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아아

저는 탐사자로! 키퍼님은 필님!

필님이랑은 첫 티알이라 두근두근 ^///^ 했습니다.

생각보다 플레이타임은 짧았는데, 제가 중간에 급한 사정으로 자리를 비우는 바람에...

그래두 끝까지 함께해주셔서 정말정말 감사했습니다ㅠ ㅠㅠㅠㅠ

다음은 제가 은혜를 갚는다. # 가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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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스포일러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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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1: Back from the Dead
 
유즈루의 실종으로부터 어느새 1주일 후.
 
분명 헤어진 관계였지만, 금방이라도 고개를 돌리면 그 사람이 있을 것 같습니다.
 
느긋한 시선이 맞닿고,낮게 잠긴 목소리로 당신의 이름을 말하고.
 
뜨거운 포옹으로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면서.
 
하지만 당신은 분명히 기억합니다.
 
장례식에 참가했을 때 마지막으로 보았던 그의 모습은 어땠던가요.
 
주변의 동료들과 친구들은 쉰 목소리로 유즈루의 이름을 부르며 울었습니다.
 
그리고 이바라,당신은 어떤 얼굴로 그곳에 서 있었나요?
 
그렇게 상념에 잠겨있다 보면….
 
별안간 딩동,하는 초인종 소리가 울립니다.
 
이상하다.
 
오늘은 찾아올 사람이 없는데, 라고 생각하는 순간 그제서야 떠오르는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지능 판정]
 
사에구사 이바라 :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100
판정결과: 대실패
 
이바라는 열심히... 짱구를 굴려 봅니다.
 
[지능 판정]
 
사에구사 이바라 :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37
판정결과: 보통 성공
 
휴... 이바라... 다행이네요.
 
아, 그렇죠.
 
어떻게 잊고 있을 수 있었을까요?
 
오늘은 유즈루가 돌아오는 날입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유즈루의 모습을 본뜬 그 안드로이드가 배송되는 날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그의 장례식 직후에 주문했으니,지금쯤 도착할 터.
 
당신이 생각에 잠기는 것을 기다려주지 못하겠다는 듯이,다시 한번 더 초인종이 울립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참을성 없는 초인종 소리에 곧바로 나가봅니다.) ...네, 나갑니다.
 
택배 기사:안녕하세요. 택배 왔습니다. 여기 계약서에 사인해주세요. (무심하기 그지 없는 얼굴로 계약서와 펜을 건넨다.)
 
사에구사 이바라 :(계약서...를 한 번 읽어봐도 되나요?)
(여전히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머리(ㅋㅋ)로 정신없이 계약서에 사인합니다.)
 
계약서를 돌려주면 배달원이 종이를 살펴보며 뒤를 돌아봅니다.
 
그 너머에는 그가 가지고 온 물건이 얼핏 보입니다.
 
[관찰 판정]
 
사에구사 이바라 :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2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상당히 큼지막한 상자입니다.
 
꼭 사람 하나가 들어가도 충분할 것 같은.
 
저 안에 무엇이 들어있을지 생각해보면, 아주 틀린 말도 아니겠군요.
 
겉에는 Mythos Science라고 적혀있습니다.
 
곧 비켜달라는 말과 함께 배달원이 커다란 상자를 집 안으로 들고 들어갑니다.
 
끙끙거리며 옮기던 그가 대충 현관을 지나 거실에 상자를 내려놓았습니다.
 
그러고선 별다른 말 없이 고개를 꾸벅 숙이고,당신을 한 번 힐끔 쳐다보더니 문밖으로 사라지는군요.
 
택배 기사:o0(잘생겼네...)
 
이제 이 텅 빈 집안에 남은 것은 당신,그리고 상자 하나뿐입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상자의 겉면을 살펴봅니다. 여기에, '그' 안드로이드가 들어 있다는 건데...)
 
1m 반쯤 되는 높이의 직사각형의 상자.
 
