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신도 당신 근처의 책상, 의자를 당기고선 그 위에 앉네요. 아마 더 해봐야 꿈이겠죠? 혹은 늦은 시간까지 남아버린 제 모습이라던가. )
( 아, 그러고 보니 지금 시간은 몇 시쯤 되었을까요. 창 밖은 어둡나요? )
羽風 薫:...용케도 기억해주네. 전학은 아니고~ 앗, 소마 군 나한테 관심 가져주는거야? 대환영이지~♪
뭐든 물어봐. ( 싱글생글 웃으며 말합니다.)
창 밖은 깜깜합니다. 밤이네요.
神崎 颯馬:.. 윽, 참으로 바람같은 사내로다. 말에 무게 좀 질 수 없는 것이오?
( 어쩐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진심 가득 느껴지는 말투에 괜히, 괜히 몸서리를 칩니다. )
... 시간이 늦었구려. 슬슬 가야겠소이다. ( 창 밖을 보던 고개를, 당신에게 향합니다. ) 하카제 공. 일어납시다.
羽風 薫:내가 워낙 이름 같은 남자여서. (어깨를 으쓱 하며 말합니다.) ...응? 벌써 가는거야?
난 아직 소마 군이랑 대화하고 싶은데~
... (시계를 힐끔 봅니다.) 날 피하려고 일찍 가는건 아니지?
神崎 颯馬:본인도 잘 알면, 고치려 노력 좀 해보라는 것이오. 뭐.. 그를 좋아하는 이도 있겠네만,
( 책상 위 턱을 괴고 있던 손을 떼더니, 다시 한번 의자를 밀며 일어납니다. )
하하, 당신이 뭐라고 피한단 말이오. 소인, 그렇게 무뢰한은 아니라오.
보시다시피 제법 시간이 늦었잖소이까. 다들 하카제 공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오.
.. 음, 오히려. 선뜻 말을 걸어 주어 감사하는 쪽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구려. 다양한 이들과 두루 두루 교류하는 것은 나쁘지 않으니까..
羽風 薫:글쎄~ ... 우리집에서 날 찾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걸? 아, 누나라면 모를까.
소마 군은 좀더 무게감 있는편이 좋아? 어쩌지~ 그런건 한번도 해본적 없는데 노력해볼게?
( 일단, 맞춰 일어납니다. 눈을 가늘게 뜨고 시계를 노려보다가...)
그렇게 생각해주면 다행이고♪
정말이지.. 생각보다 시간이 빨리 가네, 얼마 지나지도 않은거같은데... 좋아. 이쯤에서 돌아갈까나~
神崎 颯馬:후후, 잘 생각했소이다. 아, 싫은 것은 아니네만.. 다만. 음.. 뭐, 그대로 나쁘진 않소. 소인, 적응해볼테니까..
큼큼, 자아. 나서봅시다. ( 적잖게 느껴지는 민망함에 말을 하다 말고선, 교실 문을 향해 갑니다. 아, 오늘은 창문이 잘 닫혀있을려나요. )
羽風 薫:아하하♪ 소마 군한테 말 걸어보길 잘했어.
그렇게 미미한 미소를 띠어올리던 카오루는 가만히 당신을 바라보기만 하다,
이내 몸을 움직여 아무 말 없이 바깥 쪽 창가에 바짝 다가가 섭니다.
神崎 颯馬:.. 음?
창밖으로는 늦은 밤의 차가운 공기가 조용히 불어옵니다.
神崎 颯馬:요즘 바깥 바람이 춥소. 잔병이라도 걸릴라. 문 닫고 조심히 나오시오.
( 그 말과 함께, 다시 문가를 향해 갑니다. )
그저 불어오는 바람을 가만히 맞기만 하며 쓸쓸한 기분이 감돌던 것도 잠시,
羽風 薫:응, 너무 늦게 들어가지마. 가족들이 걱정할걸?
...
그렇게 당신의 뒷모습을 보며 장난스럽게 웃어 보이더니,
문을 닫고 나오기전, 눈을 마주칩니다.
그리곤 무어라 말릴 새도 없이 창문 너머로 몸을 내던집니다.
