 유즈루:경매가 시작하기까지엔 아직 시간이 남았습니까? (손목에 찬 시계를 잠깐 보다가 이바라의 얼굴을 바라봅니다.)
사에구사 이바라:(시간을 확인하고 자신만만하게 웃습니다.) 예상했던 시간 내로 도착했으니 둘러 볼 시간은 충분합니다!
후시미 유즈루:(꽤나 큰 규모의 빌딩에 조금은 놀랍니다. 이 정도의 크기라면 어두운 경로의 돈이나 물건이 돌아다닐 것이라는 의심이 드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아직 시간이 남았다면야... 정원이라도 잠시 둘러보다가 들어가도록 하죠.
사에구사 이바라:나름의 데이트 겸이니, 자신은 찬성입니다♪
머리 위로는 오색의 단풍이 물들고, 시야의 좌우로는 분홍색 갈대가 물결을 이루고 있습니다.
꽃내음 대신 희미한 물 냄새와 풀 냄새가 납니다.
바람이 한 번 불면 나무가 오스스 몸을 흔들며 낙엽을 떨어뜨립니다만,
풍경이 워낙 아름다워 어디서 사진을 찍어도 좋은 장면을 남길 수 있습니다.
갈대 사이에 긴 흔들 그네도 설치되어 있습니다.
사이사이를 거닐다 보면 아를라리에의 정문이 보입니다.
바로 들어가지 않고 옆으로 꺾으면 커다란 연못을 발견합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To GM)rolling 1d100<70
=
1 Success
후시미 유즈루:(잘 조경된 정원의 풍경에 감탄하며 그대로 길을 따라 걷습니다. 딱히 특이한 것은 보이지 않는데... 생각하지만.)
사에구사 이바라:(옆을 따라서 걷다가, 긴 흔들 그네를 보고 반듯한 얼굴로 말합니다.) 저기 앉아보는 건 어떻나요. 유즈루? 자신이 사진도 찍어 줄 수 있는데요.
후시미 유즈루:그네를 탈 나이는 지나지 않았습니까? 그냥 이대로 걷는 편이 훨씬 좋은 듯 합니다. (반듯한 얼굴을 잠시 쳐다보다가 이내 다시 산책로인 듯한 길을 따라 걷습니다.)
분명히 똑같은 얼굴인데, 꼭 빛이 나는것처럼 자꾸 이바라에게 눈이 갑니다.
사에구사 이바라:칫. (작게 아쉬움을 표하고는 산책로를 천천히 걸어..가다가 멈춥니다.)
후시미 유즈루:...? (앞서 가다가 멈춘 이바라를 보고 같이 멈춰섭니다.)
뭔가 특이한 것이라도?
이바라는 멍한 눈으로 호수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시선을 빼앗긴 것처럼, 그 물 너머에 무언가 있기라도 한 것처럼.
후시미 유즈루:...이바라? (부르는 소리를 듣지 못했나 싶어 좀 더 가까이 가 그의 이름을 부릅니다.)
목이 타는지 셔츠 단추를 풀고, 넥타이를 끄르며 이바라가 속삭입니다.
(To GM)rolling 1d100<55
=
1 Success
후시미 유즈루:(영문도 전혀 모르겠는 행동에 일단... 그를 저지합니다.) 덥다면, 들어가서 음료라도 청하도록 합시다. 보는 눈이 많으니까요.
(단추며 옷매무새를 다시 정돈해주다가 그의 눈 앞으로 손을 이리저리 흔들어보입니다.)
사에구사 이바라:(멍하니 바라보단 시선을 돌리고, 정신 사납게 흔들리는 유즈루의 손을 잡아 내립니다.) ...그냥 해본 말입니다. 자신이 설마 정말 들어가기라도 할 것 같나요!
후시미 유즈루:사람이 말려도 듣질 않으니까요. 업보라고 생각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합니다만... 많이 더웠던 모양이니, 들어가서 잠시 휴식이라도 취할까 합니다.
(이바라의 손을 잡고 살살 건물의 입구 쪽으로 이끕니다.)
후시미 유즈루:
행운
기준치: |
45/22/9 |
굴림: |
10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후시미 유즈루:(자유로운 쪽의 손으로 손수건을 집어들어 요모조모 살펴봅니다. 주인은 필시 건물 안에 있는 사람이겠지 싶어 무의식적으로 위를 쳐다봅니다.)
고개를 들면 1층 테라스의 사람과 눈이 마주칩니다. 실수로 흘린 모양입니다.
나풀나풀 떨어진 손수건을 따라, 테라스 밖으로 고개를 내민 여성이 사과를 전합니다.
후시미 유즈루:(손수건이니... 다치지야 않았지만. 일단 고개를 끄덕이며 손수건을 흔들어 보입니다.)
돌려드리겠습니다. 이쪽에서 기다리면 될까요?
가까이 다가가서 얼굴을 확인하면 유명 배우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후시미 유즈루:(별다른 말 없이 손수건만 돌려줍니다. 이런 쪽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을 뿐더라 단순한 해프닝 정도로 지나가는 편이 좋다고 생각할 뿐입니다.)
이미지 관리인지 실제 성격인지 모르겠으나 친절하고 상냥한 성격인가보네요.
후시미 유즈루:조금 일이 있었습니다만, 들어가도록 할까요? (이바라의 안색을... 살펴봅니다. 멀쩡한가요?)
사에구사 이바라:
(To GM)rolling 1d100<70
=
1 Success
살짝 고개를 숙이고 있는 이바라의 안색을 당신은 살펴봅니다.
...피부가 좋아 보이네요. 잡티는 커녕, 솜털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매끄럽습니다.
후시미 유즈루:(괜히 걱정했나 싶어져 잠시 인상을 찌푸립니다.) 아직도 덥습니까?
사에구사 이바라:...덥다니요, 이 가을에 더울리가 있나요. (조금 멍하게 말합니다.) 그냥 시원해지고 싶어서 그랬을 뿐,...?
후시미 유즈루:(멀쩡하겠거니 싶어져 잡고 있던 손을 슬쩍 풀러내고 앞장서서 건물 안으로 들어갑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잠, 유즈루! 혼자 가지마시죠! (먼저 가는 유즈루를 뒤늦게 따라갑니다.)
접객을 담당하는 직원들 몇몇이 활짝 웃는 얼굴로 인사를 건넵니다.
단정한 유니폼, 통일된 머리 모양이라 누가 누구인지 얼굴을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직원1: 사에구사님, 후시미님 이시지요? 우선 오늘 일정부터 안내하겠습니다.
직원은 건물 안으로 안내하며 설명을 시작합니다.
직원1: 아를라리에 제37회 경매는 여느 때와 같이 전시 – 만찬 – 경매 – 뒤풀이 순서로 진행됩니다.