전면이 검은색으로 되어있으며 딱 하나,눈에 띄는 것은 한쪽 면에만 적혀있는 흰 글씨입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상자에서 시선을 떼질 못하고 멍하니 보다가... 급하게 태블릿을 뒤적거립니다.) 그러고보니, 월요일까지 처리해야하는 일이 있었죠! 상자에 정신을 팔 시간이 없었는데, 자신도 바보 같은 행동을 하는군요. 이게 다......,
(혼잣말을 주절주절 이어가다 입을 다물고 상자를 다시 봅니다.)
 
그런 이바라의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 지 상자는 그저 거기 있을 뿐입니다.
 
이바라, 이것은 당신의 선택, 무엇이 두려운건가요?
 
사에구사 이바라 :(스스로 겁먹고 두려워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 거칠게 상자의 박스를 뜯어내듯 엽니다.)
 
거칠게 상자를 열어보면 검은색의 편지 봉투가 놓여있습니다.
 
그리고 그 아래로 보이는 것은,몸을 둥글게 말고 있는 인간의 형체.
 
그 위로 시선을 올리면
 
유즈루와 같은 제비붓꽃색의 머리칼이,꼭 망자와 빼닮은 단정한 얼굴이 있습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누구를 닮은 얼굴을 외면하고 검은색 편지 봉투를 먼저 집어봅니다.)
 
빳빳한 검은 종이로 만들어져있습니다.
 
고풍스러운 금박으로
 
사에구사 이바라 귀하
 
라고 적혀있군요.
 
봉투를 열면 검지 한 마디 크기 정도의 납작한 칩과 편지지 한 장이 보입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작은 칩을 살펴봅니다.)
 
손톱만 한 크기의 납작한 칩입니다.
 
어디에 쓰는 걸까요?
 
사에구사 이바라 :...(알 수 없는 것에서 시선을 돌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지 않았던 '그' 안드로이드를 봅니다.) ...상자에서 직접 꺼내야 합니까, 이거?
 
[관찰 판정]
 
사에구사 이바라 :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깨끗한 순백의 옷을 입은 상태로 죽은 듯이 가만히 검은 상자 안에 놓여있는 유즈루의 모습을 보자,어쩐지 눈앞이 어두워집니다.
 
납득하려 하지 않아도 저절로 그의 마지막 모습을 상상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거겠죠.
 
(San c 1/1d3)
 
사에구사 이바라 :
SAN Roll
기준치: 65/32/13
굴림: 46
판정결과: 보통 성공
 
하지만 이바라,이미 알고 있잖아요?
 
눈앞에 있는 것은 유즈루가 아닙니다.
 
그는 분명 죽었으니까.
 
그러니 어지러운 머리를 가다듬고, 자신이 받은 '제품'을 제대로 확인해봅시다.
 
사에구사 이바라 :...하, (안경을 벗고 잠시 콧잔등을 주무릅니다. 안경을 쓰고 다시 안드로이드를 봅니다.)
 
당신이 알던 유즈루의 온기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 차가운 몸체입니다.
 
원래 그는 차가웠다고요?
 
아니,아니죠.
 
그의 손은 확실히 서늘했지만,맞닿았을 때의 따스함을...
 
이바라,당신이라면 잘 알잖아요.
 
피부를 만져보면 생각만큼 딱딱하지 않습니다.
 
기술이 발전한 덕분일까요.
 
보다 실제 인간과 흡사한, 말랑하고 부드러운 살갗이 닿습니다.
 
머리칼을 걷어내면 뒷목에 새겨진 바코드와 인식번호가 보이는군요.
 
사에구사 이바라 :(상자에서 일단... 안드로이드를 꺼냅니다.)
죽은 사람의 외형을 꼭 닮은 기계를 시체마냥 눕혀놓고 마음을 정리하라..., 뭐 그런 사업은 아닐테니 어디에 작동 버튼이나 스위치가 있을텐데요. (어떻게 작동하는 건지 살펴봅니다.)
 
문득 그가 눈을 번뜩 뜹니다.
 
그대로 망설임 없이 자신의 몸을 일으켜 세운 안드로이드는,상자 밖으로 걸어 나와 당신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합니다.
 