자신이 날아오르기라도 할 줄 안다는 듯이,
神崎 颯馬:... ?
무어라 헤아리기도 힘든 터무니없이 환한 얼굴로.
(SAN 1/1d3)
神崎 颯馬:... ??
.. 이, 이게 뭇,ㄴ..?
SAN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1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1감소합니다.
창밖으로 고꾸라지듯이 추락한 모습에, 당신은 그저
멍하니 서서 충격적인 그 행태를 지켜보고 있을수밖에 없었습니다.
뭐가 어떻게 된 거지?
죽은 건가?
내 앞에서 자살이라도 한 거야?
당신은 혼란스러운 머리를 붙잡습니다.
어쩌면 좋지, 내가.
내가 뭘 어떻게 해야...
두려움과 불안감이 이리저리 뒤섞인 복잡한 감정.
神崎 颯馬:.. 구, 구급.. 아, 아니.
이, 이게.. 무슨..
( 놀란 마음에 창가로 존나 뜁니다.. )
떨리는 가슴을 단단히 부여잡고 당신은 창가를 향해 뛰어갑니다.
눈 딱 감고 한 번만 내다보자. 적어도 신고는 해줘야 할 테니까.
적어도 살아만 있다면 충분히 되살릴 수 있을 테니까...
옅게 떨리는 숨을 뱉어내며 내다본 창밖.
...
왜 아무것도 없는 건데?
神崎 颯馬:.. ?
... ???
( 늘 그랬듯이, 아니 이번엔.. 제 양 손을 들어,두 눈을 비빕니다. )
하, 하카제 공!
하카제 공! 하..카제 공?
( 창가 밑 쪽을 향해 댓번 불러봅니다. )
그러나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않습니다.
방금까지도 함께 대화하던 사람이, 창문밖으로...
대체 어떻게 된 일이죠?
神崎 颯馬:이....게 무슨.
( 어쩐지 다리에 힘이 풀려, 창가를 뒤로 주저 앉습니다. 힘이 탁, 풀리는 기분. )
( .. 그런 기분과 동시에, 자신이 정말, 정말.. 피곤한 것인지, 기가 허해진 것인지 하는 생각이 드네요. )
... 귀신이 곡할 노릇이로다.
( 그렇게 주저 앉은 상태로, 마른 세수를 하다가.. 잠시 손이 멈춥니다. ... 어서, 어서 집에 가봐야겠어요. )
... 참으로, 참으로..
神崎 颯馬:( 하는 말과 함께, 바닥에 내던져진 가방을 챙겨 문가를 나섭니다. 정말.. )
그래요. 벌써 자정이 넘은시각 입니다.
...가족이 걱정할테니 집으로 돌아가야죠.
神崎 颯馬:( .. 나서는 발걸음이, 급합니다. 무언가에게서 벗어나듯.. 당장이라도 생각을 정리하고, 쉴 곳이 필요해요. 분명 허상, 그래요. 분명 헛것이여야 할 장면이지만, 그럼에도 누군가 떨어지는 모습은 가히 충격적이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
( .. 이런 저런 복잡한 생각과 함께.. 발 걸음을 더 빨리 합니다. )
.
.
3일차
당신은 요즘 따라 유난히 더 몸이 정상적이지 않다는 것을 느낍니다.
헛것을 보고, 환청을 듣고...
이따금 어딘가에서 느껴지는 알 수 없는 알 수 없는 한기는 미치도록 소름이 끼칩니다.
수업 중 선생님의 목소리도 제대로 들려오지 않을 지경이니...
학업에 지장이 갈 정도면 병원이라도 가봐야 할 텐데,
불행히도 당신에겐 병원에 갈 시간조차도 제대로 주어져있지 않죠.
아케호시가 못내 걱정스러운지 앞에서 연신 당신의 눈치를 보며 안절부절해합니다.
이내 몸을 돌려 당신에게 말을 걸어오는군요.
明星 スバル:자키씨, 괜찮아..? 요새 안색도 창백하고, 어디 아프기라도 한거야?
병원은? 병원은 가봤어?
