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장만~

 

kp 나니 / 유즈루

pl 브라키오사우르스님 / 미도리

 

 3부까지 쭉 다녀왔어요! 신난다 이예이

울던 pl에 저는 웃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즐거웠어요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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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 팬텀 퍼플 미스트! ~괴도와 나~
 
W.24
 
2021. 07.08 20:00
 
평화로운 밤입니다.
 
내내 그랬듯이, 이 도시에는 어떤 나쁜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시민들은 도시의 위험한 비밀을 파헤치는 탐정에게 감사하고, 그 탐정 중에는 당신도 있습니다.
 
이제 신입 딱지는 뗄 만한 정도의 시간이 흘렀네요.
 
많은 것들이 바뀌고 변해갔지만,
 
한 가지 여전한 것은, 그날 이후로 당신은 팬텀 블루 미스트와 단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놀이공원의 화려한 불꽃놀이와 퍼레이드 속에서 작별을 고한 괴도는 안녕, 이라고 말한 것처럼 감쪽같이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어쩌면 당신은 바쁜 나날에 괴도에 대해 잊어버렸을지도 모르겠네요.
 
당신의 일상을 휘저어 놓았던 괴도가 사라졌으니, 마침내 평온한 일상을 즐길 수 있겠지요.
 
 
실제로는 어떤가요?
 
아직도 괴도를 종종 생각하나요?
 
팬텀 블루 미스트를 다시 만나고 싶다고 생각하나요?
 
그렇게 종적을 감춰 버린 괴도에게 어떤 마음을 품고 있고, 어떤 말을 전하고 싶나요?
 
타카미네 미도리:(오늘도 돌고래 인형을 만지작거리며 생각에 잠긴 눈으로 중얼거립니다.) .... 후시미 씨.... (사실 그 때 최악이었던 건 저라고, 그게 마지막일 줄 알았다면 더 멋진 모습을 남기고 싶었던 것을 후회합니다.. 그 날 이후, 몇 주는 탐정 친구들과.. 노래방을 가서 구질구질한 노래를 부르고, 매일 밤 후시미 씨를 탓하다가도 자신을 탓하고... 그렇게 지내기를 반 년, 이제는 인형에게 눈물 자국을 찍어내진 않습니다. 다시 만나게 되면, 제법 많이 성장했다고.. 그러니 꼭 믿어달라고 하고 싶습니다. 키도 그새 조금 자란 것 같은 건 싫지만요..)
 
 
새것으로 말끔하게 교체한 창문 유리가 도시의 야경을 비춥니다.
 
환한 보름달이 떴지만, 달을 등지고 대사를 읊었던 어떤 이는 더 이상 이곳에 없습니다.
 
그래요. 이 부재도 익숙하기만 합니다.
 
:행운 판정
 
타카미네 미도리:
기준치: 55/27/11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반짝, 반사된 빛이 당신의 시선을 끕니다.
 
서랍이 조금 열려 있네요.
 
달빛이 서랍 안쪽의 뭔가에 반사된 것 같은데……
 
타카미네 미도리:....?? (인형 꼬옥 안구... 서랍을 열어봅니다.)
 
서랍을 들여다보면 푸른 안개꽃 반지가 가지런히 놓여 있습니다.
 
괴도와의 질긴 악연을 상징하는 물건이었지만, 지금은 떠나버린 괴도가 놓고 간 마지막 유품(그가 죽었다는 뜻은 아니지만요)처럼 느껴져요.
 
이제 이 반지마저 없으면, 괴도와의 인연을 증명할 만한 건 어디에도 없네요.
 
 
반지는 여전히 반짝거리며 빛나고 있습니다.
 
:정신력 판정
 
타카미네 미도리:
정신
기준치: 50/25/10
굴림: 53
판정결과: 실패
 
문득 반지를 힘껏 쥐고 싶다는 충동이 느껴집니다.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설명할 수 없는 감각이에요.
 
지금 당장, 어서 빨리!
 
타카미네 미도리:(뭐지.. 잡...잡습니다...)
 
반지를 손에 쥐어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괜스레 숨을 멈춘 것이 한심하게 느껴집니다.
 
반지는 그저 빛나기만 할 뿐, 당신을 어디에도 데려가 주지 않습니다.
 
다소 허탈한 기분입니다.
 
 
그러니 오늘은 이만 잘까요. 뭐니 뭐니 해도 숙면이 제일이니까요.
 
베개에 머리를 누이면, 어째선지 삽시간에 졸음이 찾아옵니다.
 
오늘은 그렇게 피곤하지도 않았는데, 감당할 수 없을 수마예요.
 
당신은 그대로, 깊은 잠에 빠져듭니다.
 
.
 
.
 
.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요.
 
무시할 수 없는 속삭임이 들려옵니다.
 
:듣기 판정
 
타카미네 미도리: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62
판정결과: 실패
 
드문드문 들려오는 소리 중에, 당신의 이름이 섞여 있는 것 같습니다.
 
돌연 더없이 싸늘한 냉기가 닿아옵니다.
 
분명히 푹신한 이불 속에 서 잠들었을 텐데, 이게 무슨 일일까요?
 
당신이 눈을 뜨면, 어째선지 너무나도 어두워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저 지독한 추위가 몰려와, 저도 모르게 몸을 떨게 됩니다.
 
입고 있는 옷은 잠들기 전에 입은 그대로이며, 그렇기에 별다른 소지품은 없는 듯싶네요.
 
아, 손가락에 위화감이 있습니다.
 
타카미네 미도리:(인형...인형은요!?!?????)
 
소지품은 없습니다.
 
타카미네 미도리:(단숨에 허둥거리며 얼른 손이든 몸이든 더듬어봅니다;;;)
 
몸을 더듬어 보기 위해, 들어 올린 손에 아주 강한, 부자유스러움을 느낍니다.
 
찰캉, 쇳소리가 들려옵니다.
 
당신은 자신의 한쪽 손목에, 수갑이 채워져 있음을 발견합니다.
 
수갑에 매달린 쇠사슬은 어딘가로 연결되어 있는지, 늘어져 있지 않고 좀 떠 있네요.
 
타카미네 미도리:힛...!? (기겁하며 수갑을 붙잡고 무의미하게 잡아떼보려고 합니다ㅠ)
 
?:깨어나셨군요. 아무리 불러도 일어나지 않아서, 혹시 잘못 되신게 아닌가 걱정했습니다.
 
……익숙하지만, 낮게 가라앉은, 잔뜩 갈라진 목소리가 당신의 옆에서 들려옵니다.
 
손을 뻗는다면 온기를 가진 살갗과 옷이 손끝에 닿습니다.
 
슬슬 눈이 어둠에 익숙해집니다.
 
 
다시 주변을 둘러보면, 이곳이 마치…… 감옥 같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쇠창살이 촘촘하게 박힌 문이 보이고, 딱딱하고 거친 바닥은 조금만 움직여도 생채기가 날 것 같네요.
 
천장에서 물이 새는지 똑, 똑, 물방울이 떨어집니다. 그리고 당신의 바로 앞에는,
 
:관찰력 판정
 
타카미네 미도리: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3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익숙한 가면과 망토, 빛나는 푸른 안개꽃의 반지.
 
당신이 아는 괴도가, 당신과 반대쪽 손에 같은 수갑을 찬 채 앉아 있습니다.
 
……어쩐지 그의 옷이 낡고, 너덜너덜한 것처럼 보이는걸요.
 
……정말 팬텀 블루 미스트인가요?
 
믿어지지 않습니다. 이런 어둠 속에서, 괴도와 수갑으로 연결된 채 재회했다는 게 말이에요.
 
타카미네 미도리:......(입만 떡 벌리고 멍하니 있다가.... 중얼거리기 시작합니다..) 후시미 씨가 너무 보고 싶은 나머지...... 꿈이라도 꾼 건가..... (사고가 정지한 듯 멈춰만 있습니다....)
 
후시미 유즈루:네, 전부 타카미네 님의 꿈이랍니다.
 
타카미네 미도리:
심리학
기준치: 45/22/9
굴림: 54
판정결과: 실패
 
꿈이라고요? 하긴, 이런 상황이 현실일 리는 없겠죠?
 
찜찜하지만 지금은 상황에 관해 물어볼 사람도 없네요.
 
타카미네 미도리:......... 그, 그러니까.... 후시미 씨랑.. 감옥에 있는 꿈....?? (그제야 어둠에 익은 눈으로 주변을 둘러봅니다. 그리고... 절망합니다..) ...... 하아아... 이왕이면 좀 더 좋은 곳에서, 후시미 씨를 만나서.....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어떻게 이런 누추한 곳에서... 이.. 이런 꼴로... (파들파들..)
 
후시미 유즈루:...타카미네 님의 꿈이니, 스스로 알고 계셔야하지 않을까 싶네요. (눈웃음을 짓습니다.) 어째서 제가 나오는 꿈을 꾸고 계신건지요. ...처음이 아니라거나?
 
타카미네 미도리:그치만, 저, 잡혀갈 짓은 딱히.... (잔뜩 주눅이 들어 인생을 짧게 돌아보지만.. 전혀 모르는 표정으로 유즈루를 봅니다.) .... 후시미 씨의 꿈은 가끔 꾸지만.. 이렇게까지 생생한 건 처음이랄까, ...... (유즈루와 마주치는 눈을 먼저 피하고 잔뜩 새빨개진 얼굴을 가립니다.) 어쩐지 진짜 같아서 더 부끄러워.....
 
후시미 유즈루:타카미네 님은 탐정이시니, 괴도인 저를 잡아두고 싶었던 건 아닐까 싶네요. (손을 바닥으로 내려 바닥에 닿은 쇠사슬이 달그락 거리는 소리를 냅니다.) 이렇게 묶어두시기도 하셨으니...
 
타카미네 미도리:에..... 제가 묶었어요....? (그제야 고개를 들고 의아하게 묶인 수갑을 봅니다.) 그... 후시미 씨를 잡고 싶다는 생각은 했지만, 체포하거나.. 그런 건 아니고.. 더 많이 보고 싶었을 뿐인데, ...... (힐끔. 다시 봐도 후시미 씨 같다...) 그럼.. 잡혀주신 거네요..
 