???:안녕하세요, 사용자님. (어딘가 공허한 눈빛이 당신을 향한다.) 사용자님의 이름을 등록해주십시오. (목소리는 그와 같으나 어딘가 기계적인 느낌을 씻을 수가 없다.)
 
당신의 이름을 받길 기다리는 그의 눈에서 순간 이질적인 형광빛이 돕니다.
 
마치 부팅되는 기계의 전원 버튼처럼요.
 
사에구사 이바라 :(이질적이게 움직이는 안드로이드에 갑자기 움직여 긴장했던 몸을 이완시키고 조금 못마땅한 눈으로 바라봅니다.) ...이바라.
 
???:(그런 당신의 못마땅한 시선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출력되는 것처럼 답한다.) 반갑습니다, 이바라님.
그럼 저의 이름은 무엇인가요?
 
사에구사 이바라 :...후시미 유즈루, 입니다. 당신의 그 외형을 가진 존재의 이름.
 
후시미 유즈루:후시미 유즈루. 네, 잘 알겠습니다. 이 '육체'의 이름은... 그것이로군요.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말한다.)
이바라님. 여기는 어딘가요? (모든 게 신기하다는 듯 주위를 살펴보며 말하지만 몸은 당신의 곁에 밀착하여 있다.)
 
사에구사 이바라 :(밀착한 안드로이드에 작게 윽, 하는 소리를 내며 살짝 떨어집니다.) 자신의...집입니다만. (목소리를 가다듬습니다.) 당신이 쓸모없어져 버려질 때까지 여기서 지내게 될겁니다!
 
후시미 유즈루:(불편해하는 낌새를 단번에 눈치채고, 눈을 살짝 내리 깔며, 틈을 만들며 물러난다.) 이바라님의 집... 그렇군요. (주위를 둘러보다 버려진다는 말에 조용히 당신을 바라본다.) ...네. 이바라님. 그렇게 사용해주세요. 전 그렇게 당신을 위해 만들어 진거니까요.
(주위를 둘러보다 편지지를 조용히 다시 집는다.) 이런 게 있던 데... 다 읽으신건가요? 아니면 버리겠습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당신을 위해 어쩌구...듣기만해도 불쾌해 괜히 편지지를 거칠게 낚아 챕니다.) 됐습니다. 알아서 할테니 얌전히 있으시죠.
(잘못한 거 없는 안드로이드에게 괜한 화풀이를 하며... 편지지를 다시 봅니다. 칩에 대한 얘기는 없나?)
 
후시미 유즈루:(당신의 말에 고개를 살짝 숙이며 조용히 그 자리에 머물고 있다.)
 
편지지를 뒤집어 보면 간단한 사용설명서처럼 보이는 글이 적혀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실제 살아 숨 쉬는 인간과 다를 바 없는 몸체로 만들어져 방수도 되고 튼튼하나
 
여전히 기계인 건 마찬가지니 웬만한 충격과 강한 전기자극을 지양하라고요.
 
그리고 그 밑으로 눈에 띄는 문장이 하나 더 있습니다.
 
[지급받으신 안드로이드에게 보다 생전의 고인과 흡사한 인격체를 형성하려면, 앞으로 3일 안에 안드로이드의 본체에 동봉된 메모리 카드를 삽입하셔야 합니다.
 
[ 이는 고인의 뇌를 분석하여 생전의 기억과 행동을 데이터화한 것으로,기본 초기 데이터에 더해 머신러닝을 통하여 완벽하게 그리운 그 사람이 되어줄 것입니다.]
 
원하시면 3일 후에 본사에서 안드로이드를 수거해갈 수 있습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뇌를 분석, 무슨.... 하, (말도 안된다고 여전히 생각합니다. 하지만... 자리에 머무는 유즈루를 힐끔 바라봅니다. 얌전한 모습을, 그것도 자신의 말에 순응한 모습을 보고 있자면 괜시리 짜증이 치밀어 오릅니다. 그러니...)
이 칩은 어디에 삽입하는 겁니까, 가진 데이터라고는 자신의 이름이나 그 쪽 외형 이름밖에 아는게 없어보입니다만, 혹시나 하고 물어볼 존재가...여기 당신 밖에 없네요.
 