神崎 颯馬:... 아, 음.. ( 평소라면 입을 열고 가볍게 답을 했을 순서인데 피곤함때문인지 쉬이 입이 열리지 않습니다. 괜찮다. 말 한 마디를 하는 것에도 많은 에너지가 소비되는 것이 느껴지는. 지금입니다. )
... 그, 괜찮.. 소이다. ( .. 그럼에도, 제 친구를 걱정시켜선 안 된다는 생각이 앞 서 한 마디 한 마디. 이어 붙입니다. )
아, 남들이 보기에도 멀쩡해 보이진 않는 걸까요.
하지만 때가 때니까,
수험생이랍시고 밤 좀 새다 보면 그러는 거겠죠 뭐.
... 그나저나 그 사람은 정말 누구일까요?
당신은 생각해보면
한 번도 낮 시간에 그를 학교에서 마주친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아, 복잡하게 꼬여가는 일에 어느 하나 제대로 집중하기가 힘에 부쳐옵니다.
학업이던, 친구 문제던, 뭐든 간에...
몸 관리를 해둘 걸 그랬나요.
막연한 후회도 잠시,
멍해오는 정신에 귓가에 들려오는 아케호시의 말이 아릿하게 들려오네요.
...
...키,
자...
明星 スバル:자키씨!
내 말 듣고 있는거 맞아~? 자키씨 체육복 사물함 안에 넣어뒀어!
...정말, 피곤하면 쉬는건 어때? 반짝반짝~ 하지 않으니까....
(당신을 걱정하는 눈으로 쳐다보다가...)
아케호시는 친구들을 데리고 시끌벅적한 소음을 만들어내며 복도 끝으로 사라집니다.
아까 전까지만 해도 아이들의 활기로 가득 차있던 교실은 온통 싸늘하기만 합니다.
아이들이 자리를 비운 교실은 오늘따라 유난히 어색한 공기를 풍겨냅니다.
[사물함, 창가의 쇠막대, 칠판, 쓰레기통] 등이 눈에 띄는군요.
神崎 颯馬:.. 아, ( 뒤늦게서야 퍼뜩, 정신을 다잡습니다. )
... 후우.
( 가볍게 기지개를 하고, 제 양 볼을 가볍게 툭툭, 치더니.. 이내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
( .. 정신도 차릴 겸, 몸도 깨울 겸.. 칠판 쪽을 다가갑니다. 제 몸 먼저 챙겨야 할 상황이겠지만, 오늘의 주번 대신 제가 치울 것이 없나 둘러보겠네요. )
오랜 시간 쓰여온 탓에 이리저리 흠집이 나고 낡은 칠판입니다.
이번 주 주번은... 아케호시였군요.
오늘의 급식, 오늘의 지각생...
매일매일 학생들의 일과가 적혀지는 고마운 곳이죠.
아케호시가 이곳까지 닦아두었을까 싶어, 칠판 옆의 보조 칠판을 꺼내어봅니다.
예상대로 몇 년 전의 낙서가 지워지지 않은 채로 남겨져있군요.
:관찰 굴려주세요.
神崎 颯馬: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38
판정결과:
보통 성공
( .. 후후, 다들 이런 곳을 놓친 것 같구려. )
자리 배치도인가요?
언제 쓰인 것인지도통 감은 잡히지 않지만,
지금 앉고 있는 자리 그대로 책상이 배치되어있는 꼴이 퍽 신기합니다.
처음 보는 이름들이 한가득 적혀있는 칠판이 마냥 신기하게 보이네요.
3분단 맨 뒷자리 책상에 ' 羽風 薫 '하고,
서툴게 날려 쓴 글씨로 적혀있는 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神崎 颯馬:... ! ( 잘 못 본 것 마냥, 고개를 그 글자 가까이 합니다. )
우연의 일치일까요? 저 자리의 주인도 이름이 ' 하카제 카오루' 였나 봅니다.
神崎 颯馬:... 이건, 분명히.
... 하지만, 하지만..
( 어제의 끔찍한 풍경이 다시 떠오르는 듯 합니다. 대체.. 대체 이 것은 무엇일까요? 누군가의 질 나쁜 장난인걸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하기엔.. )
( ... 어째서인지 기분이 안 좋아져서, 다시 보조 칠판을 밀어 넣습니다. )
드르륵- 소리를 내며 보조 칠판은 들어갑니다.