후시미 유즈루:(웃어넘깁니다.) 여긴 아마도 감옥인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는 열리지 않았는데... 타카미네 님이 정신을 차리시는 사이 틈이 생겼습니다. 어쩌면 나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타카미네 미도리:.... (잠시 짧게 고민하다가, 역시.. 갇혀있는 건 무섭기도 하고, 이런 무시무시한 꿈은 싫어.. 틈이라는 말에 고개를 듭니다.) 어, 어디요..??
 
후시미 유즈루:...저라고 모든 걸 아는 건 아니니, 그건 지금부터 살펴봐야 될 것 같습니다.
 
감옥은 춥고 어둡습니다.
 
창문이 없는지, 무언가를 보려면 아주 가까이에서 들여다봐야 할 것 같습니다.
 
타카미네 미도리:...앗, 저어.. 문좀 보고 싶은데, 움직여줄 수 있나요..? (일어나려다가 같이 묶인 유즈루가 혹시 끌려지진 않나 싶어 엉거주춤한 자세로 멈춥니다.)
 
후시미 유즈루:(엉거주춤한 자세의 미도리의 바로 옆으로 이동합니다.) 이러면 될까요, 타카미네 님.
 
타카미네 미도리:네..!! (바로 따라와주는게 조금 기뻐집니다.. 얼른 제대로 일어나 문에 가까이 가 살펴봅니다.)
 
쇠창살은 아주 단단해서 구부리거나 부술 수 없고, 문은 굳게 잠겨 있습니다.
 
타카미네 미도리:....우음.. 아무래도 문으로는 못 나갈 것 같아요.. (문을 부술 배짱도 없던지라 금방 포기하고.. 물이 뚝뚝 떨어지는 천장을 올려다봅니다.)
 
물이 떨어지는다는 것 외에는 별로 눈에 들어오는게 없네요.
 
타카미네 미도리:(위로 갈 수 있나 했더니..... 꿈 치고는 제법 잘 만들어진 감옥이라고 생각하고.. 빈 손으로 천천히 벽을 더듬어 뭐라도 얻을 게 있나 봅니다.)
 
차갑고 까슬한 벽이 손에 만져집니다. 이크, 운 나쁘면 다치겠는걸요.
 
타카미네 미도리:(점점점 아래쪽으로 몸을 숙이다가.. 후시미 씨 앞에서 이러고 싶진 않았지만, 바닥이라도 더듬어봅니다 ㅠ )
 
그렇게 몸을 숙여 바닥을 더듬고 있자면... 먼 바닥에서 무언가 반짝이는 걸 발견해냅니다.
 
타카미네 미도리:..! (얼른 잡고 뭔가.. 빤히 봅니다!)
 
:민첩 판정
 
타카미네 미도리:
민첩
기준치: 70/35/14
굴림: 36
판정결과: 보통 성공
 
갑자기 목적성을 가지고 빠르게 이동하는 당신에 수갑이 당겨지며 중심을 잃습니다.
 
...다행히 넘어지진 않았네요.
 
후시미 유즈루:...넘어질 뻔 했네요. 으음... 제가 타카미네 님께 더 잘 맞춰보겠습니다.
 
반짝이는 것, 그것은 녹슨 열쇠입니다. 이것으로 감옥의 문을 열 수 있겠죠.
 
다만, 쇠창살 사이로 팔을 뻗어 돌려 열어야 하는 까닭에 높은 유연성이 필요해 보입니다.
 
타카미네 미도리:저, 저도 조심할게요...! (얼른 꾸박 사죄하고.. 제발 들어가길 바라며 열쇠를 쥔 손을 창살 사이로 뻗어봅니다.!)
 
:손놀림 판정
 
타카미네 미도리:
손놀림
기준치: 45/22/9
굴림: 60
판정결과: 실패
 
쇠창살 밖으로 팔을 뻗는 데까진 성공했는데, 그만 쥐가 나고 말았습니다!
 
눈물이 찔끔 나옵니다…… 아무래도 도움이 필요하겠어요.
 
타카미네 미도리:(훌쩍.... 어째서 꿈인데 쥐까지 나는 거야...... 저를 바라보고 있을 유즈루에게 혼자서 해내는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이를 악 물고... 다시 팔을 뻗습니다!)
손놀림
기준치: 45/22/9
굴림: 88
판정결과: 실패
 
어,어라 진짜 아픈데? 팔이 덜덜 떨립니다.
 
타카미네 미도리:(이거.. 인간의 인체 구조상 무리인거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잔뜩 시무룩해져 팔을 빼고 주물거립니다..) .....
 
후시미 유즈루:(계속 열려고 시도를 해보는 것 같던데, 누가봐도 시도만 한 것같은 모양새에 고개를 살짝 기울입니다.) 이런 일은 괴도의 특기니... 제가 하겠습니다. (열쇠를 받기 위해 손을 내밉니다.)
 
타카미네 미도리:우우... 후시미 씨에게 멋진 모습.. 보여주려고 했는데.. (열쇠를 주고 싶으면서도 주고 싶지 않은 듯.. 어물쩍거리다가 열쇠를 건네줍니다.)
 
후시미 유즈루:(열쇠를 받아 쇠창살 밖으로 손을 뻗어 손쉽게 문을 엽니다.)
 
감옥의 문이 열리며 나갈 수 있게 됩니다.
 
타카미네 미도리:(그 사실이 더 슬퍼져... 슬픔을 가득 안고 어기적 나갑니다..)
 
후시미 유즈루:(어기적 걸어나가는 미도리에 웃으며 따라갑니다.)
 
이곳은 아마도 지하인 모양이에요.
 
창문이 없는 복도를 한창 걷고 있노라면, 발소리가 울려 기괴한 메아리를 자아냅니다.
 
수갑을 찬 탓에 바로 옆을 걷고 있는 유즈루는 기분 탓인지 말수가 적네요.
 
오랜만에 봐서 그런가, 사람이 좀 변한 것도 같고. 조금 어색해집니다.
 
타카미네 미도리:(어둡고 조용한 분위기에 점점 무서워져, 결국은 입을 먼저 엽니다.) ... 보통은, 후시미 씨가 먼저 이것저것.. 물어봐주지 않았나요..?
 
후시미 유즈루:(미소를 진 얼굴로 살짝 고개를 돌려 미도리를 봅니다.) 물어볼게 무엇이 있나요. 타카미네 님의 꿈 속인데, 말씀 드리고 싶은게 있다면...음..., (눈을 내려 옷 차림새를 봅니다.) 잠옷이 잘 어울리시네요.
 
타카미네 미도리:...아..!!! 저, 옷, 옷 말고...!! 이건, 보지 마세요..!! (잘 가다말고 유즈루의 뒤로 얼른 빠지며 숨겨지지도 않을 잠옷을 최대한 숨깁니다;) 우우우...... 딱히 말 할 게 없다면.... 후시미 씨는 잘 지내고 있는 지... 궁금해요..
 
후시미 유즈루:(제 뒤로 가는 미도리에 잠깐 멈칫했다, 다시 앞으로 나아갑니다.) 저는... 꿈 속의 괴도이기 때문에, 타카미네 님이 궁금해 하시는 인물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타카미네 미도리:.... 역시 대답해주지 않네요.. 한 번 쯤은 무사하다는 말은 듣고 싶었는데.. (시무룩..) 하아아..잘 살아있는 걸까요, 후시미 씨는.. (뒤를 졸졸 따라가며 보이는 유즈루의 뒷모습을 빤히 봅니다. 지금이라도 많이 봐둬야겠다는 마음..)
 
후시미 유즈루:(말투에서 느껴지는 시무룩함에 말을 고릅니다.) 타카미네 님을 외면하고 사라졌으니, 걱정해주실만한 인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소식이 없으니 잘 지내고 있지 않을까요.
 
타카미네 미도리: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그런 건가요..? 그래도, 너무 들리는 게 없으니까... (분명 시간이 지나서 괜찮았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생한 꿈이며 멀쩡히 대화를 나누는 유즈루며... 다시 헤어진 날을 떠오르게 만들어 코가 시큰해집니다..) ...... 이럴 줄 알았으면, 더.. 더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 건데, 하다못해 지금의 후시미 씨에게도 그러고 싶었는데.. (울먹거리다가 급기야 훌쩍거리기 시작합니다,.)
 
후시미 유즈루:(훌쩍이는 소리에 놀란 눈으로 뒤를 돌아봅니다.) 타카미네 님...? (안 주머니에 손을 넣다가 멈칫합니다.) 깨끗한 손수건이 없어서 닦아 드릴수가.., 타카미네 님의 외형은 이미 훌륭하게 멋지시니 울음을 멈춰주세요.
 
타카미네 미도리:..... (그럼에도 그치지 않고 눈물이 방울방울 맺힙니다. 심지어 꿈 속의 유즈루마저 외형만을 칭찬하는 기분에.. 손등으로 눈물을 얼른 닦아냅니다.) .... 저, 조금은 성장했었다고 자부했는데.. 금새 이렇게 흔들리는 걸 보니까 아닌가봐요. 꿈 속의 후시미 씨에게도 이렇게 안절부절 못 하는데... ...... (여전히 훌쩍이지만, 저를 보는 유즈루를 빤히 봅니다.)
 
후시미 유즈루:(곤란한듯 눈썹이 살짝 내려갑니다.) ...타카미네 님의 정의로운 마음 역시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타인을 돕는다는 것은 자신을 더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깍여나갈 수 있는 일이니까요. ...( ? 눈을 마주 봅니다.)
 
타카미네 미도리:그건.. 당연하게 해왔던 일이라, 그렇게까진 생각 안 해봤지만... 후시미 씨가 해주는 칭찬은 나쁘지 않네요..♪ (드디어 제대로 된 칭찬을 받았나 싶어, 기분이 살짝은 나아집니다. 잠시 예전을 생각했더니.. 그동안 꾸역꾸역 잘 참았던 감정이 터지듯, 제 앞의 마주보는 유즈루가 너무나도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저, 그게, 꿈이니까.. 뽀뽀정도는 해봐도 되지 않을까요..? 그동안도, 하기 전에 깨버렸구....
 