만찬은 저녁 7시부터 저녁 9시 사이 언제든 즐길 수 있습니다. 편할 때 들러주세요. 경매는 저녁 9시 정각에 시작된답니다.
경매가 시작되면 사유 불문, 출입이 제한되므로 늦지 않도록 정해진 시간을 지켜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경매를 위해 오픈한 구역은 로비와 1층 일부, 야외 정원입니다. 엘리베이터는 작동하지 않으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전면의 계단을 사용하시면 됩니다.
외투를 맡아드릴까요?
후시미 유즈루:(고개를 끄덕이며 순순히 외투를 넘기고서는 이바라를 향해 시선을 돌립니다.) 경매 전까지 하고 싶은 일이 있습니까, 이바라?
사에구사 이바라:(외투를 벗어 맡기며 홀 내부를 가볍게 훑어봅니다.) ..자신의 의견은 둘째치고, 당신은 어떻나요?
후시미 유즈루:이곳에... (잠시 생각하며 적당한 단어를 골라냅니다.)
모종의 이유로 오자고 한 것은... 당신입니다만. 조사, 할 것이 있다면 전시품부터 보도록 할까요?
사에구사 이바라:평범한 객으로서 둘러보기만 하는게 이번 목표, 라고 했으니 무엇을 먼저 하든 많이 돌아다니기만 한다면 제일! 이지 않습니까 (유즈루를 바라봅니다.) 뭐어, 전시품도 나쁘지 않네요.
후시미 유즈루:전시는 어느 쪽에서 관람이 가능합니까? (이바라의 대답을 긍정으로 받아들이며 접객을 맡은 직원에게 질문합니다.)
직원:1층 좌편에 전시장 입구가 있으니 전면 계단을 통해 올라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후시미 유즈루:그렇다는군요. (고개를 살짝 숙여 감사 인사를 표하고, 먼저 발걸음을 계단 쪽으로 옮기고서는 천천히 걸어올라갑니다.)
좌편에는 전시장의 입구가 환하게 열려 있습니다.
벽에 커다란 포스터가 두 장 붙어 있고, 테두리를 따라 전시품이 놓여 있습니다.
바닥에는 이동 방향을 가리키는 화살표 스티커가 보입니다.
후시미 유즈루:(전시의... 간략한 소개라도 읽기 위해 포스터 쪽으로 가까이 가 포스터의 내용을 훑어봅니다.)
전시에 대해 아는 내용이 있습니까, 이바라?
사에구사 이바라:
(To GM)rolling 1d100<70
=
1 Success
사에구사 이바라:...딱히요? (혼자 가고..삐진건 아니지만, 퉁명스럽게 대답합니다.) 아마 이 곳에 나와있는 설명 만큼 알겁니다. 자신도 평범한 보석류에 대해 대단한 정보는 없으니까요.
제37회 아를라리에의 홍보용 포스터와 전시장 내 주의사항이 적힌 안내용 포스터 두 장입니다.
사진 촬영은 가능하지만, 플래시를 터트리지 마세요.
후시미 유즈루:(어쩐지...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고 얘기하기가 망설여지니, 포스터의 내용만 대충 훑고, 바닥의 화살표를 따라 조금 빠르게 첫 번째 전시물을 향해 걸어갑니다.)
아를라리에에서 매회 경매마다 가장 큰 값에 낙점된 물품을 전시한 모양입니다.
물론 원본은 낙찰자에게 있으므로 전부 모조품입니다.
석류석이 촘촘히 박힌 커다란 왕관,표면이 오색으로 일렁이는 만화경,
제작 시기를 가늠할 수 없는 은색 총, 어두운색으로 물들어 침잠하는 흑진주……
시대와 국경을 넘나드는 귀한 물건들 사이에 어울리지 않는, 작고 평범한 다이아몬드 하나까지.
제일 처음 나오는 전시물은 표면이 오색으로 일렁이는 만화경 입니다.
후시미 유즈루:(이런 쪽의 물건에는... 조예가 깊지 않으니 주변 사람들이 하는 얘기를 조금이나마 주워들으려 해 봅니다. 이바라도 아는 바가 없다고 했으니까요.)
햇볕에 잘 말린 빨래 특유의 포근한 냄새,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아스팔트에서 느껴지던 열기, 혹은 장마철의 비 냄새 같은……
후시미 유즈루:(원래 이런 향이었던가... 싶어 잠시 정신이 팔립니다. 그렇다고 이런 곳에서 물어보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궁금증이라 생각하며 눈 앞의 전시물을 뚫어져라 쳐다봅니다.)
만화경은 표면마저 보석을 깎아 세공했는지 은은하게 여러 색을 냅니다.
무려 389개의 조각으로 쪼개진 유리 사이를 빛 입자가 교묘하게 떠다니며 우주의 풍경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만화경의 입구에 눈을 댈 수 있게 되어있네요.
후시미 유즈루:(흔하지 않은 기회이니... 한번쯤 볼까 생각하며 눈을 가까이 가져다 댑니다.)
좁은 구멍 사이로 오로라가 내리는 것처럼 색색으로 물든 풍경이 보입니다.
사람이 상상할 수 있는 어떠한 영상도 초월하는 비정상의 분위기.
감히 이름 붙일 수 없는 색깔이 일렁이며 눈을 어지럽게 합니다.
눈을 깜빡이면 눈꺼풀 안으로도 그 풍경이 묻어나서, 눈앞이 현란하게 반짝입니다.
후시미 유즈루:
SAN Roll
기준치: |
55/27/11 |
굴림: |
94 |
판정결과: |
실패 |
2
(눈을 멍하니 뜨고 있다가 두어 번 깜빡입니다. 원래, 이런 물건인가 싶어 가만히 경직된 자세로 서서 먼 곳을 바라보려 애씁니다.)
사에구사 이바라:(멍하니 경직된 자세로 있는 유즈루의 모습에 어깨를 살짝 감싸안고 조심스럽게 불러봅니다.) ...유즈루,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후시미 유즈루:...아, 잠시. 이런 물건은 처음인지라. 눈이 적응하지 못한 모양입니다. 실례했네요. (금세 만화경의 입구 쪽에서 비켜서서 이바라를... 나름대로 안심시킵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To GM)rolling 1d100<70
=
1 Success
이바라와 눈이 마주치자, 그 뺨에 빛이 일렁이는 것 같아 보입니다.
사에구사 이바라:(의아한 시선으로 만화경을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후시미 유즈루:그다지... 보지 않는 편을 추천합니다만. 눈 건강에 좋지 않은 물건 같기도 하네요. (아직도 만화경을 본 여파인건가. 이바라의 뺨이 빛으로 일렁이는 것을 보고 고개를 저어 보입니다.)