神崎 颯馬:( ... 분명, 분명. )
( .. 이 곳, 이었지. )
( .. 하는 말과 함께, 어제의 그 일이 벌어졌던.. 창가 가까이 다가가더니, 창가의 쇠막대 를 봅니다. )
창가에 설치되어있는 부실한 쇠막대입니다.
창문을 엉성하게 가로막은 정도라,
마음만 먹는다면 지금 당장에라도 창문 밖으로 뛰어내릴 수 있을 것만 같아 보입니다.
실제로도 뛰어내리는 꼴을 봐버리긴 했지만요.
:관찰 굴려주세요.
神崎 颯馬: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3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언제 즈음부터 설치되어 있었던가요, 4년 전이었나.
모종의 이유로 인해 설치되었다는 것은 어렴풋이 듣긴 했습니다.
아마 자살방지용이었죠?
...그러고 보니, 막대 정중앙에 이상하게 그을려있는 자국이 눈에 띕니다.
막대의 정중앙이 새까맣게 그을려있습니다.
...자세히 보니 사람의 손자국이로군요?
神崎 颯馬:.. 이, 이건?
( 좀 더 가까이 고개를 두어, 그 손자국을 봅니다. )
:지능 굴려주세요.
神崎 颯馬: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2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어제 하카제 카오루가 붙잡았던 부분과 일치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 뒷이야기는... 뭐, 굳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알잖아요?
아직까지도 창문 너머로 몸을 내던진 모습이 생생히 떠오릅니다.
神崎 颯馬:... !!
.. 정말, 허상이 아니었단 말인가. 아니, 아니.. 그럴리가 없지. 하지만..
( 말이 안 되는 상황. 어쩐지 머리가 복잡해지는 기분입니다. 괜한, 괜한 쓸데없는 짓을 했나.. 하는 생각에, 조금은 복잡한..화가 난 듯 보이는 걸음으로, 아까 들었던 사물함 으로 갑니다. )
분명 당신의 사물함에 체육복을 넣었다고 했죠.
3학년 4반 20번.
당신이 사용하고 있는 사물함입니다.
수많은 졸업생들이 이 사물함을 거쳐 학교 밖으로 나아갔겠죠.
神崎 颯馬:( .. 어쩐지, 보조 칠판이 떠오르네요. )
( .. 한번 고개를 세게 젓고선.. 사물함을 엽니다. )
:관찰 굴려주세요.
神崎 颯馬: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3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자세히 보니 사물함 문 안쪽에 작게 무언가가 적혀있습니다.
언제부터 쓰여 있던 거죠?
꽤나 예전에 쓰인 듯, 군데군데 알아볼 수 없는 글씨들이 보입니다.
神崎 颯馬:.. ?
( 좀 더 자세히, 혹은 비슷한 글자를 떠올려 맞춰 볼 수 있을까요? )
"네 짐은 세 번째 줄 맨 아래 칸에 넣어뒀어. 우리가 미안해, ■■■."
...라고 읽힙니다.
神崎 颯馬:... ? 이건.
세 번째 줄.. 맨 아래라면.
...
( 뭔가, 사연이 담겨 있나 보네요. 지금도 충분히 머릿 속은 복잡하기에 이 `미안해` 가 어떤 연유의, 의미인지는 생각하지않기로 합니다. )
( .. 하지만, 지워진 부분의 이름이 어째서인지 궁금하긴 하네요. 답지않은 낱말 맞추기라도 하는건지. )
( .. 제 사물함 안에 있는 철 지난 가정통신문 따위의 것들을 들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쓰레기통 을 향해 갑니다. )
교실 뒤편에 놓여있는 쓰레기통입니다.
주번이 매주 금요일마다 쓰레기통을 비우고 있습니다.
곧 있으면 주말을 앞두고 있어서인지, 쓰레기통 안이 조금 그득히 차있는 모습입니다.
곧 있으면 얼마 못 가 넘치겠는걸요.