후시미 유즈루:(곧바로 앞을 향해 몸을 돌립니다.) 마저 가도록 할까요, 타카미네 님.
 
타카미네 미도리:...네, 네에..... (새삼.. 꿈이 맞구나 싶어... 다시 시무룩해지지만 유즈루를 계속 눈에 담으며 졸졸 따라갑니다.)
 
 
계속 걷다 보면, 갑작스레 바닥이 꺼지고, 거대한 웅덩이가 하나 나타납니다.
 
웅덩이라고 할지, 호수라고 부르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깊이를 알 수 없는 시커먼 물이 출렁이는 가운데, 호수의 건너편에는 위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입니다.
 
계단 주변에 미약하게나마 횃불이 타고 있어, 호수의 모양새가 얼핏 보이는 게 다행이라면 다행입니다.
 
후시미 유즈루:(호수를 바라봅니다.) 그러고보니 타카미네 님은 수영을 배운 적이 있으신지요.
 
타카미네 미도리:에.... 딱히 잘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서, 설마 헤엄쳐가려고요..!? (그건 절대 싫다는 듯 딱 버팁니다;)
 
후시미 유즈루:옛날에 들은 이야기 입니다만, 생쥐와 개구리라고 둘은 호수를 건너기 위해 발목에 서로 밧줄을 묶어 연결했다고 합니다. (잠깐의 텀을 두고 이어서 말합니다.) ...결국 개구리가 생쥐를 익사 시키고, 매가 생쥐를 낚아채 개구리도 함께 죽는 이야기죠.
 
아무래도 이 호수를 수영으로 건너가는 건 너무 위험한 일 같습니다.
 
서로가 수갑으로 묶여 있다면 더더욱 그래요!
 
자세히 보면, 빈 궤짝이나 나무판자 같은 것들이 물 위에 둥둥 떠 있습니다.
 
적절한 균형감각이 있다면 저것들을 밟거나, 배로 써서 호수를 건널 수 있을 거예요.
 
타카미네 미도리:......... 저... 저것들을 밟아도.. 그... 후시미 씨의 이야기처럼 익사하지 않을까요....? 아무리 꿈이지만, 그래도, .... (파들파들...)
 
후시미 유즈루:(불안해 하는 미도리를 침착하게 달랩니다.) 만일 닿지 못했다 하더라도, 잡고 버티는 사이 다른 한 쪽이 올려주면 되는 일이니 익사할 일은 없습니다. 저도 타카미네 님도 개구리는 아니고, 매도 없으니 안심해주세요.
 
타카미네 미도리:(아, 또 믿음직스럽지 못한 모습을... 침 한 번 크게 삼키고, 버티던 몸의 긴장을 풉니다.) ....네, 그럼, 그... 얼른 뛰어서 가면, 괜찮은 거겠죠...?
 
후시미 유즈루:네, 중심을 잃지 않고 침착하게만 움직이신다면 괜찮습니다. 평범한 물 같으니 잠깐 빠진다고 몸이 녹거나, 다치진 않을 것 같으니까요. 하나 씩, 천천히 나아가도록 하죠.
 
타카미네 미도리:...... (오히려 그 말에 더 긴장하는 것 같지만.. 그래도, 씩씩한 모습 보여야 하니까...!) 그, 그럼, 맨 앞에 있는 것 먼저 갈게요! (같은 걸 무사히 밟아야한다는 생각에, 수갑으로 묶여있는 손도 안심이 되지 않아 유즈루의 손을 꽉 잡아버립니다. 그리고.. 알아서 같은 곳을 밟을거라 믿으며, 앞의 판자로 뜁니다!)
 
후시미 유즈루:(잡힌 손에 눈을 살짝 크게 떳다가 미소를 짓습니다.)
 
:민첩 판정
 
타카미네 미도리:
민첩
기준치: 70/35/14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후시미 유즈루:
근력
기준치: 75/37/15
굴림: 3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그러나 미도리가 뛰기 전에 맞잡은 손에 힘을 줘 멈추게 합니다.) 타카미네 님, 몸에 힘이 많이 들어가셨습니다. 조금 더 편하게 생각해주세요.
 
타카미네 미도리:엣, 에, ....!? (크게 기우뚱하며 멈추고, 당황스레 다시 주변을 둘러봅니다;) 그.. 그랬나요.... 빠지는 건 싫다고 생각하다 보니... (유즈루의 말대로, 얼른 다시 심호흡을 합니다. 아까보다는 마음을 편하게 먹으며.... 다시 뜁니다!)
민첩
기준치: 70/35/14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이번엔 제대로 판자 위로 건너옵니다.
 
살짝 몸이 기울 때 마다 출렁이는 판자에 발 밑이 불안하네요.
 
후시미 유즈루:잘 하셨습니다.
 
타카미네 미도리:핫...! (단숨에 기쁜 표정을 지으며, 제법 자신감이 생겨 다음 판자를 향해 바로 뜁니다!)
민첩
기준치: 70/35/14
굴림: 2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다음 판자에 재대로 안착합니다.
 
괴도에 재능이 있나봐요!
 
그렇게 기뻐하는 찰나,
 
물을 가르며 헤엄치는 소리가 들립니다.
 
아주 고요하지만, 이 공동에서는 작은 소리도 크게 증폭되어 들리는걸요.
 
물을 바라보면, 무언가 물 아래에서 헤엄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뾰족한 등 지느러미만이 물 위로 올라와 있어요. 잠깐, 저거 혹시……
 
……상어일까요? 설마?
 
여기서?
 
갑자기????
 
후시미 유즈루:으음.. 아무래도 물에 빠져선 안될 것 같네요. (뾰족한 등 지느러미를 보고 눈을 가늘게 떴다가, 미도리를 봅니다.) 혹시라도 물에 빠진다면 바로 끌어 올리겠습니다. 판자 하나만 더 넘으면 육지가 코 앞이니 침착하게 가도록하죠...♪
 
타카미네 미도리:저, 저거 진짜 상어예요..!?? (현실적으로 믿기지 않는 듯 상어의 지느러미를 보다가.. 얼른 더 피해야겠다 싶어 얼른 끄덕이고, 잡은 손에 힘을 줍니다;) 네에..!! (마지막 남은 판자를 향해! 뜁니다!)
민첩
기준치: 70/35/14
굴림: 1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다음 판자에 발이 닿은 두 사람은
 
말하지 않아도 한 마음으로 곧바로 땅을 향해 발을 내딛습니다.
 
그 와중에 튀어오르는 상어를 본 것 같지만, 뭐 어떤가요.
 
우리는 이미 땅 위인걸요!
 
균형을 잘 잡을 수 없는 위태로운 나무판 위에서 버텼더니, 다시 땅에 발을 디디자 새삼스레 떨림이 올라오네요.
 
후시미 유즈루:타카미네 님의 꿈은, (살짝 뜸을 들입니다.) ... ....동심이 있네요. 상어 다음엔 뭐가 나올지 궁금해지네요.
 
육지에 도착하니, 눈 앞에 계단이 보입니다.
 
계단은 좁아, 두 사람이 동시에 올라갈 수는 없었습니다.
 
투박한 돌계단을 올라가다 보면 저 위에서 희미한 소리가 들려옵니다.
 
:듣기 판정
 
타카미네 미도리: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74
판정결과: 실패
 
가사가 없는 음악 소리 같은데, 자세히는 모르겠습니다.
 
 
이내 시야가 환하게 밝아집니다.
 
화려한 샹들리에가 매달린 홀. 악단이 직접 연주하는 클래식이 경쾌하게 깔리고, 고성의 높은 창문으로는 몽환적인 달빛이 밀려들어 옵니다.
 
무도회에 참석한 이들은 드레스와 슈트를 입고 쌍쌍이 대화를 하고 있네요.
 
테이블에는 은빛 접시가 가득합니다.
 
아름다운 무도회의 정경입니다.
 
하지만 이 무도회에 참석한 이들은 모두 가면을 쓰고 있네요.
 
잠깐, 뭔가 신경 쓰이지 않나요?
 
:관찰력 판정
 
타카미네 미도리: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가면 사이로 튀어나온 양의 뿔, 드레스 자락 밑으로 길게 늘어진 검은 꼬리.
 
걸어 다닐 때마다 따각거리는 발굽들. 이 무도회에 참석한 이들은 사람이 아닙니다.
 
괴물이라고 부르는 게 좋을까요.
 
아니면, 악마?
 
:이성 판정 1/1D3
 
타카미네 미도리:
SAN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귀엽..나..?)
 
:이성 1 감소합니다.
 
당신이 그 정경을 멍하니 보고 있으면, 유즈루가 당신을 다시 계단으로 끌어당깁니다.
 
아무래도 이 무도회가 무엇인지 알아차린 것 같네요.
 
맨 얼굴로 뻔뻔하게 무도회에 참여하는 건, 현명하지 못한 일입니다.
 
괴도는 가면이 있지만 당신은 없거든요.
 
찬찬히 주변을 둘러보면, 저쪽 테이블에 누군가 두고 간 것인지 얼굴을 대부분 가리는 가면이 하나 놓여 있습니다.
 
저곳까지 무사히 도달할 수 있다면 들키지 않을 거예요.
 
무도회 분위기가 한창이니 웬만해선 이쪽에 관심을 두지 않을 것 같기도 하고요.
 
타카미네 미도리:
은밀행동
기준치: 20/10/4
굴림: 34
판정결과: 실패
 
당신이 당당하게 앞으로 나가려고 하니, 유즈루가 붙잡습니다.
 
가려던 길에 괴물이 지나가네요...
 