사에구사 이바라:..평범한 물건이 아닐 수 있다고 생각하니, 자신은 충고를 받아 보지 않도록 하죠. (고개를 저어보이는 모습에 물어봅니다.) 계속 어지럽다면 다른 장소로 이동할까요. 혹 먼저 쉬고 있어도 괜찮습니다. 자신은 혼자 돌아다녀도 쌩쌩한 몸이니까요?
후시미 유즈루:잠시 눈이 적응하지 못한 탓입니다. 지금은 괜찮으니, ...마저 나머지 물건들을 살펴보는 것은 어떻습니까?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 물건들이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사에구사 이바라:그 편이 자신에게 좋기야 하죠...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듯 유즈루를 바라보다가 다른 전시품으로 고개를 돌립니다.)
후시미 유즈루:(뭔가 더 볼 마음이... 들지는 않지만 잠자코 이바라를 따라갑니다. 이바라를 만난 이후로 눈이 점점 피로해지는 느낌이라 눈두덩이를 간혹 꾹꾹 눌러보기만 합니다.)
그쪽에 전시된 물건은 무엇입니까?
두 사람은 바닥의 화살표 스티커를 따라 이동하며 전시품을 살펴봅니다.
사에구사 이바라:평범한 흑진주네요. 방금 당신이 본 것 외엔 그리 의심될만한 물건은 보이지 않는데, 당신 운이 좋은가 봅니다! 나쁜의미로. 인 것 같지만요.
커다란 왕관, 총, 흑진주... 천천히 전시품을 살펴보던 와중,
다음 전시품 앞, 사람들의 대화 소리가 들립니다.
태양같이 빛나는 미인: 쥰군, 이것좀 봐~ 블러디 메리(Bloody Mary)!
거칠어보이는 남자: 하아~? 아무리 봐도 개는 아닌거 같은데요.
태양같이 빛나는 미인: 이건 인공 다이아몬드! 그 이름이 블러디 메리 인거지.
음~ 블러디 메리는 역시 블러디 메리가 더 귀엽네. 좋은 히요리...♪
거칠어보이는 남자: ...망할, 알아들을 수 있게 말하라구요.
무려 6캐럿으로 인공 다이아몬드치곤 드문 사이즈에,
자연산 다이아몬드와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투명한 색이라 모두를 놀라게 했다는군요.
블러디 메리라는 이름이 붙은 건 빛을 받으면 희미하게 붉은색을 띠기 때문입니다.
인공 다이아몬드의 재료가 사람이라는 소문을 등에 업으며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쓰여 있습니다.
은은한 라즈베리 향이 나서 라즈베리 다이아몬드라고도 불립니다.
후시미 유즈루:...독특한 물건들이 많네요. (별다른 감상을 얘기할 수 없기에 그저 한 마디만 툭 던집니다.)
사에구사 이바라:그야말로 돈 많고 욕심많은 인간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엔 안성맞춤인 이야기. 그럴리는 없겠지만 그게 단순한 이야기이면 좋겠네요! (주의깊게 보석을 바라본 뒤 다른 전시품을 향해 움직입니다.)
가장 안쪽, 출구 근처에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전시장의 사람들은 누구랄 것 없이 웨딩 웨누스 앞을 그냥 지나치지 못합니다.
축복받은 보석, 신의 눈물을 녹여 만든 다이아몬드
아침에 빚어 새벽에 달아둔 희고 투명한 샛별.
수식어가 부끄럽지 않을 만큼 아름답고 황홀한 보석이 푸른 천 안에 얌전히 누워 있습니다.
모조품일 텐데도 어쩜 이렇게 아름다운지 모르겠네요.
유리 상자 너머에서도 찬란하게 빛나고 있습니다.
그것을 들여다보던 어떤 이가 한숨처럼 중얼거립니다.
후시미 유즈루:(아름다운가? 확실히 아름다운 빛의 보석이기는 하다는 생각입니다. 잠시 그것을 들여다봅니다. 하지만 다른 것들에 비해 그것이 특출난 것 같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사에구사 이바라:(별다른 욕심 없는 시선으로 웨딩 웨누스를 훑어보고 유즈루만 들릴 만큼 작게 속삭입니다.) 모조품만 봐서는... 실제 모습도 이 정도라면 정말 아름답고 평범한 보석. 일겁니다.
이게 마지막 전시품 같으니 나가보도록하죠.
후시미 유즈루:꽤나...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다음 순서는, (아까 소개해 준 식순을 머리속으로 더듬어 기억해냅니다.) 아마도 식사 쪽이겠네요.
사에구사 이바라:자신에게도 확실히 유익한 시간이였습니다. 미래의 절도로 더더욱 유명해질 물건들을 미리 볼 수 있던 시간이기도 하고, (웃습니다.)
전시장에서 나와 보이는 우편에는 만찬장의 입구가 환하게 열려 있습니다.
둥근 테이블이 적당한 간격을 두고 배치된 만찬장.
흰 식탁보 위에는 각자의 이름이 적힌 카드와 인원수에 맞춘 커트러리가 올라와 있습니다.
두 사람의 자리는 입구와 가장 가까운 끄트머리입니다.
여차하면 도망가려는 속셈... 으로 이런 자리를 구한 걸까요?
그래도 공간이 아주 넓지 않기 때문에 무대의 광경은 한눈에 들어옵니다.
테이블 위에는 가을에 피는 장미 봉숭아가 화려하게 흐드러졌습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To GM)rolling 1d100<70
=
1 Success
이바라의 빛을 받은 눈동자가 여러 색으로 물들어 반짝거립니다. 바라보는 시선이 평소 같지 않네요.
후시미 유즈루:(꽤나 오랜 시간 걸었던 다리를 쉬게 할 요량으로 마련된 자리에 앉아 주변을 둘러보다가 이바라와 눈이 마주칩니다.)
(평소와는 다른... 기이한 느낌의 시선에 뚫어져라 그의 얼굴을... 쳐다봅니다.)
사에구사 이바라:(뚫어져라 쳐다보는 시선에...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마주 쳐다봅니다.)
사에구사 이바라:(안경을 고쳐 씁니다.) ...그런 말을 하려고 그렇게 사람을 뚫어져라 본건가요, 자신은 무어라 시비라도 걸게 분명하다고 생각했기에 공격에 대비하고 있었는데 말이죠.
안바꿨습니다만!
잠시 자리에 앉아있자, 서버가 능숙하게 음식을 나릅니다.
알마스 캐비아를 올리고, 좋은 소고기와 고구마를 빵 사이에 끼운 타르타르.
베이컨으로 감싸 제철 허브, 석류 식초에 절인 대저 토마토
미역에 싼 바닷가재에는 가니쉬로 아스파라거스와 완두콩, 푹 익힌 무에 레몬 절임을.