神崎 颯馬:으음.. ( 손에 들린 가정통신물을 잘게 구겨봅니다. )
손에 들린 종이를 구기며 쓰레기통 내부를 살펴보니,
국화꽃 한 무더기가 한가득 들어차있는 모습입니다.
神崎 颯馬:... ?
아, 매일 아침마다 3분단 맨 뒷자리에 놓여있는 국화꽃인가요.
아침마다 놓여있는 국화꽃을 주번이 치운다는 이야기를 듣기야 했었습니다.
꺼림칙한 기분에 아이들이 무어라 투정을 부려도 담임 선생님은 아무 말이 없었습니다.
누가 놓아두는지 찾으려는 시도조차 하려 하지 않았었죠.
:지능 굴려주세요.
神崎 颯馬:.. 언제 봐도 익숙하지않은 꽃이구려.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4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생각해보니,
특정된 어느 한 명에게만 놓이는 국화꽃이 아니라 오로지
'3분단 맨 뒷자리' 책상에만 국화꽃이 놓인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매달 자리를 바꿔도 3분단 맨 뒷자리 책상에는
매일 아침마다 당연한 듯이 국화꽃이 놓여있었습니다.
들려오는 소문으로는 2년 전부터 꾸준하게 놓여왔다는데...
:건강 굴려주세요.
神崎 颯馬:( ... 3분단 맨 뒷자리.. 라, )
건강
기준치:
50/25/10
굴림:
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교실을 살펴보고 있자니,
목덜미를 짓누르는 듯한 뭉근한 피로감이 점점 더 몸집을 불려가는 기분이 듭니다.
눈 깜짝할 새에 시간이 이렇게도 빨리 흘러가버렸던가요.
神崎 颯馬:... 후우.
이번 겨울이 지나고 나면 졸업은 더 이상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게 되겠지요.
아직도 나는 이렇게나 어린데, 벌써 어른이 된다고 생각하니...
羽風 薫:매일 아침마다 놓아주시는 거, 이제 그만해도 괜찮은데 말이지.
神崎 颯馬:.. !
羽風 薫:소마 군, 선생님한테 대신 전해 줄래?
더 이상 미안해 하지 않아도 된다고, 원망 같은건 나랑도 잘 안 어울리고~?
언제부터 서있었던 거죠?
눈치채지도 못하고 있었는데요.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몸을 돌려보니 먼 발치에서
하카제가 태연한 낯빛을 띄워낸 채로 말가니 당신을 바라보고만 있습니다.
羽風 薫:(가볍게 손을 흔들고 웃습니다.)
안녕~ 오늘도 찾아왔어. 조금 지루했거든, ...나랑 얘기나 조금 해주지 않을래?
神崎 颯馬:... 자네, 아니. 당신, 당신..
( 쉬이 떨어지지 않는 입. 정확히 목을 기준으로 위의 것들이 쏟아져 내리는 기분입니다. 끓는 점을 넘어 부글 부글 거리던 머릿 속이.. 설마 설마 하던 마음을 비웃듯 나타난 당신의 모습, 그 마저도 태연한 모습에 어찌 반응을 해야 할지 그대로 멈춘듯 한 기분입니다. )
( .. 정말, 정말인가요? 이건.. )
...
羽風 薫:아하하, 소마 군 꼭 고장난 로봇같아. 괜찮아~? 아니 안 괜찮은건가?
( 고개를 갸웃거리며 가까이 다가갑니다. )
神崎 颯馬:( 가까이 다가오는 당신의 걸음에, 들리지 않은 걸음 소리에 맞추듯 숙였던 고개를 반듯이 올립니다. )
... 무슨 일로, 온 것이오?
( 생각보다 덤덤하게, 나온 문장. )
羽風 薫:그야, 소마 군을 만나기 위해서? 심심했다니까. 나랑 대화 해줘, 응?
( 불쑥 앞으로 얼굴을 내밉니다. 정신 차리라는듯이. )
神崎 颯馬:... 심심, 이라는 말로 설명될 일이 아니잖소!