타카미네 미도리:가, 감사합니다아..? (앞의 괴물을 보고 다시 쫄아버립니다.. 아무도 안 볼 줄 알았는데, 역시 큰 키가 마음에 걸립니다... 이대로 어떻게 가든 수상할 거란 생각에, 유즈루를 애처롭게 봅니다.)
저어.. 후시미 씨, 저희 일단은 묶여있는 상태고.. 무사히 가려면 후시미 씨의 도움이 필요할 것 같은데.. (쭈뼛거리며 유즈루의 어깨에 얼굴을 폭 묻습니다.) 이...이렇게 하고 저 쪽으로 아픈 척 가까이 가면 얼굴 안 들키고.. 갈 수 있지 않을까요..?
 
후시미 유즈루:이런 자세라면 아프다기 보단.... (말을 줄입니다.) 괜찮은 방법이네요. 다만 타카미네 님이 앞을 보지 못해, 넘어지실 수 있으니 저를 붙잡으시는 편이 좋겠습니다.
 
타카미네 미도리:..! 네에..! (허락받았다! 유즈루의 팔을 꽉 잡으며 머리를 푹 숙입니다!)
 
후시미 유즈루:(저를 잡은 것을 확인하고 자연스럽게 무도회장 안으로 들어갑니다. 타인과 부딫치지 않고 벽 쪽으로 눈에 띄지 않게...)
 
.
 
.
 
후시미 유즈루:잘 어울리십니다, 타카미네 님.
 
괴도는 당신이 가면을 잘 쓸 수 있게 고쳐 주며 속삭입니다.
 
유즈루의 텐션은 언제나와 같군요.
 
타카미네 미도리:잠옷차림에 잘 어울린다고 해도.. (슬쩍 주위를 둘러보다 생각보다 신경을 쓰지 않는 분위기에 한숨을 푹 쉽니다.) 진짜 이상한 곳이네요..? 꿈이라 그런가.. 아니, 오히려 귀여운 동물들이 나와줬으면 좋았겠지만.. (살짝 투정을 하며 주변을 둘러봅니다.)
 
고성의 1층을 차지한 홀은 천장이 아주 높고, 천장에서부터 뻗은 샹들리에가 내려온 구조입니다.
 
밖으로 나가는 [문과 창문]이 보이네요.
 
위로 올라가는 [계단] 옆에는 거대한 [액자]가 하나 걸려 있습니다.
 
중앙에는 춤을 출 수 있는 텅 빈 공간이 있고, 사이드로 [만찬 테이블]이 보입니다.
 
한쪽 구석에 흥겨운 곡을 연주하는 [오케스트라]가 있습니다.
 
그리고 예의, 가면을 쓴 [참석자들]은 느긋한 걸음걸이로 무도회장 안을 배회하고 있습니다.
 
후시미 유즈루:(작게 웃습니다.) 아무래도 귀여운 동물들은 없어보이네요. 무서운 상상이라도 하시고 주무셨나봅니다.
 
타카미네 미도리:맨날 눈 감기 전에 보는 건, 후시미 씨가 사준 돌고래밖에 없는데.. (그래도.. 혹시 귀여운 거 하나쯤은 있지 않을까 싶어.. 참석자들을 조심히 둘러봅니다.)
 
가만히 보고 있자, 그중 하나가 가면을 벗습니다.
 
형형하게 빛나는 눈, 튀어나온 사슴의 뿔.
 
긴 혀를 내밀어 썩은 음식을 먹는 그는 악마라고밖에는 묘사할 수 없습니다.
 
담소를 나누고 있던 참석자들은 당신은 이해할 수 없을, 기이한 울음소리를 내며 웃습니다. 악몽 같은 일이에요……
 
타카미네 미도리:...... (말 없이 고개를 돌립니다.. 제 옆의 유즈루를 보며 안구정화를 하고, 창문 쪽으로 천천히 이동합니다.)
 
창문은 너무 높은 곳에 있어 도저히 나갈 수 있을 것 같지 않습니다.
 
덩그러니 뜬 보름달이 원망스럽게 느껴져요.
 
타카미네 미도리:엑, 저렇게 있으면 다른 사람...? 들도 못 볼텐데.. (그렇다면 문 쪽으로 가봅니다!)
 
문은 어째선지 단단한 나무판자로 못질이 되어 있습니다.
 
시간을 들인다면 부술 수 있겠지만, 큰 소리가 나니 모두에게 들키는 건 확실하겠죠.
 
타카미네 미도리:(나가지도 못 하겠고... 멀쩡히 나가는 건 포기하고, 눈에 덜 띄게 구석쪽으로 이동하며 오케스트라를 슬쩍 봅니다.)
 
피아노, 바이올린, 비올라와 첼로, 플루트, 클라리넷.
 
그 외에도 구색을 갖춘 많은 악기를 든 악단이 알지 못할 경쾌한 곡을 연주하고 있습니다.
 
악단은 단정한 턱시도를 입었네요.
 
단, 그들 중 누구도 ‘머리’가 보이지 않아요! 악보는 어떻게 보는 걸까요?
 
타카미네 미도리:(끔찍; 최근에 무서운 걸 보지도 않았는데 왜 이런 것들만 나오나 투덜거리며.. 그나마 좀 멀쩡한게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만찬 테이블로 향합니다.)
 
새하얀 테이블보 위, 무수한 접시가 올려져 있고, 당연히 모든 접시는 차 있습니다.
 
허기를 느낄지도 모르겠지만 이곳의 음식을 먹을 수는 없겠어요.
 
파리 떼가 꼬이는 썩은 음식, 무엇으로 만들었는지 모르겠지만 활활 타오르고 있는 음식, 역한 유황 냄새가 훅 끼쳐오는 음식.
 
병 와인에서는 녹색 연기가 흘러나오고, 후르츠 펀치엔 붉은 피와 함께 도마뱀의 눈알이 둥둥 떠다니고 있습니다.
 
딱 하나, ‘멀쩡해 보이는’ 고기가 접시에 담겨 있는데, 당연하지만 멀쩡하지 않겠죠?
 
:역겨운 광경에 이성 판정 1/1D3
 
타카미네 미도리:
SAN Roll
기준치: 49/24/9
굴림: 86
판정결과: 실패
2
 
:이성 2 감소합니다.
 
타카미네 미도리:...우우, 어째서.. 이런 것만... (훌쩍..... 내가 기억 못 하는 무서운 거라도 생각했나 싶어... 괜히 유즈루의 손을 잡습니다..) 후시미 씨는 안 무서워요..?
 
후시미 유즈루:...(제 손을 잡는 미도리에 미소를 보입니다.) 타카미네 님은 이런 것에 역시 힘들어 하시는군요.
 
타카미네 미도리:보통 이런 반응이지 않을까요.. 이상한 영화 속에서나 볼 법 한게, .... (다시 곁눈질로 음식들을 보다가 괜히 봤다는 듯 눈을 꾹 감고 시무룩해집니다.) 아무래도 순순히 빠져나가긴 글른 모양이니까, 위로 가서 더 찾아봐야 할 것 같아요.. (계단으로 향하며, 옆에 걸린 액자에 자연스레 시선이 갑니다.)
 
밖에서 본 성의 그림이 걸린 커다란 액자입니다. 당신의 키를 넘어서는 크기예요.
 
그림의 배경은 밤이고, 역시 달이 떠 있네요. 고성은 상당히 높아 보여요.
 
뾰족한 탑이 솟아 있군요. 성 밖에 그려진 건, 묘지일까요?
 
:관찰력 판정
 
타카미네 미도리: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78
판정결과: 실패
 
성의 홀에 환한 불이 켜져 있네요.
 
그 안쪽에, 기이한 괴물의 그림자가 그려져 있습니다. 지금 이 무도회를 그린 모습인가 봐요.
 
타카미네 미도리:(역시 이상한 그림이잖아..... 의욕을 잃어 큰 관심은 안 갖고 계단으로 올라갑니다.)
 
붉은 양탄자가 깔린 계단이지만, 어째선지 중간에 뚝 끊어져 있습니다.
 
위로 올라갈 방법은 사실상 없다고 봐야겠어요.
 
:이 홀에 갇혔다는 충격으로 이성 판정 0/1
 
타카미네 미도리:
SAN Roll
기준치: 47/23/9
굴림: 29
판정결과: 보통 성공
 
:감소 없습니다.
 
 
음악이 한층 경쾌하고 신나는 무도곡으로 변합니다. 그들이 쌍을 지어 춤을 추기 시작하는군요.
 
강한 기시감이 몰려옵니다.
 
하지만 아무리 유즈루라고 해도, 괴물이 날뛰는 무도회장에서 설마……
 
후시미 유즈루:(잡힌 손을 놓고, 되려 내밉니다.) 당장 체포하려는 게 아니라면, 부디 함께 춤을 춰 주시겠습니까?
 
어이, 진심이냐고 팬텀 블루 미스트! 심지어 이쪽은 잠옷이라고!
 
타카미네 미도리:....엑... ....??? 진짜요..?? 이런 곳에서요..!? 저, 저... 춤은 못 춘다고 옛날에 말씀... 드렸었는데, 후시미 씨에게... (내밀어진 손을 보고 주저하는 듯 머뭇거립니다.)
 
후시미 유즈루:문으로 나갈 수도 없고, 창문으로 오를 수도 없고. 음식도 먹지 못하고, 대화도 나누지 못한다면……
할 수 있는 건 춤밖에 없지 않나요. 지금은 오히려 추지 않는게 더 눈에 띌 겁니다.
 
타카미네 미도리:차라리 꿈에서 깨길 비는게 나을 것 같은데.. (썩 내키지 않는 얼굴로 보다가, 한숨을 푹 쉽니다.) ...하아, 후시미 씨 말대로 아무것도 못 한다면, 후시미 씨랑 같이 있을 수 있는 거라도 마음껏 즐기는게 나을지도 모르겠네요.. (애써 행복회로를 돌리며 손을 잡습니다.)
 
 
둘은 춤을 추게 됩니다. 정말이지 이상한 일이에요.
 
오늘 있었던 모든 게 꿈만 같아요.
 
물론, 유즈루 씨는 이게 꿈이라고 말하고 있지만요.
 
동물의 머리를 한 악마들이 춤을 추며 웃습니다.
 
빙글빙글, 턴을 돌 때마다 화려한 샹들리에 불빛이 유즈루의 얼굴을 비추며 내립니다.
 