흰 살이 부드러운 도미는 부드러운 국물에 잠긴 채 촉촉하게 젖어 있습니다.
인삼과 구운 바다 소금, 고추냉이와 감자, 버섯 따위를 곁들인 안심 스테이크는 원하는 정도의 굽기로 딱 맞춰 나옵니다.
마지막으로 호박꽃을 달걀흰자에 적신 튀김까지 먹으면 디저트가 나옵니다.
후시미 유즈루:(나름대로 만족스러운 식사를 합니다. 의외로 별다른 사건 사고 없이 이 정도 온 것에 대해 약간은 안심하고 있습니다.)
디저트는 화이트 쇼콜라 라바 케이크와 꿀에 절인 새빨간 사과.
촉촉한 빵의 지붕에 산딸기가 총총 박혀 있습니다.
나이프나 포크로 표면을 가르면 안에서부터 끈적하게 녹은 화이트 초콜릿이 쏟아집니다.
유자를 섞었는지 끝 맛이 희미하게 상큼합니다.
……하지만 어째선지 사과만은 꿀에 절여도 맛이 미묘하네요. 쌉싸래합니다.
후시미 유즈루:(지난 주에 먹었던 사과도 이랬던 것 같은데, 따위의 생각을 하며 디저트를 조금씩 잘라 먹습니다.)
사에구사 이바라:(꽤나 맛있게 먹는 모양인지, 평소보다 먹는 양이 많습니다.)
... 이 사과 맛이 좀 쓰지 않나요?
후시미 유즈루:...당신도 그렇습니까? 사과에 최근 문제가 있는 것 같은 모양입니다.
사에구사 이바라:이 쪽 업체에서 쓰는 사과만 특별히 문제가 있는 건 아닌 모양이네요? ( 그렇게 말하면서도 잘만 먹습니다.)
후시미 유즈루:지난주에 먹었던 사과도, 썩 상태가 좋지는 않았던 기억이 있는지라. (마찬가지로 잘만 먹습니다.)
디저트까지 완벽하게 식사를 마치면 저녁 9시가 다 되어갑니다.
경매를 시작할 모양인지 서버들은 모두 그릇을 치워서 바깥으로 나르고, 무대 위로 사회자가 올라옵니다.
좋은 밤이다, 오늘은 아를라리에의 제37회 경매가 열리는 날이다,
아를라리에의 주최자가 마이크를 넘겨받고 모두 원하는 물건을 손에 넣기 바란다며 축하사도 덧붙입니다.
오래된 고서, 명화 속 어린 공주의 남색 드레스, 황제의 암탉 달걀...
무대 위로 올라온 웨딩 웨누스는…… 모조품에 비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습니다.
축복받은 보석, 신의 눈물을 녹여 만든 다이아몬드
아침에 빚어 새벽에 달아둔 희고 투명한 샛별.
수식어가 부끄럽지 않을 만큼 아름답고 황홀한 다이아몬드입니다!
사치스러운 이도, 가치를 아는 이도, 보석을 사랑하는 이도
경매장의 공기는 들끓고, 경매가도 천정부지로 치솟습니다.
1억 2천만 달러! 누군가 흥분하며 벌떡 일어나 소리를 지릅니다.
질 수 없다는 것처럼 악다구니를 쓰는 목소리가 문득……
이바라에게 부딪힌 사람도 무척 당황한 눈으로 주춤 물러섭니다.
어라, 왜 이바라의 팔은 저기 떨어져 있는 거죠?
뭉툭해진 오른팔의 단면을 붙잡은 이바라도 영문을 모르는 얼굴로 눈을 깜빡입니다.
이상한 상황의 연속이라 인식이 한 박자 늦습니다.
사람의 팔이 떨어질 때, 이런 소리가 날 수 있나?
요란한 파열음에 사람들의 시선이 바닥으로 떨어지면……
사람을 구성하는 성분이라곤 한 점도 보이지 않고……
촘촘하고 세밀하게 깎인, 셀 수 없이 많은, 굴절면을 따라 빛이 스며들고 새어 나오기를 반복합니다.
샹들리에의 빛을 받으면 옅은 프리즘이 일렁입니다.
떨어진 바닥마저도 의도한 연출 같이 느껴질 지경입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외모
기준치: |
70/35/14 |
굴림: |
3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후시미 유즈루:
정신
기준치: |
55/27/11 |
굴림: |
4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주인 없는 보석입니다. (이바라의 팔이지만요?)
일단 땅에 떨어졌으니 줍는 놈이 임자! 저걸 손에 넣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후시미 유즈루:(일단 조금은, 넋이 나간채로 이바라의 얼굴과 팔을 번갈아 쳐다본 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떨어진 팔을 주워올립니다. 그리고서는, 아직 몸에 붙어있는 쪽의 팔을 잡아끌고서는 입구로 뛰어나갑니다. 사람이 적은 곳이라면 이바라 본인이 어떻게 해결할지도 모르니까요.)
불현듯 한 남자가 침묵을 깨고 외마디 비명을 지릅니다.
뛰쳐나가는 와중 경매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울립니다!
사에구사 이바라:(자기 자신도 얼떨떨해 유즈루에게 끌려 뛰어갑니다.)
후시미 유즈루:(일단 뛰어나왔으나, 어디로 가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다가 이것도 다친 것으로 취급해야하나 머리가 아파옵니다. 다쳤다면... 역시...)
은밀행동
기준치: |
55/27/11 |
굴림: |
91 |
판정결과: |
실패 |
곧바로 뛰어 도망갔는데, 어느새 사람들이 뒤따라 와있습니다.
뒤에서부터 낯선 목소리가 순식간에 덮치고, 이바라를 끌어당깁니다.
도적의 소굴에서 보물을 쓸어 담듯 우악스럽기 그지없는 손짓입니다.
남성:
근력
기준치: |
55/27/11 |
굴림: |
9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사에구사 이바라:
근력
기준치: |
60/30/12 |
굴림: |
4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대로 이바라의 한 쪽 다리가 뚝 떨어집니다.
사에구사 이바라:이게 무슨, (그대로 바닥에 쓰러집니다.)
남성은 만족한 듯 보석을 (이바라의 다리지만요?) 품에 안고 도망가려 합니다.
후시미 유즈루:(당황한 나머지 들고 있던 팔(이었던 것)을 이바라의 품에 반쯤 던지고 다리를 든 남자를 붙잡아 제압하려 합니다. 다리마저 없다면 도주가 불편할 것이 뻔하니까요.)
후시미 유즈루:
근접전(격투)
기준치: |
55/27/11 |
굴림: |
90 |
판정결과: |
실패 |
덤빌 생각은 없이 보석에 눈이 돌아갔는지 그대로 뜁니다.