( 어째서인지 조금은 올라 간 언성. 그간의 설움이라도 담겨있는 걸까요? 아니.. 성낼 곳이 사라져, 숙연과 측은 그 두 사이의 기분이 남은 듯 합니다. )
神崎 颯馬:( .. 익숙한 길을 찾아 가듯 걸어 가, 마침내 도달한 당신의 자리에 허, 작은 소리가 나옵니다. 그 어떤 유쾌함도 없이 담겨 있는 음성. )
.. 소인은, 무엇을 말해주어야 할지 모르겠소. .. 애초에 하카.. 아니, 당신은 무슨 연유로 나에게 온 것이고.. 여기에 있는 것이오?
( .. 그제서야, 저 무더기로 놓여진, 꺾인 국화 꽃이 누구를 기리던 것인지 감이 오는 기분입니다. )
羽風 薫:( 양팔을 겹쳐 책상위에 대곤, 당신을 보며 그 위에 얼굴을 댑니다. 그리고 입술이 툭 튀어나왔습니다. 토라진 얼굴로 당신에게 말합니다. ) 소마 군, 하카제 공. 이라고도 안불러 주네... 이름, 알려줬잖아. 불러줘.
소마 군은 말재주가 없는 편인거 같으니까~ 내가 주제를 꺼내볼까나..
(금세 제대로 앉아서는 당신을 봅니다.) 음~ 소마 군은 졸업하면 어떻게 지낼거야?
神崎 颯馬:~~~ ( 장난 가득 묻어나는 당신의 목소리.. 말투, 표정과 행동 무엇 하나 어제의 당신 임을 말해주는 것 같아서.. 같아서... 어째서인지 잠시 들었던 위화감은 사라지고 친숙한, 처음 만난 그 모습인 것 같이 느껴집니다. 정말 현실감 없는 순간이지만, 모순적이게도 그로인해 현실감을 느낍니다. )
... ( 더 긴 말로 당신의 말과 존재 여부에 태클과 의문을 거는 것 보다.. )
( 걸음을 내딛어, 3분단 맨 만 뒷자리. 당신의 앞 자리의 의자를 끌어 조심히 앉습니다. )
... 소인은 겨우, 겨우 자라서.. 소인이 될텐데. 어떻게 지내고 자시고가 어디있겠소이다. 장담은 못 하겠건만 아마..
.. 당신 앞에서 말을 돌려 봤자 뭐 하겠소. ..소인도, 모르겠구려. ( 조심스럽게, 또 조심스럽게 말을 고르더니.. 결국은 작은 한숨과 함께 답 하는 것을 포기하네요. )
羽風 薫:아직 미래에 대해 확신이 없는건가~
( 한 손으로 턱을 괴고, 당신이 하는 행동을 모두 두 눈에 새기듯 집요하게 바라봅니다. )
난, 졸업하면 우선적으로 집안에서 벗어나려고. 소마 군은 가족이랑 사이가 좋은 편인것 같으니까 잘 이해 못하려나.
神崎 颯馬:.. ? 졸업이라ㄴ.. ( 당연하게도, 당연하게도 나오려는 말을 잠시 묻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금빛 섞인 회색 눈동자를 보았기 때문이 아닐까요, 답지않게 그 무슨 사연이 이리도 담겨져있는지.. 그러면서도 어제의 그 모습이 떠오르는 것 같아서 다시 고개를 돌립니다. )
.. 그 누가 자신의 미래에 확신을 걸겠소. 그저 그러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살아가다보면 그리 되는 것이겠지. .. 그러는 사람이 있다면 오히려 모순적일 것이오.
( 녹색의 제 실내화를 보며, 그렇게 고개를 숙인 상태로 말을 이어갑니다. )
... 그럼에도 다들, 그렇게 확신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겠지.
羽風 薫:소마군, 꽤 힘들어 보였는데. 그래도 강하고, 진지하구나~ 겉모습이랑 똑같네.
( 저를 바라보지 않고 고개를 숙인 채로 말하는 그 모습에 심술이라도 났는지 더더욱 말투가 바람에 날라갈 것만 같아집니다. )
그래서 소마 군은 어떻게 살길 바라는데~? 역시 사무라이?