거추장스러운 수갑도, 지금만큼은 가까이 붙어 있으니 방해되지 않네요.
 
후시미 유즈루:(저를 바라보는 얼굴에 눈을 마주합니다.) 무슨 하실 말씀이라도 있나요, 타카미네 님.
 
타카미네 미도리:....!? (멍하니 보다가 눈이 마주치자 깜짝 놀라 괜히 몸에 힘이 들어갑니다;) 아, 아뇨, 그냥, 후시미 씨는 춤을 잘 추는구나, 하고.... 새삼스럽지만, 꿈에서도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후시미 유즈루:타카미네 님은... 언제나 저를 높게 평가해 주시는군요. 충분한 배움의 기회만 있다면 누구든 할 수 있는 정돕니다. 지금 처럼만, 조금 힘을 빼시고...
 
춤을 추던 중, 갑자기 음악이 빨라지면서, 당신은 박자를 놓칩니다.
 
몸이 어긋나자 옆의 이들과 부딪칠 것 같은데요. 이걸 어떻게 한담!
 
:예술(춤) 판정
 
타카미네 미도리:
춤.. Roll
기준치: 5/2/1
굴림: 72
판정결과: 실패
 
피할 수 없었습니다!
 
호되게 부딪쳐, 당신은 그만 가면을 떨어트리고 맙니다.
 
당신에게 사과하려던 이들이, 순간적으로 움직임을 굳힙니다. 그리고……
 
“■■■■! ■■■ ■■■ ■■!”
 
알아들을 수 없는 울음을 웁니다.
 
음악이 뚝 끊어집니다.
 
 
춤을 추던 이들이 모두 동작을 멈추고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동물의 털이 곤두서고, 꼬리를 흔들고, 발굽으로 땅을 두드리면서……
 
아, 그들이 뭐라고 하는지 알 것만 같아요. 누군가 먹던 접시를 놓칩니다.
 
음식이 쏟아져 바닥을 더럽히고, 그리고 그중 하나가 당신의 신발 앞까지 굴러 옵니다.
 
채 손톱이 뽑히지 않은, 잘린 인간의 손가락.
 
“■■■! ■■■ ■■■! ■■■ ■■!”
 
후시미 유즈루:타카미네 님, 도망치세요!
 
말하지 않아도 그렇게 해야 합니다!
 
:회피 판정
 
타카미네 미도리:
회피
기준치: 35/17/7
굴림: 96
판정결과: 대실패
 
당신을 잡으려 드는 수많은 손과, 앞발과, 어쨌든 다른 것들에 긁혀 상처가 납니다.
 
:hp -2
 
수갑에 묶인 채 뛰어가는 기분은, 정말이지 당신이 괴도가 된 기분이에요.
 
많이 어설프긴 하지만, 이런 기분을 언제 또 느껴보겠어요?
 
하지만 어디로 도망칠 수 있죠?
 
문은 봉쇄되어 있고, 창문은 너무 높고, 계단은 도중에 끊어져 있는데도요!
 
“■■! ■■! ■■! ■■ ■, ■■ ■■■■!”
 
아우성은 커져갑니다.
 
:관찰력 판정
 
타카미네 미도리: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100
판정결과: 대실패
 
커다란 액자의 그림이 신경 쓰입니다.
 
아주 멍청한 생각이지만, 어쩌면…… 그림을 통해 탈출할 수 있지 않을까요?
 
타카미네 미도리:우, 우아앗, ....!! (당황한 마음을 추스리기도 전에, 수갑에 끌리던 유즈루의 손을 붙잡고 냅다 눈에 보이는 액자를 향해 달려가 뭐라도 두드려봅니다!)
 
후시미 유즈루:...?! (갑작스럽게 액자를 향해 뛰어가는 미도리에 당황하지만 어쨌든 따라가긴 합니다.)
 
괴물들은 액자를 향해 뛰어가는 당신이 패닉하여 막다른 곳으로 도망치는 줄 알고 비웃으며, 추격의 속도가 느려집니다.
 
이때에요!
 
그림에 손을 뻗으니 그대로 쑥 들어갑니다.
 
숨을 삼키고, 그림 속으로 뛰어드니...
 
 
.
 
.
 
 
강한 밤바람이 불어, 눈을 뜨기 어렵습니다.
 
절로 재채기가 나옵니다.
 
타카미네 미도리:엣추..! (재채기!)
 
그림 속에 들어왔다는 것에 신기해하는 것도 잠시, 이런 얇은 잠옷으로는 추운 밤 기온을 견딜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후시미 유즈루:(재채기를 하는 미도리에 자신의 망토를 풀러 미도리에게 어깨에 덮어줍니다.) 그림 속에 들어오게 될 줄은 몰랐네요.
 
그림으로 본 고성 밖에는 무엇이 있었던가요? 아, 분명히 묘지였습니다.
 
공동묘지네요. 비석이 빽빽하게 세워져 있고, 계속 흙냄새가 납니다.
 
달빛만큼은 여전히 밝아, 원한다면 비석을 살펴볼 수 있을 겁니다.
 
타카미네 미도리:감사합니다아.. (사양하지 않고 달달 떨며 망토를 꼭꼭 두릅니다.. 주변을 의아하게 보다가, 설마 진짜인가 싶어... 비석을 봐봅니다.)
 
나니 란 – 모독적인 지식을 많이 습득하여 정신 붕괴로 사망
 
테레사 - 우주에서 온 색체에 기생 당하여 세계멸망 최후의 사망
 
아델라 스미스 – 차원의 부랑자에게 이동 당하는 도중 반절만 이동하여 사망
 
기이한 사인입니다. 이런 사인으로 사망하는 게 가능이나 한가요?
 
이해할 수 없는 오싹함에 (어쩌면 추위 때문일지도요) 소름이 돋습니다.
 
비석을 훑어가 는 당신의 발걸음이 점점 느려질 때였습니다.
 
:관찰력 판정
 
타카미네 미도리: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85
판정결과: 실패
 
갓 만들어진 듯 깨끗한 비석에 발이 걸립니다.
 
돋을새겨진 글자가 유독 신경 쓰입니다. 글자를 확인할까요?
 
타카미네 미도리:(넘어지지 않게 주춤거리며 중심을 잡고, 다시 글자를 봐봅니다..?)
 
[후시미 유즈루 ]
 
글자에 시선이 간 것도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죠.
 
이 낯선 이름들 사이, 당신이 유일하게 알고 있는 이름이잖아요.
 
가명이 아니었던가?
 
아니, 가명이라고 해도 이 이름이 이곳에 있다는 건.
 
후시미 유즈루:왜 그러신가요 타마키네 님? 묘지가 무서우신 거라면, 눈이라도 가려드릴까요. 아니면 아까 같이 손을...?
 
타카미네 미도리:.....아, 아... 그게, ...... (믿기지 않는 눈으로 비석을 연신 보다가, 제 옆의 유즈루를 차마 바라보지 못 하고 말이 나오지 않는 얼굴을 가립니다. 꽤나 큰 충격에 떨리는 목소리로 말합니다.) ..... 저, 악몽을 꾸는 거죠..? 후시미 씨가 꿈이라고 했으니까, 꿈 맞는 거죠..?
 
후시미 유즈루:... ...? (미도리의 반응에 비석을 살펴봅니다.) 이건... 그냥 비석으로 보입니다만, 무언가 문제가 있는지요.
 
유즈루는 평소와 같습니다.
 
이 글자가 보이지 않는 걸까요?
 
타카미네 미도리:...... (그래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젖어가는 목소리로 말합니다.) 후시미 씨, 죽었을 거라고 절대 생각하지, 않았는데.. 어째서, ....
 
후시미 유즈루:타카미네 님...? (갑자기 울 것 같은 모습에 미도리의 어깨를 살짝 잡습니다.)
 
갓 만들어진 무덤엔 새 흙이 얕게 덮여 있습니다.
 
깊게 묻히지 않은 듯, 새하얀 관이 언뜻 보이네요. 원한다면 뚜껑을 들어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정신력 판정
 
타카미네 미도리:
정신
기준치: 50/25/10
굴림: 4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지금 당장 저 관을 열고 싶다는 충동에 휩싸입니다.
 
닫힌 상자가 있다면 안을 궁금해하는 건 당연한 인간의 본능이잖아요.
 
타카미네 미도리:(어깨를 잡히자, 크게 움찔거리며 손을 떼고 무덤을 봅니다.) ..... (역시 제 눈으로 직접 봐야겠다는 마음으로 다급히 흙을 파내고 뚜껑을 엽니다.)
 
열린 관을 들여다보면 안은 텅 비어 있습니다.
 
그것에 안도할 새도 없이,
 
 
누군가 당신의 등을 밀쳤습니다. 아니, 밀친 걸까요?
 
유즈루는 당신의 옆에 있는데도.
 
오히려 경악과 놀람으로 눈을 크게 뜬 채, 당신의 이름을 부르며 붙잡으려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늦었습니다.
 
 
당신은 관 안쪽으로 떨어집니다.
 
수갑으로 연결되어 있으니, 아니 애초에 얕은 무덤이니 작은 해프닝이라고 생각했는데……
 
어째서일까요.
 
이 추락이 멈추지 않습니다.
 
 
 
계속, 계속 추락합니다.
 
추락하는 꿈은 키가 클 징조라고 하던데, 아무리 그래도 이 나이에 그건 아니겠죠.
 
여기서 더 크기는 정말 싫단 말이에요.
 
수갑이 묶여 있던 손목을 내려다보면 그저 말끔하기만 합니다.
 
:지능 판정
 
타카미네 미도리: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2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건 마치 동화 같아요! 토끼 굴 대신 끝없는 무덤에 떨어진 게 다를 뿐이죠.
 
하지만 이 추락의 끝은 어떨까요?
 
굴 안쪽에는 크고 작은 액자들이 걸려 있습니다.
 
타카미네 미도리:(꿈에서 깨는 건가...? 흐린 눈으로 액자들을 봅니다.)
 
그것들은 전부 초상화네요!
 
다만 정적인 자세로 앉은 일반적인 초상화가 아닌, 생동감 있는…… 인물화에 더 가깝나?
 