남성:
민첩
기준치: |
40/20/8 |
굴림: |
5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후시미 유즈루:
근접전(격투)
기준치: |
55/27/11 |
굴림: |
3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빠른 걸음으로 도망치는 남성에, 뒤늦게 쫒아오던 사람들이 맞부딫칩니다.
눈 앞에 보이는 보석(이바라의 신체지만??) 에 억척스러운 손길로 남성을 붙잡습니다.
탐욕스러운 손길에 붙잡혀 이도저도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후시미 유즈루:(민첩하게... 그 사이를 파고들어 다리를 낚아채보려고 합니다.)
민첩
기준치: |
60/30/12 |
굴림: |
3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회피
기준치: |
30/15/6 |
굴림: |
2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후시미 유즈루:(민중의 지팡이, 가 폭력이라니. 생각하다가도 죄책감은 전부 이바라의 탓으로 넘겨버립니다. 한 대 칠 준비를 합니다.)
근접전(격투)
기준치: |
55/27/11 |
굴림: |
86 |
판정결과: |
실패 |
유즈루도, 다른 탐욕스러운 사람들의 손길도 뿌리치고 도망가던 남성은
그리고 보석을 향해 모든 사람들이 달려들기 시작합니다.
후시미 유즈루:
민첩
기준치: |
60/30/12 |
굴림: |
80 |
판정결과: |
실패 |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사람들로 인해 발목을 붙잡힌 유즈루는
후시미 유즈루:(...무력감을 느끼는 것은 상당히 오랜만이라 생각하면서도 이바라가 홀로 남겨졌을때 무슨 위험이라도 생기지는 않을지 생각하며 서둘러 돌아갑니다.)
다시 이바라가 쓰러져 있던 장소로 이동합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일까요? 온데간데없이 이바라는 사라져있습니다.
후시미 유즈루:(온데간데 없어진, 신형에 당황하며 주변의 흔적... 을 살펴봅니다. 한쪽 다리가 없으니 멀리 이동하지는 못했을 것이라 생각하긴 하지만 어쩐지... 불안감이 엄습해오기는 합니다.)
후시미 유즈루:
지능
기준치: |
65/32/13 |
굴림: |
10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그는 괴도 잖아요. 순식간에 몸을 피할 만한 도구가 있지 않나요?
우르르 빠져나간 사람들이 없고, 텅 비어있을 만한 곳을요.
후시미 유즈루:(남을 속이는 것에 익숙한... 그 사람이라면. 잠시 고민하다가 만찬장으로 되돌아가봅니다. 최대한 기척을 죽이면서요.)
사람은 대다수 빠져나가 텅 빈 테이블만 이리저리 배열되어 있습니다.
웨딩 웨누스만 한가하게 남아 무대 위에서 빛나고 있고요.
오늘의 주인공이라기엔 지나치게 초라한 처지가 되었네요.
저 비싼 다이아몬드의 경매마저 포기하고 사람들이 다 무얼 쫓고 있는지……
사에구사 이바라:유즈루, (작게 당신의 이름을 부릅니다.)
후시미 유즈루:(급하게 테이블 아래로 상체를 숙여 보입니다. 멀쩡하지는 않지만, 살아 있는 모습에 저도 모르게 안도합니다.)
후시미 유즈루:
관찰력
기준치: |
68/34/13 |
굴림: |
2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한 쪽팔, 그리고 되찾지 못했다고 생각했던 다리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후시미 유즈루:(고개를 숙이고 안도의 한숨을 내뱉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짐작, 가는, 바라도...
사에구사 이바라:(미묘한 표정을 짓습니다.) 자신이라고 모든 일을 알고 그러진 않지만요. ...몸의 이상 증상이 조금씩 있긴 했습니다만, 이런 식으로 나올 줄은... (말을 하다 유즈루를 테이블 아래로 끌어 당깁니다.)
사람이 오고 있습니다. 숨도록 하죠.
후시미 유즈루:(인기척이 있다는 말에 잠자코 끌어당겨져... 몸을 웅크리고 숨을 죽입니다.)
...왜 말하지 않았습니까?
유니폼을 입고 있으니 손님들이 아니라 경매사와 주최자, 보안요원이겠네요.
주최자: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건가! 실험체가 탈출했다는 보고는 받은 적이 없어!
보안요원: 탈출한 실험체가 아닙니다. 애당초 임상시험은 시작해보지도 못했어요. 현재의 기술력으론 유리에 가두는 게 고작입니다.
경매사: 최근 도시 변두리에서 외부 색채가 유입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을 보고받았습니다.
주최자: 예상치 못한 변수 같은데…… 정리하는 대로 손님들 기억부터 지워.
이야기를 마친 사람들은 웨딩 웨누스를 챙겨서 만찬장을 나섭니다.
후시미 유즈루:...이 지경이 되기 전에 말했으면 좋았을 뻔 했는데 말입니다. (인기척이 사라지자마자 이바라를 반쯤... 추궁합니다.)
사에구사 이바라:(살살 눈을 돌려 다른 곳을 봅니다.) 식사량이 늘어났다... 나, 자주 피곤하다는 이야기는 평범한 이야기지 않습니까. 그런 엄살을 부리고 싶지도 않거니와 흔한 증상이니 말이죠.
후시미 유즈루:흔한 증상이라기에는... (지금 이 상태가 흔한 증상으로 나타날 일인가 싶어 입을 달싹입니다.)
거동은 어느 정도로 가능합니까? (다리라던가, 팔이라던가 붙지 않는다면 고정이라도 시켜야겠다는 생각으로 다시 한 번 의무실을 목표로 잡습니다.)
사에구사 이바라:뭐..굳이 움직인다면... ...
굴러서 움직이는 방법은 왜 가르쳐 주지 않으셨는지요? 교관님?
후시미 유즈루:유격 훈련을 그렇게 좋아하는지는 몰랐네요, 이바라. 돌아가면 실컷 시켜주도록 하겠습니다. (아직도 농담할 기운이 있는건지 이를 악물고 그를 쳐다보다가 테이블 밑에서 빠져나와 팔을 잡아끕니다.)
사에구사 이바라:(주춤 한 쪽 다리로 일어나 봅니다. 나름 균형을 잡고 있긴 한데, 불안해 보입니다.)
후시미 유즈루:(딱 봐도 제대로 걷지 못할 것 같은 생각에 그에게 다리 한 쪽을 들려주고 팔을 집어든 뒤 몸을 굽혀 등을 내밀어 보입니다.)
고정할 거리라도 찾아야겠습니다. 일단은, 업히세요.