앗, 사무라이면 나같은 가벼운 남자는 베어버리려나, 만나기 무섭겠는걸~
神崎 颯馬:.. 흥, 누구 덕에 이리 힘들었는지 알고서 하는 말인지 모르겠구려.
( 그에 맞추듯, 어딘가 심퉁스러운.. 말투로 받아줍니다. 분명 자신과 어울리는 않는다는 걸 잘 인지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어째서인지 당신 앞에선 이런 투정도 부리게 되네요. 당신의 존재에, 그런 위안을 얻는 걸까요? )
.. 검과, 그와 관련된 칸자키 류. 그 가문의 장남인 소인으로선 이미 미래가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오.
.. 당연히 받아 들여야 하는 것이고, 그렇게 자라왔기에 어떤 불만도 없소이다. 되려 소인의 부족함에 가문의 누가 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하오.
... 라고, 살아 왔네만. 3 학년이 된 지금 어째서인지 생각이 많아지는구려.
羽風 薫:...나랑 정 반대네. 난 그래도 막내니까. 그야, 생각이 많아 지는것도 당연하겠지. 정해져있는 미래는 나같으면 끔찍해서 던져 버렸을걸~. 그래서 졸업하자마자 뛰쳐 나와서, 아이돌이라도 할까~ 하고 있었으니까.
( 제 금색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이리저리 놀리며 가볍게 웃습니다. )
이래뵈도 여자애들한테 인기많은 편이고. 소마 군도 완벽한 모습을 봤으면 반해버렸을걸, 남자는 별로지만. 소마 군이라면 ♪
( 꽤 기대하는 눈초리로 당신을 봅니다. )
어때, 내가 아이돌이라면, 무대 위에서 반짝반짝 거리는 모습이라면 멋질거같아?
神崎 颯馬:막내라 한들 지고 있는 무게는 비슷하지않겠소. 다들 그런 것이지. .. 뭐, 하카제 공이라면 제법 어울릴 것 같기도 하네만.
( 언뜻 보기엔 톤이 낮지만, 빛을 받을때마다 금빛임을 나타내듯 반짝이는 머릿결이 제법 비싼 티가 나는 것 같습니다. )
... 불경한 말 좀 그만 하시오! 다 좋은데가끔가다 가벼운 말이 신통 깬단 말이지.
... 그렇기에 맞는 것 같기도 하다만.. ( 아이돌이라면, 무대 위에서라는 .. 전제가 조금은 잘 못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 것 같습니다. 확살히, 당신이 아이돌이였다면.. )
( 계속 유심히 관찰하듯, 같은 말 끝을 이어가며 그제서야 당신의 모습을 살펴봅니다. 확실히, 확실히.. 조금은 날티 나는 모습이기도 하다만, 여인들의 마음을 제법 울릴 것 같았다.. 는 감상도 들게하네요. )
羽風 薫:( 그에 말에 부끄러운듯, 수줍은듯 웃습니다.)
소마 군은, 나랑 다르게 진지한 사람이니까. 그 말 진심으로 받아들여도 되겠지? 맞는 것 같기도~ 라고 했지만. 그 정도로 만족할게? 아이돌 데뷔하고 첫 싸인은 소마군한테 줄테니까 ♪
( 이내, 장난스레 웃어 보이며 제 입에 검지를 대고는 쉿- 하고 작게 소리를 냅니다.)
내 미래의 팬들한테는 비밀이야.
神崎 颯馬:... 그렇소. 이 칸자키 소마. 「아이-도루」 같은 면에선 문외한이네만, 하카제 공의 노래 정도는.. 들어 주겠소이다.
아, ... 사실 소인도, 곡을 부르는 것은 좋아한다오. 생각이 많아질 때 음을 흥얼거리다 보면 이 한 몸 가득 울리는 느낌이라, 자주 부르게 되더군. 주변에선 평소 모습에 맞지 않은 행동이라 들 하지만 한껏 부르다 보면 흥이 나서 좋소이다♪
장차 칸자키 가문을 이어 갈 것을 생각한다면 자제해야겠지마는 부르게 된단 말이지.. 아, 이 사실도 비밀이오! 소인도 하나, 하카제 공도 하나. 각각 비밀을 하나씩 가져가는 것이 구려.