:자료조사 판정
 
타카미네 미도리:
자료조사
기준치: 30/15/6
굴림: 20
판정결과: 보통 성공
 
무수한 초상화의 공통점을 깨닫습니다.
 
전부 동일한 ‘사람’이 등장하고 있어요.
 
푸른 머리와 자색의 눈을 가진 아이가 점점 자라는 형상입니다.
 
평범한 일상이네요.
 
 
추락은 아직 멈추지 않습니다.
 
어느 순간부터는, 속도가 한층 느려지지 뭐예요.
 
여유를 갖고 그림 하나하나를 뜯어볼 수 있을 거예요.
 
초상화 속 아이는 어느덧 성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느덧, 초상화가 소곤거리며 당신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합니다.
 
당신이라면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한 걸까요?
 
아니면 그저, 이 굴에 떨어진 단 한 사람이 당신이었기 때문일까요?
 
이유를 알지 못할지라도, 초상화의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첫 번째 초상화]
 
그는 처음으로 기이한 일에 맞닥뜨렸습니다.
 
세계를 혼돈에 빠트리려는 나쁜 악당들에게서 의식의 키워드가 되는 중요한 물건을 훔쳐낸 거예요.
 
그는 기뻤고, 앞으로도 이 삶을 이어나가기로 합니다.
 
그에게 약점이 될 만한 것은 누구보다 안전하니, 없는 것과 마찬가지고
 
그는 아주 유능한 ‘탐사자’였으므로 아무것도 문제 될 게 없었습니다.
 
초상화의 그림은, 자신만만하게 옥상 난간 위에 서 있는 팬텀 블루 미스트를 그리고 있었습니다.
 
그의 첫 사건이었을까요.
 
[두 번째 초상화]
 
몇 번의 사건을 겪으며 그는 더욱 능숙해졌고, 교활한 괴도가 되어갔습니다.
 
사교도도 경찰도 그의 상대가 되지는 못했죠.
 
아, 하지만 새로 발견한 신입 탐정은 그의 소소한 즐거움이 되었습니다.
 
이 경찰을 이용한다면 그의 일에 더욱 도움이 될 것 같았거든요!
 
아리아드네의 명화를 훔치는 팬텀 블루 미스트와, 그를 쫓는 당신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괴도는 당신의 기억보다 더 얄밉게, 그리고 당신은 더 분하게 묘사되어 있네요.
 
두 번째 초상화 옆에서, ‘피자 배달부가 되어 도망치는 팬텀 블루 미스트’와, ‘가장무도회에서 당신에게 춤을 권하는 팬텀 블루 미스트’,
 
‘총을 맞은 척 피를 흘리는 가증스러운 팬텀 블루 미스트’, ‘당신에게 붙잡힌 채 꼴사납게 애원하는 팬텀 블루 미스트’의 그림을 봅니다.
 
 
펑, 반짝이 폭탄이 당신의 얼굴에 뿌려집니다.
 
어디선가 감미로운 사랑의 세레나데가 들려오네요.
 
:기분이 좋은가요?
 
아니었다면…… 어쩔 수 없죠.
 
추락이 이어집니다.
 
[세 번째 초상화]
 
그러나 혼자서는 한계가 있는 법입니다. 그는 꽤 많은 위기를 겪었어요.
 
죽을 뻔한 적도 여러 번 있었죠.
 
아무리 강인한 탐사자라고 해도, 결국 그의 이성은 마모되고 체력은 깎여가거든요.
 
인간이 얼마나 죽기 쉬운지 우리 모두 잘 알고 있잖아요. 그럴 때 도와주는 사람이 있다면……
 
피를 흘리며 도망치는 팬텀 블루 미스트와, 그를 받아 안는 당신의 그림입니다.
 
당신이 보는 사이, 그림은 몇 번이나 깜박거리며 변해갑니다.
 
깨지는 유리 조각, 관람차에 갇힌 둘, 사교도에 둘러싸인 둘, 그리고 불꽃놀이.
 
어쩌면 의지하고 싶었을지도 모르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이 길을 선택해서 걸었지만, 선택하기도 전에 휘말린 사람에게도 그럴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리하여 그는 떠나기로 합니다.
 
아주 가벼워지기 위해서.
 
당신의 위에서 불꽃이 터집니다. 이때를 잊을 수 있을까요.
 
하지만, 반복되더라도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어요.
 
결국 팬텀 블루 미스트는 당신을 떠났는데도요.
 
약점 운운이나 하면서.
 
……추락의 속도가 한층 느려집니다.
 
이제 거의, 공중을 유영하는 기분조차 들고 있습니다.
 
 
[네 번째 초상화]
 
시도는 꽤 효과를 발휘했습니다.
 
휘말린 사람은 안전해졌으며, 그는 다시 가벼워졌거든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일이 쉬워지진 않았습니다.
 
운이 나쁘게도, 괴상한 공간에 빠져버리고 말았거든요.
 
이 공간엔 탈출구가 없으니, 그의 장기인 탈출 마술도 무리였어요.
 
고성 지하에 쓰러진 팬텀 블루 미스트가 보입니다.
 
시체처럼, 조금도 움직이지 않아요. 아주 얕은 숨만 쉬고 있습니다.
 
그는 죽음을 받아들이기로 합니다.
 
모든 탐사자에게 오는 끔찍하고 비참한 죽음이, 마침내 자신에게도 돌아온 것을, 괴도의 위대한 ‘시트’를 찢어낼 차례라 고 말이에요.
 
하지만 그렇게 되기 전에...
 
그림 속 팬텀 블루 미스트의 반지가 빛납니다.
 
이윽고, 추락하고 있는 당신의 손가락에서도 따스함이 느껴집니다. 반지가 빛나고 있습니다.
 
:듣기 판정
 
타카미네 미도리: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74
판정결과: 실패
 
재잘거리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마치 나레이션을 읊는 것처럼요.
 
:이 공간에서 의 텔레포트는 불가능하지만, 운명의 장난일까요! 한 쪽 반지를 가진 사람이 끌려 오고 말았습니다. 불완전한 이동이었으므로 ‘영혼’만 말이에요.
 
 
[다섯 번째 초상화]
 
그는 자신의 미련이 이 사태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당신’이 끌려오며 생겨난 불완전한 탈출구를 이용하면, 둘 다 나갈 수 있을 거라고도 추측했죠.
 
그는 당신의 영혼이 튕겨 나가 갈기갈기 찢기지 않게 수갑을 채웁니다.
 
수갑을 찬 팬텀 블루 미스트와 당신이, 고성의 여기저기를 탐험하고 있습니다.
 
이후로는 당신이 겪은 그대로입니다.
 
 
……추락이 끝납니다.
 
당신은, 푸른 안개꽃이 한가득 핀 꽃밭에 떨어집니다.
 
은은한 향기가 당신을 감쌉니다. 아주 편안하고, 안온한 기분이 들어요.
 
이곳은 팬텀 블루 미스트의 관. 언제고, 그가 죽게 되면 눕게 될 무덤.
 
그러나 아직은 때가 아닙니다.
 
적어도 당신이 그를 구하겠다고 다짐한다면, 그는 앞으로도 숨 쉴 수 있을 거예요.
 
:듣기 판정
 
타카미네 미도리: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3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곳에서 탈출할 아이디어 판정을 요구하세요, 지금은 당신이 탐사자잖아요!
 
타카미네 미도리:..... (어떻게 하면 유즈루를 끝까지 구해낼 수 있는지, 생각해봅니다.)
 
:반지는 서로 이끌리는 것 같으니, 지금 반지를 사용한다면 팬텀 블루 미스트가 있는 곳으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당신은 그런 생각이 듭니다.
 
타카미네 미도리:(손을 들어올려 반지를 멍하니 봅니다. 그리고, 간절하게 유즈루의 옆으로 가길 바라며 손을 꽉 쥡니다..!)
 
:탐사자는 마력 2을 지불하고 텔레포트를 사용합니다.
 
 
.
 
.
 
 
후시미 유즈루:……타카미네 님!
……타카미네 님, 일어나보세요!
 
눈을 뜨면, 아까의 그 무덤가입니다.
 
관은 굳게 닫혀 있고, 유즈루가 당황스러운 얼굴로 당신을 흔들고 있네요.
 
수갑은 여전히 당신과 유즈루의 손목을 잇고 있습니다. 서로의 손가락에 반지도 그대로예요.
 
타카미네 미도리:.....(조금 인상을 찌푸리다가, 천천히 몸을 일으킵니다. 조금 전의 상황을 생각하듯, 잠시 말 없이 반지를 보다가 유즈루를 바라봅니다.) 후시미 씨, 여긴 꿈이 아니었네요. ....그리고, 후시미 씨를 다시 볼 수 있어서 절말.. 다행이에요. (더이상 착각하는 말이 아닌, 확신에 찬 어조로 말합니다.)
 
후시미 유즈루:.... (깨어나 아무말도 없는 미도리에 어디 몸이라도 안 좋은가, 몸 상태를 확인하다가 아까보다도 더 당황한 얼굴로 바라봅니다.) 갑자기 관 안으로 쓰러지더니, 정신이 드시자마자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기억은 나시나요? 제가 누군지도 아시겠나요. (정신이 없어서 헛소리를 한다고 여기고 머리를 다치진 않았나 미도리의 머리를 살살 만져봅니다.) 타카미네 님이 쓰러져 계신 동안, 탑의 문이 열렸습니다. 저 위로 올라가면 뭐라도 있을 것 같긴 한데...
 
그림에서 보았던 뾰족한 탑의 문이 활짝 열려 있습니다.
 
원한다면 들어오라는 것처럼요.
 
타카미네 미도리:그야, 팬텀 블루 미스트로 있는 후시미 씨잖아요..? 제가 후시미 씨에 대한걸 어떻게 잊겠어요. (가만히 눈을 내리깔며 매만져주는 손길을 느낍니다. 오히려 너무 많은 걸 알게 됐다는 생각에 마음속이 울렁거리는 것 같습니다.) 속일 거면 끝까지 속이지, 이렇게 여지를 주니까 자꾸, ..... 더.. 후시미 씨 생각밖에 못 하잖아요... (몸을 더 일으키며 아예 유즈루의 몸을 끌어안습니다. 거부를 해도 놓지 않겠다는 듯, 잠시 동안 이 성실하고도 매정한 사람을 꽈악 안습니다.)
 