사에구사 이바라:(내키지 않은 표정이지만,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아니까 업혀 보입니다.) 팔 힘으로 어느정도 버티기는 가능합니다. 지금 썩 믿음직 해보이지 않아도 그렇게 무시하지 마시길! (투덜 투덜..)
후시미 유즈루:투정부릴 때가 아님을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일단은... 목표했던 의무실로 향해 보려 합니다.)
후시미 유즈루:
민첩
기준치: |
60/30/12 |
굴림: |
7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담당자의 [책상]과 안쪽으로 침대 몇 개가 나열되어 있습니다.
의무실 이용 기록, [비품 장부], 업무 보고서 따위가 꽂혀 있네요.
후시미 유즈루:(일단... 무언가 쓸만한 것이 있는지 뒤져보며 상자를 열어 보입니다.)
날카로운 바늘이 꽂힌 주사기가 상자 가득 담겨 있습니다.
사용하지 않았는지 개별 포장은 뜯은 흔적이 없습니다.
후시미 유즈루:(여차하면... 흉기로 사용할 생각에 두어개를 집어들어 주머니에 쑤셔넣습니다. 크기가 어느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아프지는 않습니까? (너무 늦게 물어보는 듯 싶지만 뒤늦게 생각난 것을... 어쩌겠냐는 마음가짐입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자신의 떨어진 단면을 쳐다봅니다.) 아무런 느낌도 없습니다. (한 쪽 입꼬리를 올려 웃는다.) 이대로라면 정말 인간이 아니게 되겠네요.
후시미 유즈루:일단은... 다리라도 어떻게 고정하는 편이 좋긴 하겠네요. (이리저리 붕대를 찾아보려 서랍이며 책상 위를 뒤져봅니다.)
이런 상황은, 드문 편인가 봅니다.
사에구사 이바라:보통은, 으음.. 보통이라는 말은 자신이 종종 겪는 일에 붙이기엔 미안할 정도긴 하죠. 아무튼.
특별한 외형적 변화가 있는 경우는 자신이 아닌, 자신이 상대하는 인물이였으니... 보는건 드문 편이 아닐지라도 직접 겪는 건 드뭅니다.
아무리 욕심이 많아도 자신까지 보석이 되고 싶진 않잖습니까~?
후시미 유즈루:일단... 고정은 시켜야하니 벗으세요.
사에구사 이바라:한 쪽 손으론 무리일 것 같은데, 벗겨주겠습니까?
후시미 유즈루:...(잠자코 이바라의 바지를 벗겨내고는 부러진 단면을 어떻게든 끼워맞춥니다. 붕대를 있는대로 꺼내어 어떻게든 고정시켜보려고 하지만... 잘 고정됐는지는 미지수라고 생각합니다.)
잘린 다리를 휑한 단면에 가져다 댄다면 달칵,
무언가 결합하는 소리가 나고 곧 달라붙습니다.
자석의 서로 다른 극이 달라붙듯이, 혹은 쏟아진 물이 한곳으로 뭉치듯이.
여태 걱정한 게 우스울 정도인데, 정작 본인은 기분이 이상한지 미묘한 얼굴입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이건 또 신기하네? (미묘한 얼굴로 다리를 접었다 폈다 해봅니다.)
후시미 유즈루:
SAN Roll
기준치: |
53/26/10 |
굴림: |
61 |
판정결과: |
실패 |
후시미 유즈루:(기묘한 광경에 뭐라고 말하지도 못하고 그대로 바닥에 앉아 한숨을 내뱉습니다.) 왜, 이런...
(이내 심신을 진정시키고 팔... 도 가져다가 붙입니다. 다리가 붙었다면야 팔도 붙지 않을까 싶은 마음입니다.)
사에구사 이바라:(어깨를 한 번 돌려봅니다.) 떨어졌다는게 거짓말 같이 잘 움직이긴 한데...
...당신에게 짐이 될 일은 없어졌으니 다행이네요. 안심해도 괜찮습니다, 유즈루!
(바지를 챙겨입고, 옷 매무새를 가다듬습니다.)
후시미 유즈루:(다행이라고 해야할지 어이없어진 눈초리로 이바라를 올려다보다가 이내 스스로도 옷매무새를 정리합니다.) 빠져나갈 수 있겠습니까? 경비가 무시할 수 있을만한 수준은 아닐 것 같습니다만...
사에구사 이바라:....(잠시 생각하는가 하더니, 제 귀걸이를 빼내 보여줍니다.) 빠져나가려면 유즈루, 당신 혼자 나가는 걸로 하죠.
후시미 유즈루:정보만을 찾을 생각이라면, 같이 하도록 하죠. 이런 일이, ...한두번은 아니었으니까요?
사에구사 이바라:(어차피 가지 않을 걸 알았다는 듯 어깨를 으쓱 해보이곤 다시 귀걸이를 제 자리에 끼웁니다.)
아까 만찬장 테이블 아래에서 들은 얘기로는 자신의 상태의 대한 정보, 더해 해결할만한 정보가 이 회사에 있는 것 같으니, 소란스러운 틈을 타 정보를 찾을 찬스라고 생각한 것 뿐입니다?
이런 일로 위험할 것 같진 않으니, 안심하고 먼저 안전 한 곳으로 몸을 빼는 것도 좋은 방법! 이니까요.
후시미 유즈루:방금 전까지 몸의 절반 가까이 떨어져나갔던 사람이 할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바라. 멀쩡한 모습으로 돌아갈 자신이 없다면 얌전히 저와 함께 움직이는 편이 좋지 않나요?
사람들이 당신의, 그... 몸에 대한 관심을 생각하면 오히려 당신 쪽이 혼자 빠져나가는 것이 더 합리적일 겁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유즈루를 노려보다가 고개를 돌립니다.) 그럼 어디를 우선으로 가는 게 좋을지 공사다망하신 경찰분께서 골라 주시길!
후시미 유즈루:자료라면, 사무실이겠지만요. 당신도 동의한다면 바로 움직이도록 하겠습니다.
후시미 유즈루:
민첩
기준치: |
60/30/12 |
굴림: |
10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사무실 내부는 평범한 풍경입니다. 직원들의 [책상]과 화면이 꺼진 PC들…….
그 외에는 특별히 볼 만한 곳은 없어보입니다.
후시미 유즈루:(우선... 책상 위를 훑어봅니다. 적당한 자료를 찾을 수 있을지...)
자료조사 판정
후시미 유즈루:
자료조사
기준치: |
62/31/12 |
굴림: |
23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스펙트럼 만화경, 우주에서 온 색채 핸드아웃 공개!
사에구사 이바라:(유즈루와 함께 문서를 확인합니다.)
후시미 유즈루:...당신이 원하던 자료입니까?