( 한창 자신의 이야기에 푹 빠진 듯 주절주절 늘어놓더니, 이내 당신처럼 쉿- 하는 모습을 보여주네요. )
羽風 薫:( 그런 모습을 동그랗게 뜬 눈으로 바라보다가... 아하하, 하고 소리 내서 웃습니다.)
그렇네, 소마군도 아이돌 같은 거 하면 좋을 텐데. 꽤 멋지게 생겼으니까. 인기 많을게 분명한걸. 어라, 이건 좀 질투 나려나.
( 말하다가 잠시 뚱한 표정으로 생각하더니 어깨를 으쓱, 올립니다. 그리곤 비밀을 지켜준다는 제스쳐인듯 작은 소리로 이어 소근소근 얘기합니다. )
뭐 어때. 아무튼... 소마 군이 정말 원해서 가문을 이어간다면 상관없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원하는 대로 노래를 부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아. 응 잘 어울려.
( 즐거운 듯 눈웃음을 짓다가, 문득 깨달은 듯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이제 가봐야겠어. 시간이 다 돼가는 참이거든. 밤이 늦었네... 소마 군, 오늘은 일찍 돌아가 봐? (그렇게 말하곤 가볍게 손을 흔듭니다.)
하카제와 단둘이 남겨진 교실은 새빨간 노을만이 빈 공간을 채워나가는 듯합니다.
어째서일까요,
당신을 말없이 바라보는 그의 눈이 한없이 슬프게 다가옵니다.
매번 빠르게 지나가는 시간들이지만, 졸업을 목전에 두고 있자니
착잡한 심경이 드는 것 또한 매한가지입니다.
학교 밖을 떠나는 아이들도 당신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당신의 눈앞에 있는 하카제 카오루도, 당신과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을까요.
고개를 돌려 창밖을 내다보니 해의 끄트머리만이 건물 무덤 사이로 고개를 내밀고 있습니다.
곧 있으면 해가 질 거예요.
그의 말대로 오늘은 집에 일찍 돌아가는 것이 좋겠죠?
...
잘 가,
라는 인사 정도는 해주고 싶었는데 말이에요.
다시금 몸을 돌려 하카제 카오루가 서있던 곳을 바라보니...
온 데 간 데도 없이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먼지 뭉치만이 빈자리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조금은 서운한걸요,
간다면 간다고 말이라도 해주지 말이에요.
당신은 하카제와 이야기하는 시간들이 늘어만 갈수록
알 수 없는 감정이 가슴 언저리를 채워나간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神崎 颯馬:... ...
(측은함인건지, 동정인건지.. 제 마음 속 한 켠에 자리한 이 감정이 무엇인지 알 수 가 없습니다. 아니면..)
(... 그런 저런 생각과 함께. 여느때처럼 갈 채비를 합니다.)
이래서 길을 잘못 들면 걷잡을 수 없다는 걸까요,
그 잠깐 동안 나누었던 이야기들이 도대체 무엇이길래...
더는 하카제 카오루가 없는 텅 빈 학교에 남아있을 자신이 없어져만 갑니다.
자, 칸자키. 헛헛한 외로움은 접어두기로 해요.
이제 정말로 돌아갈 시간인걸요.
神崎 颯馬:...
(교실을 나섭니다.)
.
.
4일차
종례를 목전에 둔 마지막 교시입니다.
슬쩍 고개를 돌려 시계를 바라보니 종례가 코앞이군요.
계절이 계절이라 그런가,
하늘에 떠있는 태양의 모양새가 흐물흐물하게 힘이 빠진 모습입니다.
아직 올곧게 해가 떠있긴 하지만 곧 있으면 하늘이 붉게 물들 것만 같아요.
곧 있으면 종례라고는 해도...
숨이 막혀올 정도로 수업은 지루합니다.
여차했다간 잠이 들어버릴지도 몰라요.
참을 수 없는 지루함에 당신은 복도로 눈을 돌립니다.
神崎 颯馬:Zzz..
아, 음..
( 고개를 댓번 까닥이더니, 잠을 깰 겸.. 주변을 둘러보던 중 복도 쪽으로 눈이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