후시미 유즈루:(당신의 목소리에 천천히 고개를 들며 눈을 마주한다. 그러고는 질문에 고개를 내젓는다.) ... 외람되오나, 저도 방금 막 깨어났기에... 잘 아는 바가 없습니다. 이바라님, 제 몸 어딘가에 특이한 부분이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가까이 갈테니, 살펴보시겠어요?
 
사에구사 이바라 :그 놈의 이바라 님. ...소름끼치게. (짜증남이 묻어나는 말투로 중얼거리고는 직접 다가가 살펴봅니다.)
 
후시미 유즈루:...이바라님, 이 아니라면 당신을 '후시미 유즈루'는 뭐라고 불렀는지 알려주신다면 그렇게 부르겠습니다. (당신이 살펴보기 쉽게 상의를 탈의한다. )
 
유즈루를 살펴 보면, 아까 보았던 뒷 목의 바코드가 보입니다.
 
그곳을 조심스럽게 건드려 보니, 자그만한, 마치 칩이 들어갈만한 곳이 나타납니다.
 
그러나 이바라, 정말 지금 바로 넣을건가요?
 
3일이라는 시간은 짧지만, 정말 '유즈루'를 어떻게 할지 생각해보기에는 충분할겁니다.
 
지금의 어색한 언동이 신경 쓰인다면... '후시미 유즈루'에게 말한다면, 생전의 그 처럼 습득이 빠를겁니다.
 
이바라, 열심히 고민해보세요.
 
사에구사 이바라 :(칩을 넣으려다가 멈칫합니다. 굳이 더 '유즈루' 같은 모습을 일찍 보지 않아도, ...오히려 그 때 무슨 생각으로 안드로이드를 받으려고 했나 후회 하기도 했으니... 칩을 내려둡니다.) 이바라. 이바라 라고불렀습니다. 님은 빼고요.
 
후시미 유즈루:네, 이바라. (당신이 원하는 걸 발견한 걸 보고 다시 상의를 입고 조용히 거리를 둔다.) 이바라, 궁금한게 있습니다. '후시미 유즈루'는 당신을 어떻게 대했나요? 그는 당신에게 있어 어떤 사람이었는지... 알려주신다면 좋겠습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 (곧바로 입을 열려다가, 입을 다뭅니다. 그리고 짧지 않은 시간동안 생각에 잠겨 조용해 집니다. 유즈루는 '나' 를..., )
모릅니다.
 
후시미 유즈루:모르겠다... 라니. (이해가 되지 않는지 말만 읊조릴 뿐이다.) 그렇다면, 그와 당신은 무슨 관계 였나요?
 
사에구사 이바라 :(자조적인 태도로 말합니다.) 아마도, 자신은 어릴 적의 당신과 같은 또래라는 명목으로 아래 하나 있던 훈련생. 쓸대없이 책임감만 있던 사람이죠. ...바라지도 않았는데, 그런 거
 
후시미 유즈루:(당신의 말을 모조리 다 흡수하겠다는 듯이 경청하며 바라본다.) 훈련생이라, 그럼 저는 같이 훈련을 했거나 당신을 가르치는 입장이었겠네요. 혹시 당신은 그런 저를 싫어했나요? ...말씀하시는 걸로보아 조금은 짐작이 가지만요.
...굳이 들추어 내기 싫다면, 이 이상은 말 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당신의 마지막 말을 신경쓰는 지 덧붙인다.)
 
사에구사 이바라 :...유즈루는, 자신의 교관이였습니다. 요령부리면 훈련을 추가하기도 했죠. 아아, 생각하자니 더 짜증나네요. 그립기도해라! (슬슬 올라가는 입꼬리를 내립니다. ) ...안드로이드라고 하지만, 본래 유즈루가 알고 있던 지식을 전부 알게 된다면, '주인'을 못잊는 개처럼 다시 찾아갈까 궁금해지네요. 하하!
 