사에구사 이바라:이야~ 운도 좋으시지, 역시 정의의 편이면 세계도 따라주고 그런거군요~ 자신이 움직였다면 꽤나 헤맸을 텐데요! (마음에 들지 않음을 잔뜩 표출합니다.)
후시미 유즈루:...지금이라도 돌아가기를 바라는 겁니까? 지난번처럼 또 그럴 일이 없으리라고 보장할 수 없으니 같이 있는겁니다. 딱히 설명하지 않아도 당신이라면 알 것 같았지만요.
불만 사항이 있다면 돌아가서 들어주겠습니다.
사에구사 이바라:(입을.. 주댕이를 잠시 내밀었다가 집어 넣습니다.) ...알겠으니 잠시 (유즈루의 턱을 잡고 손가락으로 입술을 짓누릅니다.) 깨물어보시죠. 뭐든 정확한 정보가 있는 편이 좋으니까요.
후시미 유즈루:(눌린 입술의 감촉에 잠자코 이바라의 눈과 손을 번갈아가며 쳐다보다가 손가락을 적당히 아플 정도로 깨뭅니다. 나잇값을 못하는 건 여전하다고 생각하며.)
사에구사 이바라:(별 다른 느낌이 없는지 깨무는 모습을 바라봅니다.) ...감상은 어떠신지
후시미 유즈루:...당신의 예상대로입니다. 아무래도 당신의 몸 속에 기이한 것이 깃들어 있는 듯 하네요. 빼내면 원래대로 돌아올런지는 모르겠지만.
사에구사 이바라:... ( 손을 휙 빼내고 놓친 자료가 있는지 다시 한 번 문서를 확인 해 봅니다.) 이미 괴도로 쫒기는 몸인데, 살아있는 보석이라고 다를게 있을지.
... 자신이 보석이 되어 죽는다면 유즈루, 보관을 부탁합니다.
후시미 유즈루:여기서 빠져나가면 다시는 죽는다는 얘기를 함부로 하지 못하도록 만들어 줄 테니 입을 좀 다물어주는 편이 좋겠습니다.
생에 그렇게 미련이 없는줄은 지금에서야 알았으니까요. 그러니 지금은 잠자코 사지 멀쩡하게 나갈 궁리나 하는 편이 좋을겁니다.
사에구사 이바라:미련이 없으면 여기서 자료를 찾고 있겠나요, 단지.... (더 이상 찾을만한 자료는 없다고 판단했는지 문서를 내팽겨 칩니다.) ...자신의 유해를 챙겨줄 만 한 사람, 당신밖에 없으니까 하는 말입니다.
깨물었던 손가락은 표면이 딱딱하고 차가웠습니다.
후시미 유즈루:남은 생 동안 당신을 추모하고 싶은 생각은 그다지 없으니 스스로의 신변에 좀 더 신중함을 가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바라. 당신의 유골 정도를 흔쾌하게 받아들일 성격은 아닌 것을 알지 않습니까?
(내팽개쳐진 자료를... 최대한 원래 상태로 우겨놓고 이바라를 똑바로 쳐다봅니다.)
사에구사 이바라:(어쩐지 그 말에 기분이 좋아진 스스로를 비웃듯, 한 쪽 입꼬리만 올려 웃습니다.) ...말 만 들으면 자신의 몸을 챙기지 않는 불성실한 인간이 된 것 같은데, 자신은 늘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곳은 더 이상 자료가 없는 것 같으니 다른 곳으로 가보도록 하죠.
후시미 유즈루:자료... 시청각실 쪽이 좋을 듯 하네요. 앞장서겠습니다.
후시미 유즈루:
민첩
기준치: |
60/30/12 |
굴림: |
3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스크린과 푹신한 의자가 적당한 위치에 설치돼 있습니다.
영상 속에선 끊임없이 오로라가 흘러가는 하늘을 보여줍니다.
관찰력 판정
후시미 유즈루:
관찰력
기준치: |
68/34/13 |
굴림: |
83 |
판정결과: |
실패 |
그 아래에 섰던 사람들 몇 명이 눈을 깜빡이다가 비틀비틀 몸을 흔들더니 풀썩 쓰러집니다.
「2012년, 그래스미어에서 입수한 CCTV 영상입니다.」
「우주에서 온 색채의 목격자들은 쓰러진 후 일정 시간이 지나고 깨어났습니다.」
「신체적으로 큰 변화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화면 속에서 일어난 사람들이 고개를 이리저리 돌립니다.
표정까진 확인할 수 없지만 당황스러운 모습입니다.
무어라고 몇 마디를 주고받더니, 곧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시 하늘을 바라봅니다.
「강한 어지러움을 호소, 장소를 떠나지 않으려는 현상 발생.」
「몇몇은 헛것을 보거나 미약한 정신 이상 증세를 토로했습니다.」
「공통 증상으로는 우주에서 온 색채를 목격한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린 것입니다.」
「여태껏 지구의 생태계를 파괴하면서도 존재를 들키지 않은 건 이러한 특징 때문으로 추정되며……」
우주에서 온 색채를 직접 목격하면 사람들의 기억 일부가 휘발되는 모양입니다.
어쩌면 이 상황을 무난하게 빠져나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후시미 유즈루:상황을 얌전하게 해결하는 편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이바라 당신은 어떻습니까?
사에구사 이바라:그렇게 하는 편이 자신에게 최선의 상황이죠, 별 다른 일로 얼굴을 알리게 되면 일이 힘들어지니까요. 그나저나 이걸 어떻게 빼낸다는 건지. (꽤 고민이 되는지 인상을 찌푸리고 고민합니다.)
후시미 유즈루:(잠자코 주머니에서 포장된 주사기를 꺼내듭니다만, 아까 봤던 자료가 마음에 걸립니다.)
어둡고 축축하고 서늘한 장소라니, 이 도심에서 숲이라도 찾아야 하는걸까요?
후시미 유즈루:
관찰력
기준치: |
68/34/13 |
굴림: |
4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예상했듯 포장 된 주사기는 유리로 만든 주사기 같습니다.
“현재의 기술력으론 유리에 가두는 게 고작입니다.”
……어쩌면 두 사람에게 필요할지도 모르겠어요.
여름의 장마철이면 흔히 맡을 수 있던, 비에 젖은 흙과 바람의 향기.
선선하다 못해 다소 싸늘한 가을의 밤과는 영 어울리지 않는 배치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뺨은 매끄럽게 변하고, 여름을 풍기는 내음은 불길함을 야기합니다.
어둑한 형광등 불빛 아래에서도 형형하게 빛나는 눈동자 탓일까요.
건조해서 툭하면 화재 사건이 일어나는 계절에 그런 곳은 흔치 않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어렵지 않게 그런 곳을 떠올릴 수 있을 겁니다.
노인: 이봐, 얼마라도 좋아! 돈이 필요하다면 내 전 재산을 줌세!