후시미 유즈루:... (꽉 껴안아 오는 미도리에 잠깐 관 안에 떨어진게 그렇게 무서웠던건가 싶어 등을 토닥여줍니다.) 타카미네 님은, 타인에게 정을 쉽게 주시는 편이시네요. ...이번에는 제대로 붙잡아드리지 못 했지만, 다음 번 이런 일이 더 있으면 곧장 잡아드리겠습니다... 그러니 안심해주세요. (미도리의 등을 천천히 토닥이며 말을 이어갑니다.) 이런 일을 겪게 해드려서 죄송할 따름이네요. ...빨리 이런 꿈에서 깨어나셔야 할텐데.
 
타카미네 미도리:...오히려 후시미 씨를 잡는 건, 제가 하고 싶으니까... 계속 잡을 수 있게 해주세요. (토닥이는 손에 금방 떨어지며, 양 손을 잡고는 아직도 속일 생각인 건지 모를 유즈루를 봅니다.) 저 탑으로 가서 깨어나게 된다면, 후시미 씨도 무사해지는 거죠..?
 
후시미 유즈루:(양 손을 잡고 무언가 진지한 미도리의 모습이 눈을 깜빡입니다.) ...? ...탑으로 간다고 곧장 깨어나실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만, 타카미네 님이 무사하시다면 저 역시 무사하겠지요...?
 
타카미네 미도리:그런가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고 조심히 일어납니다. 손을 여전히 굳게 잡고 보이는 탑으로 향합니다.) 저는 후시미 씨가 무사하다는 거로도 좋으니까.. 바로 가요.
 
탑 안에 들어가면, 그곳은 천장까지 빙글빙글 가파른 나선계단이 이어져 있습니다.
 
다리를 혹사할 시간입니다.
 
후시미 유즈루:... ... (계단을 올라가며 탑에 들어오기 전, 미도리의 말을 곱씹어봅니다.) 타카미네 님의 말씀은 조금 제게 이상하게 들리네요. 제가 무사하기 보다는, 타카미네 님 스스로를 걱정하셔야 하는게 아닐지요. 이 곳에서 겪고 싶지 않은 악몽같은 일을 잔뜩 겪고 계신데...
어쩌면, 저와 함께 겪었던 일들은 모두 그런 것들이라 이런 꿈을 꾸시는 걸지도 모르겠네요.
 
타카미네 미도리:....? 그야, 여긴 끔찍하지만.. 후시미 씨 말대로라면, 악몽은 깨면 그만이잖아요? (제가 본 풍경이 진실이라고 믿으며, 꿈을 연연하는 유즈루의 말에 그래도 상관 없다는 듯 살짝 웃기도 합니다.) 혼자였으면 무서웠을테지만, 후시미 씨랑 있기도 하고.. 같이 있으면 좋으니까.. 지금 저 걱정해주는 거예요..? ♪
 
후시미 유즈루:...현명하시네요. 네, 꿈은 깨면 그만입니다.
그러고보면 처음 만났을 적, 제 앞에서 제게 관심이 없다고 하셨지요. (조금 놀리는 투로)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타카미네 미도리:에... 그거에 대한 대답은 계속 말을 한 것 같은데.. (과거의 발언에 조금 부끄러워지지만, 어쩐지 저를 신경쓰는 것 같아 기뻐집니다.) 음, 후시미 씨, 계속 마음에 담고 있었던 거예요..?
 
후시미 유즈루:타카미네 님을 떠난 사람이니, ...그것도 꽤 시간이 지난지라 다시 그때의 감정으로 돌아가시지 않았을까 하여, ... 첫인상보다 더 싫어지셨을 가능성도 생각해 봤습니다만.. 제 추측보단 직접 듣는 편이 정확하니까요.
 
타카미네 미도리:으음, 전혀 제 마음이랑 다른 추측이니까, 그런 생각을 안 해주면 좋겠지만.. 그것도 제가 못 미더워서 그런 생각이 드신 거라면.. 앞으로 더 힘내볼게요..? (멋쩍게 뺨을 긁다가, 잔잔히 이야기합니다.) 후시미 씨가 떠난 뒤로, 매일매일 생각했어요. 그 때 후시미 씨가 떠난게 제가 부족한 탓 같아서.. 다시 만나게 된다면 옆에 있어도 떳떳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도 했고...
(맞잡은 손에 힘을 주며, 고개를 돌려 유즈루를 바라봅니다.) 후시미 씨를 싫어할리가 없잖아요. 지금 이렇게 옆에 있는 것도, 후시미 씨를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로도 무척 두근거리는데.. 못 믿겠다면, 지금 당장 뽀뽀해드릴 수도 있어요..!
 
후시미 유즈루:입을 맞추는 것과, 타카미네 님을 믿지 못하는건 무슨 관계가 있는지....? (어리둥절해 하다가 작게 웃음 소리를 흘립니다.) 제 옆에는 떳떳하신 분이 올만 한 자리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타카미네 님은 이미 훌륭하신 분입니다. 단지 제게 엮이셔서 그런 것 뿐, 그러니 그런 생각은 하시게 만든 건... 죄송스러울 따름입니다.
 
나선계단의 중간쯤,
 
너무 높이 올라와 여기서 떨어지면 확실히 죽겠다 싶은 높이에 오자...
 
갑자기 계단이 아래부터 붕괴합니다.
 
후시미 유즈루:...! (잡은 손을 꽉 쥐고 위 쪽을 향해 달립니다.)
 
:민첩 판정으로 진행하겠습니다
 
타카미네 미도리:
민첩
기준치: 70/35/14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계단이 무너져내리는 소리가 점점 다가옵니다.
 
발을 더 빠르게 놀려야겠는데요?
 
:아까의 대실패 패널티 주사위 여기에 포함시킬게요! 민첩 다시 한 번 굴려주세요.
패널티 주사위로 굴려주세요.
 
타카미네 미도리:
민첩
기준치: 70/35/14
굴림: 89934
+2: 극단적 성공
+1: 극단적 성공
  0: 실패
-1: 실패
-2: 실패
 
무너지는 계단에 탑이 흔들립니다.
 
조금씩 위에서 잔해도 떨어지네요.
 
그에 자잘한 상처가 나기 시작합니다.
 
:hp- 1
 
달리는 와중, 아직 멀쩡한 계단 위로 커다란 잔해가 떨어집니다.
 
:회피 판정
 
타카미네 미도리:
회피
기준치: 35/17/7
굴림: 98
판정결과: 대실패
 
:4
 
당신은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어깨를 맞고 휘청입니다.
 
:피해 1d5
 
타카미네 미도리:3
 
:hp 3 감소합니다.
 
어깨를 부여잡고 앞으로 달립니다.
 
아프긴 하지만, 멈추면 그대로 추락이잖아요.
 
계단에 끝이 분명 보이는데, 왜 이렇게 멀기만 하는지!
 
:민첩 판정
 
타카미네 미도리:
민첩
기준치: 70/35/14
굴림: 2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있는 힘 껏 달려갑니다.
 
:4
 
바닥에 떨어진 잔해를 밟고 휘청입니다.
 
이러다 넘어지겠는걸요.
 
:민첩 판정 다시 한 번!
 
타카미네 미도리:
민첩
기준치: 70/35/14
굴림: 1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다행히 넘어지지 않았습니다.
 
:회피 굴려주세요.
 
타카미네 미도리:
회피
기준치: 35/17/7
굴림: 7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그리고 곧바로 자리에서 벗어납니다.
 
정말 괴도에 재능이라도 있는거 아닌가요?
 
고지가 눈 앞입니다.
 
:도약 판정
 
타카미네 미도리:
도약
기준치: 25/12/5
굴림: 48
판정결과: 실패
 
탑이 낡아서 그런지, 앞 쪽에 먼저 무너진 계단에 달리며 도약합니다.
 
:1d2 피해! 굴려주세용
 
타카미네 미도리:1
 
:hp- 1
 
그리고...
 
당신의 발밑에서 계단이 무너집니다.
 
아찔한 높이에서의 추락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끔찍한 고통이 오겠죠.
 
당신의 이름이 새겨진 비석이 새로 돋아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다음 순간, 당신은 위쪽으로 밀려납니다.
 
유즈루가 당신을 밀치고, 대신 떨어진 것입니다!
 
당연히 수갑으로 연결되어 있으므로 이어진 손목에 격통을 느낍니다.
 
사람 한 명의 무게를 버티기엔 역부족입니다.
 
후시미 유즈루:(미안하다듯 웃어보입니다.) 죄송합니다, 많이 무겁죠?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지금 풀어드릴테니...
타카미네 님이 음... 조금만 더 올라가면 끝입니다. 그러니 최대한 빨리 달려가면 괜찮지 않을까 싶네요.
 
그리고 유즈루는, 다른 손으로 자신의 수갑을 만지작거리기 시작합니다.
 
팬텀 블루 미스트는 열쇠 따기에 무한한 재능이 있었죠.
 
그가 무엇을 시도하는지는... 뻔합니다.
 
 
어떻게 할까요, 미도리? 그대로 둘까요?
 
아니면…… 끌어올릴까요?
 
타카미네 미도리:(방금까지의 일로 정말 죽을뻔 한 경험을 해 심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 처럼 벌렁거립니다. 그리고 더욱 무섭게 만드는 건 저 아래로 유즈루가 떨어질 지도 모른다는 사실이죠. 막연한 공포감에 버티려고 하는 손이 떨려옵니다.) 윽, ...... 푼다니, 무슨, 말이에요.....!! 왜 정말, 다 후시미 씨 마음대로만 하려고... 제발, 풀지 말아줘요, 후시미 씨..!! (제 뺨에 흐르는 눈물인지, 피인지 모르는 것을 필사적으로 닦아냅니다. 팔이 빠질 것 같기에 다른 한 손으로 낑낑거리며 수갑의 줄을 잡아당깁니다..)
 