후시미 유즈루:(덤덤한 표정으로 당신의 말을 듣는다.) 꽤 엄격한 성격이었나 보네요. (그러곤 다음 말에 이해가 잘 안된다는 듯 되묻듯이 말한다.)
주인...? 누구에게로 간다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제게 당신 이외의 그런 사람이 있었나요? ...그러나 괜찮습니다, 이바라. 지금 저를 사용하는 것은 당신이니까요. 초조해 하지 않아도. (후후... 웃는다.)
 
사에구사 이바라 :...찾아가고 싶어져도 찾아가지 않는 걸 추천합니다! 엉엉 울리고 싶지 않으면 알아서 하겠지만요. 아무튼, 아! (방긋) 그리고 인사 할 때는 특이하게 '콘방유즈유즈!' 하고 인사했습니다.
 
후시미 유즈루:흠... (의미심장한 말에 일단은 고개를 끄덕인다. 다음말에 눈썹 한 쪽을 올린다.) 지금까지의 대화로 ...어느정도는 파악했습니다. 이바라. (고개를 내젓는다.) 그것은 거짓말 이죠? 어쩌면 당신은 짖궃은 걸지도 모르겠네요. 그것에 저는, 받아주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여러모로 정신없이 고단한 하루였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죽은 유즈루를 꼭 닮은 존재와 만나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익숙해질 수 있는 경험은 아니었습니다.
 
아무리 그걸 원했다고는 해도요.
 
수면을 취하지 않아도, 먹지 않아도 괜찮을 '유즈루'와는 달리 당신은 육제의 욕구를 채워야 합니다.
 
당신은 아직 인간이니.
 
지금 이곳에서 살아 숨 쉬고 있으니까요.
 
그러니 잘 자요,이바라.
 
살아남아 그의 죽음을 되새김질 하면서.
 
Day 2: Someone in the Crowd
 
…꿈을 꿨습니다.
 
꿈속의 목소리는 당신이 아는 아주 익숙한 음색으로,어느 때보다도 다정하게 당신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뒤돌아 떠나려는 그 미소의 주인의 손을 붙잡으며,당신은 가지 말라고 애원했던 것도 같습니다.
 
가지 마세요,교관님.
 
나를 두고 혼자서…
 
유즈루, 제발.
 
후시미 유즈루:...괜찮으신가요?
 
같은 목소리,같은 얼굴의 소유자가 당신을 바라보며 걱정스레 묻습니다.
 
눈을 번쩍 뜨면 유즈루의 낯익은 색채의 눈과 그대로 마주칩니다.
 
후시미 유즈루:악몽이라도 꾸신건가요? (땀으로 범벅된 당신의 얼굴을 조심스레 닦아준다.)
 
정말 유즈루처럼 태연스레 묻는 저 목소리가 야속스럽습니다.
 
아니죠,그였다면...
 
그러나 그는 당신의 심정을,과연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를 것입니다.
 
다만 당신을 걱정해주는 저 모습마저 언젠가의 유즈루와 비슷하다는 것이 어쩐지 심장 한 켠을 쿡쿡 찌르는 것 같습니다.
 
후시미 유즈루:...이바라, 이바라? (어깨를 흔든다.) 멍해보이는데, 괜찮으세요?
 
사에구사 이바라 :...자신이요? 그럴리가, 아니... (횡설수설하다가 어깨를 흔드는 손을 밀어내고는 일어납니다.) 악몽..., 아 그렇군요. 확실히 끔찍하기 짝이없는 꿈을...
 
후시미 유즈루:괜찮습니다. ...그건 다, 꿈입니다. 이바라. 힘들다면, 아침을 먹으면서 정신을 차리는 건 어떨까요? ( 앞치마 차림으로 식탁까지 당신을 이끈다. 식탁에는 간단하지만 든든한 음식들이 차려져 있다.)
 
사에구사 이바라 :...(저 모습을 보는게 얼마만이지? 치우지 않고 잊었던 앞치마를 한 낯익은 모습의 상대에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식탁에 앉으며 '아침은 영양제면 충분하다' 라는 말 대신 다른 말을 합니다.) 안드로이드는 어떤 방식으로 에너지를 보충합니까? 충전기기는 박스에서 본 기억이 없는데.
 