일련의 대사는 마치 녹음된 것처럼 틀에 박혔습니다.
탐욕에 눈이 돌아간 이들에겐 눈앞의 이바라가 도저히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 모양입니다.
하필, 재수 없게도 입구를 가로막혀 도망칠 곳이라곤 없습니다.
등 뒤에는 커다란 창문이 있지만…… 지금이 몇 층이었죠?
몇 발자국 물러나지도 않았는데 딱딱한 벽이 닿습니다.
저 많은 인원을 다 뚫고 나갈 수 있을까요? 아니, 도망친다고 해도……
이바라를 부수지 않고 온전히, 완벽한 상태로 빼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밤바람에 스산하게 흔들리는 핑크 뮬리 그라스.
가을과 가장 어울리지 않는 색으로 물든 풍경이란 왜 하필 이토록 로맨틱할까요.
꽃이 피지 않은 정원에선 아스라이 풀냄새와 물 내음만 납니다.
……이바라의 시선이 아래로 떨어집니다. 그곳에는 연못이 있습니다.
상황은 다르지만, 어째 비슷한 상황이 있었던거 같은데...
깊이가 상당히 된다지만, 이 높이에서 뛰어내리는 게 과연 잘 하는 짓일까요?
여러 생각이 스칩니다. 오늘을 위해 고른 의상이 얼마나 비싼 것이었는지,
이쯤이면 수면까지 거리가 얼마나 될지, 떨어졌을 때 다치진 않을지.
아니, 다 떠나서, 이자식을 위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는지!
더 이상 달릴 곳은 없고, 수면은 두 사람을 잡아먹고자 입을 벌리고 있습니다.
후시미 유즈루:...당신을 믿을 일은 인생에 다시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사실은 여태까지도 당신을 완전히 믿지는 않았으니까요.
여기에서 뛰어내려야, 당신이 살아나갈 확률이 더 높지 않겠습니까? 만약 당신이 살아남고, 내 몸이 무사하지 않다면 당신은 굳이 제 유골을 챙기려 노력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게 당신에게는 어쩌면 더 효율적인 방식일 테니까요.
한 번만 믿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언젠가의 데자뷰처럼, 그의 손을 잡고 그가 이끄는대로 향합니다.)
사에구사 이바라:...자신은 참, 당신에게 배운게 많다고 생각되네요!
역류하는 바람이 머리카락을 흔들고, 옷자락을 뒤집습니다.
거센 흐름에 눈을 제대로 뜨기가 어려울 지경입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커다란 소리와 함께 수면을 쪼개고 두 사람이 침잠합니다.
물거품이 부질없이 흩어지고, 물이 스민 시야는 뻑뻑하기 짝이 없어요.
숨을 가득 들이켠 폐는 팽팽하게 부풀었습니다.
물속에서 바라보는 이바라는 어슴푸레하게 창백한 빛을 띠고 있습니다.
수면이 그리는 불규칙한 그물이 두 사람의 피부 위에 드리웁니다.
초가을에 수영이라니, 누가 들으면 미쳤다고 말할 게 분명해요.
사람들의 웅성거림도 멀리서 들리는 이곳에서……
후시미 유즈루:(침잠하는 가운데 다른 한쪽 손에 쥐고 있던 주사기를 꺼내듭니다. 주사기를 붙잡고, 딱딱하게 굳어있는 이바라의 목덜미에 찔러넣습니다. 이런 것으로 과연 빼내어질지... 의심하지만 별다른 수가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이바라도 따끔한지 얼굴을 찌푸리지만, 몹시 아픈 기색은 아닙니다.
피스톤을 당기는 일도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부드럽게 당기면 좁은 구멍을 타고 붉은 피 대신 우주에서 온 색채가 쏟아집니다.
주사기를 가득 채우면 이바라가 눈을 깜빡이다가 입을 엽니다.
뭐라고 말한 것이 분명한데 물속이니 소리가 전달될 리 없습니다.
순식간에 빠져나간 분량에 현기증을 느낀 건지 몸이 축 늘어집니다.
이바라를 챙겨서 물가로 나오면 테라스, 창가에는 사람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습니다.
하나같이 경악한 얼굴로 아우성을 치고 있습니다.
내 보석, 내 것, 그게 얼마만큼의 가치가 있는데! 대충 이런 내용입니다.
모두의 시선이 당신을 향하고 있다는 게 중요하죠.
후시미 유즈루:(손에 쥔, 색채가 가득 찬 주사기를 바닥에 대충 던져 놓고 발로 세게 밟아 깨뜨립니다. 그 속에는 어쩌면 정신을 잃은 옆 사람에 대한 분노가 섞여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우주에서 온 색채는 좁은 유리관을 빠져나와 물을 헤엄치고, 하늘로 부유합니다.
우주로 돌아가기 위해 허공을 나는 모습은 밤하늘에 드리운 때아닌 오로라.
일렁거리는 빛무리가 어찌나 아름다운지 손에 쥘 수 없는 부정형의 현상임에도 좌중의 시선은 이바라를 떠나 색채로 향합니다.
사람들의 눈은 탐욕으로 번들거리고, 색채는 영롱하게 아롱거리고.
색채가 대기권을 지나 우주의 머나먼 곳으로 떠나는 순간,
일제히 별은 반짝이고 사람들이 바닥으로 쓰러집니다.
오로라 공주와의 이별이 사무치도록 슬픈 나머지, 함께 억겁을 잠들었던 과거의 어떤 다정한 등장인물처럼.
모두가 잠든 세상에 당신만이 물소리를 해치고 밖으로 나옵니다.
뭍에 다다랐을 때, 목소리를 되찾은 이바라가 이렇게 말합니다.
사에구사 이바라:...첫 도둑질치곤 성공적이네요. 유즈루.
커다란 달이 머리 위에서 빛나는, 보잘것없는 밤이었습니다.
END 3. 흠뻑 젖은 서로를 위해 건배할까요?
47분 후 깨어난 사람들은 우주에서 온 색채와 관련된 헤프닝을 모두 잊습니다.
아를라리에의 직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흠뻑 젖은 두 사람을 보고 모두가 놀라겠네요!
아를라리에에서 준비한 여벌 옷으로 갈아입으면 만찬장에서 웨딩 웨누스의 경매가 다시 시작됩니다.
두 사람은 뒤풀이에 참여해서 술잔을 기울일 수도 있고, 곧바로 집으로 돌아갈 수도 있을 겁니다.
KPC는 부러진 곳이 있다면 약한 실금이 남습니다. 여전히 머리카락이나 눈동자에는 우주에서 온 색채가 남긴 흔적이 일렁일지도 모릅니다. 21일이 지나면 완전히 사라지니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