:근력판정
 
타카미네 미도리:
근력
기준치: 70/35/14
굴림: 77
판정결과: 실패
 
후시미 유즈루:(당황하며 끌어올리는 손에 멈칫하더니 손목의 뼈를 압박하는 고통에 더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괜찮습니다. 타카미네 님.. 이건 꿈이니까요. 힘 쓰실 필요 없이, 조금만 참으시면 제가... ....
 
:후시미 유즈루 HP- 1
다시 한 번 끌어 올리려면 근력 판정.
 
타카미네 미도리:
근력
기준치: 70/35/14
굴림: 6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유즈루를 계단 위쪽으로 올리는 사이, 붕괴는 멎습니다.
 
당분간은 안전할 것 같아요.
 
 
어느덧 탑의 꼭대기입니다.
 
출구에서 환한 달빛과 서늘한 밤바람이 동시에 불어옵니다.
 
유즈루는 당신이 자신을 구한 것이 상당히 얼떨떨한 모양입니다.
 
풀리다 만 수갑이 짤그락거리고……
 
최후의 괴도와 탐정은 마지막 장으로 접어듭니다.
 
 
높은 탑 위에 섭니다.
 
보름달을 제외하고는, 별이 하나도 뜨지 않은 밤하늘입니다.
 
종탑이었나 봐요. 줄이 달린 종이 걸려 있네요.
 
줄을 당기면 종이 울리는 구조입니다.
 
:관찰력 판정
 
타카미네 미도리: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너무 높은 곳에 올라와서 그럴까요. 다소 현기증이 돕니다.
 
유즈루가 당신을 잡아주며, 줄에 쪽지가 붙어 있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종을 울리고 돌아가세요.”
 
타카미네 미도리:(실감이 안 난다는 얼굴로 유즈루의 손을 잡은 채, 종을 멍하니 봅니다.) 어.. 그러니까, 종을 울리면 돌아갈 수 있는 건가요..? 후시미 씨도?
 
후시미 유즈루:...울려보면 알게 되지 않을까요. (금방 원래 페이스를 찾았는지 차분하게 답합니다.)
 
타카미네 미도리:그럼, 후시미 씨도 같이 울리고 싶은데.. (줄을 잡고 꼭 같이 잡자는 듯이 간절히 봅니다..)
 
후시미 유즈루:(작게 한숨을 쉬고, 줄을 잡습니다. ) 알겠습니다.
 
종을 울리자, 청명하고 맑은 종소리가 퍼져나갑니다.
 
동시에 그 커다란 보름달이 하나의 출구로 변합니다. 공간에 생긴 균열이라고 하는 게 좋을까요.
 
하늘에 뻥 뚫린 구멍을 보는 건 굉장히 이상한 일이지만, 오늘은 이미 이상한 일들을 충분히 겪었으니까요.
 
하지만, 저 위까지 어떻게 도달할 수 있단 말이죠?
 
사람은 하늘을 날 수 없는 데다가, 여긴 비행기나 기구, 하다못해 행글라이더나 거대풍선도 없는데요.
 
당신이 망설이고 있을 때, 유즈루가 말합니다.
 
후시미 유즈루:...타카미네 님, 저를 믿어 주실 수 있나요. 꿈이라고 생각하시면, 꿈에서는 무엇이든 할 수 있죠. 아무것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조금 전, 구해주신 것에 정말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러니 제가 가능한 일을 끝까지 해내보일 수 있게 해주세요. 괴도로서의... 마지막 마술을.
 
그리고 그는 당신에게 손을 내밉니다.
 
팬텀 블루 미스트의 장갑은 너덜너덜하고 해지고, 손목엔 수갑까지 채워져 있지만.
 
이 손으로 수많은 일을 해낸, 대괴도의 손이거든요.
 
손을 잡으면……
 
 
유즈루는 아무런 예고도 전조도 없이, 갑작스레 당신을 끌어당겨, 종탑의 바깥에 발을 디딥니다.
 
바람이 거세게 붑니다.
 
그만 눈을 감아버리고 추락에 대비하지만, 아무것도 떨어지지 않습니다.
 
다시 눈을 뜨면, 당신은 하늘 위에 서 있습니다.
 
종소리가 은은하게, 계속 퍼져나갑니다.
 
잠시 숨어 있었던 별들이 하나둘 피어나고, 반짝이는 별빛 아래에서 괴도는 당신을 더 위로, 위쪽으로 끌어올립니다.
 
한 발짝씩 걸을 때마다, 분명히 계단도 받침대도 없는 하늘인데, 무언가 당신의 발아래를 단단하게 받치고 있습니다.
 
두려움은 없습니다.
 
이건 마술이거든요. 아니면, 마법이라거나. 어쩌면 기적이에요!
 
 
그렇게 하늘을 걸어, 그저 평화롭게 걸어가,
 
달의 모양을 한 문 앞에서 괴도는 고합니다.
 
후시미 유즈루:사실, 반지를... 훔쳐가려고 했습니다. 결국 이번에도, 저로 인해 타카미네 님이 위험을 겪게 된 것이니까요. ...반지를 가져가면 저를 떠올리실 일도, 저와의 연결점도 전부 사라지는 셈이니 확실한 문제 해결 법이죠.
...그렇게 생각했습니다만. (조금은 평소와 다른 미소를 보입니다.) 타카미네 님이 제게 말씀하셨죠. 뭐든 제 마음대로 하려고 한다고. ...타카미네님의 의견을 존중해드리고자 합니다.
어쩌면... 단순히 제 욕심일지도 모르겠네요. ...저 타카미네 님.
앞으로도 제 약점이 되어주시겟나요. 만약에, 저를 계속 보고 싶으시다면, 보는게 싫지 않으시다면...
또 만나러 가도 될까요.
 
바람이 불어, 당신의 손가락을 훑고 지나갑니다.
 
반지는 아직도 당신의 손에 있습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참 많은 선택을 해왔죠.
 
이번이 당신의 마지막 선택이 될 거예요.
 
 
반지를 돌려주면, 이 지긋지긋한 인연은 완전히 끝이 날 것입니다.
 
반지를 돌려주지 않는다면, 더한 위험에 노출될 수도 있겠죠.
 
타카미네 미도리:...네에!? (훔쳐가겠다는 말에 예전에 그랬던 것 처럼, 다급히 손을 뒤로 숨기지만... 뒤이어 나오는 말에 조금은 얼빠진 얼굴을 합니다.) 저, 이... 이거야 말로 정말 꿈이... 아닌지....... 그, 그렇게 말하니까... 프로포즈... 같고....
(오묘한 얼굴로 웃는 유즈루를 보다가, 제가 뱉은 말에 단숨에 얼굴이 달아올라 고개를 얼른 붕붕 젓습니다. 그리고 조금은 휘청거릴 만큼, 유즈루에게 달려들며 세상 다급하게 말합니다.) 그거, 오히려 제가 부탁하고 싶은 말이었고..... 조금 부족한 약점이지만, 아니, 아직도 성장하고 있는 약점이지만..!
(유즈루의 어깨를 잡고 살짝 떼어내 바라봅니다. 정말 또 다시 만날 수 있고, 저를 필요로 해준다는 사실에 저절로 뿌듯한 미소가 지어집니다. 어깨에 있던 손은 자연스럽게 유즈루의 뺨으로 옮기고 얼굴을 가까이 합니다. 입술이 맞닿을 것 같은 거리지만, 빤히 보다가 뺨에 살짝 입을 맞춥니다.) 기다릴게요, 후시미 씨..♬
 
당신이 유즈루에게 뜻을 전하자, 그는 괴도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여린 표정이 됩니다.
 
하지만 곧, 당신에게 익숙한 미소로 변하네요.
 
괴도는 당신의 손가락의 반지를 살짝 매만집니다.
 
서로의 손에서 푸른 안개꽃이 반짝입니다.
 
후시미 유즈루:허락해주셨으니, 그럼... 다시 만나뵈러 가겠습니다.
 
괴도와 탐정은 재회를 기약합니다.
 
유즈루와 미도리는 재회를 기약합니다.
 
당신이 잡고 있는 손을 유즈루가 떼어내자, 언제 그랬냐는 듯 수갑이 깔끔하게 풀어집니다.
 
당신은 자신을 끌어당기는 부드러운 힘을 느낍니다.
 
공간의 균열로, 달의 구멍을 통해 왔던 곳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후시미 유즈루:안녕히, 타카미네 님.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작은 속삭임을 끝으로 당신은 눈을 감습니다.
 
바야흐로 위대한 모험의 끝입니다. 새까만 어둠이 눈꺼풀을 덮고……
 
……
 
 
.
 
.
 
.
 
……새 소리가 들립니다. 아침입니다.
 
잠에서 깨면, 아마 간밤 좋은 꿈을 꾼 것 같아요.
 
더없이 개운하고 뿌듯한 기분입니다.
 
그래요. 꿈에 괴도가 나왔었죠.
 
그건 정말 꿈이었을까요?
 
당신은 괴도의 전언을 생각하며, 서서히 잠기운을 몰아냅니다.
 
어디선가 꽃향기가 납니다.
 
옆을 보니, 왠지 창문이 열려 있네요.
 
분명히 창문을 닫고 잤는데 말이에요.
 
아, 잠시만……
 
누군가 아주 가뿐하게, 창턱에 착지합니다. 어디서 들어온 걸까요.
 
이 사람. 마치 새가 날아 들어온 것처럼.
 
환하게 미소짓는 그는, 푸른 안개꽃 다발을 당신에게 내밉니다.
 
정말이지, 프로포즈로 오해하면 어쩌려고요!
 
다시 만난 괴도가 즐거운 듯이 웃습니다.
 
후시미 유즈루:좋은 아침입니다, 타카미네 님.
 
물론, 이것은 당신에겐 최선의 결말이겠지요.
 
두 사람이 함께하는, 진정한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ED2. 굿 모닝, 팬텀 블루 미스트!
 
:2021.07.11 20: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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