후시미 유즈루:(이바라의 반대편에 앉으며 질문에 잠시 고민하다 대답한다.) 흠... 아마 정기적으로 저를 만든 회사에 가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이바라가 크게 신경 쓸 문제는 아니니 지금은 식사부터 하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자, 당신을 위해 아침부터 열심히 만들었습니다. 입에 맞으면 좋겠네요.
 
당신은 간단한 아침을 먹으며 유즈루를 지켜봅니다.
 
어느새 당신의 앞에 자리 잡고 있는 그는 신기하다는 듯이 당신의 행동 하나하나를 유심히 관찰합니다.
 
우물거리는 입가를 빤히 바라보고 있는 그의 시선이 점점 위로 올라오자 결국 다시 눈이 마주쳐버리네요.
 
그러자 유즈루가 조용히 마실 것을 밀어 줍니다.
 
…역시 닮았습니다.
 
생전의 유즈루도 저렇게 의중을 잘 파악하며 챙겨주곤 했으니까요.
 
그때가 가물가물해졌긴 하지만요.
 
그런 그와 마주하는 지금 당신의 표정은 어떤가요?
 
꼭 그가 살아 돌아온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드나요?
 
후시미 유즈루:있잖아요, 이바라. 저를 밖에 데려가 주시면 안되나요? (당신이 먹는 모습을 조용히 보다가 조심스레 입을 연다.)
 
사에구사 이바라 :(우물우물...별로 마음에 안든다는 표정) 더 좋은 주인이라도 물색해볼 셈이군요? 하긴 당신은 좀 더 작고..., 귀엽고 듬직한 인물을 좋아하긴 했습니다. (방긋!)...알겠습니다! 그럼, 식사 후 나갈 준비를 하도록 하죠!
 
-
 
당신은 외출 준비를 하고, 유즈루와 함께 밖으로 나섭니다.
 
자동차를 발견하면, 그는 유즈루가 늘 앉던 운전석 자리에 앉아서 당신을 바라봅니다.
 
얼굴에는 기묘한 설렘이 가득합니다.
 
그저 프로그램된 대로 출력하는 감정 표현에 불과하겠지만,꼭 진짜 같아요.
 
정말 그의 두 눈이 유즈루와 같은 빛깔의 사랑으로 채워진 것만 같아서.
 
어디를 갈지 고민해봐도, 지금 당장은 유즈루와 자주 다녔던 근처의 장소들밖에 생각이 안 나네요.
 
공원/상가/영화관 중 어느 곳을 먼저 가볼까요?
 
사에구사 이바라 :...(옆 자리를 힐끔 봅니다.) 정확히 뭘 하고 싶은 겁니까. 사람 구경?
 
후시미 유즈루:(힐끗 보는 시선에 운전대를 잡고 당신을 바라봅니다. ) 사람 구경이라고 해야할지 그저 바깥이 궁금하기에... 그리고 이바라, 당신과 밖을 다니며 '유즈루'와의 추억 또한 듣고 싶습니다. ...제게 필요하니까요.
이바라가 말하는대로 가겠습니다. 저는 운전도 할 수 있으니.
 
사에구사 이바라 :(좋게 포장해 봤자, 결국 헤어진 사이인데 굳이 추억이 필요한가 싶은 생각이 들지만... 데이터 쌓기에 일종이라 생각하고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럼 상가로 가죠.
 
<상가>
 
여러 가지 가게가 모여있는 길거리입니다.
 
청소용품 가게,신선함이 좋던 식료품점, 유즈루가 즐겨 가던 북카페 , 기타 등등….
 
원하는 곳이면 어디든 가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디부터 가볼까,고민하며 앞을 바라보고 걷고 있자면 주변에서 들리는 소음이 있습니다.
 
[듣기 판정]
 
사에구사 이바라 :
듣기
기준치: 60/30/12
굴림: 33
판정결과: 보통 성공
 
가까운 거리에서 뭔가를 외치는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무언가에 잔뜩 화난 사람들이 확성기에 대고 말합니다.
 
"안드로이드 결사반대!"
 
"그들은 절대 인간이 될 수 없다!"
 
"고귀한 생명을 만든 신에 대한 모독이다!"
 
똑같은 것을 들었을 테지만, 당신의 곁에 있는 유즈루의 표정은 무감합니다.
 
다만 어느새 당신의 손을 꽉 쥐고 있는 그가 보입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유즈루는 청소가 취미였습니다. 아니 취미라고 해야할지, 지나치게 깔끔 떤다고 생각될 정도였죠. 듣기만해도 재수없지 않나요♪
 
후시미 유즈루:(화난 사람들을 멍하니 보다가 당신의 말에 정신이 든 것마냥 깜짝 놀라 손을 놓습니다.) ...그렇군요. 정말 깔끔한 걸 좋아했나 봅니다. 재수없다... 흠, 이바라의 그런 신랄한 말들은 가끔 이해할 수가 없네요. (대답은 해주지만, 뭔가 계속 아까의 말들을 신경쓰는 기미가 보인다.)
 
아무래도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발언을 들으면 고작 안드로이드여도 신경 쓰이는 건 어쩔 수 없을까요.
 
어쩐지 그가 안절부절 해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를 데리고 이곳에서 벗어나는 것도 좋겠어요.
 
문득 유즈루의 기분이 좋지 않을 때 어떻게 해줬는지에 대해 기억을 더듬어봅니다.
 
그러고 보면 유즈루가 당신에게 평소라면 읽지 않았을 책을 권했던 게 생각이 납니다.
 
마침 눈앞에 그가 즐겨 가던 북카페가 보이는군요.
 
사에구사 이바라 :안드로이드에게 마음의 양식이라는게 쌓일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의외로 책을 읽는 걸 좋아했습니다. (놓은 손을 다시 붙잡아 북카페로 끌고갑니다.) 그래봤자 목줄을 맨 개면서, 교양있어 보이는 행동 말입니다. (또 이해할 수 없는 신랄한 말 중)
 
익숙한 북카페로 들어서면 편안한 조명 아래에 꽂힌 수많은 책들이 보입니다.
 
중앙의 카운터 앞에는 간단하지만 고급스러워 보이는 간식들이 있습니다.
 
모두 먹음직스러워 보여요.
 
쇼케이스 뒤에서 조각 케이크를 정리하고 있던 사장님이 고개를 들자 이바라를 알아봅니다.
 
북카페 사장:어! 사에구사씨, 오랜만이네!
 
반갑게 인사를 건네던 그가 당신 뒤에 서 있는 유즈루를 보고 멈칫,굳어버립니다.
 
그 반응에 유즈루는 담담한 웃음을 지어 보이며 예의 바른 인사를 건넵니다.
 
후시미 유즈루:안녕하신가요.
 
하긴,아무리 자신의 (죽어버린!)
 
소중한 사람을 대체할 안드로이드들이 이 세상에 많이 돌아다니고 있다고 해도…….
 
얼마 전에 죽었다던 사람이 이렇게 살아 돌아온 모습은 영 익숙해질 수가 없겠죠.
 
당신도 유즈루를 처음 봤을 때 꽤 놀랐으니까요.
 
북카페 사장:...음, 후시미씨, (약간 자신이 없는 말투다.) 도 있네. 책 읽으러 온거야?
 
사에구사 이바라 :예! 오랜만입니다, 사장님! 그 동안 일이 많아 오고 싶어도 시간이 안나서 말이죠.(머쓱하게 웃습니다.) 그러니 오랜만에 느긋하게 시간을 보낼까하고 말입니다!
 
북카페 사장:그렇구나아... 자기도 많이 바빴으니까. 이것저것 일도 있었고. (그러곤 유즈루를 닮은 그것을 신경 쓰듯이 목소리를 낮춘다)후시미씨...의 안드로이드 맞지? 뭔가 의외네. 아, 나쁜 의미는 아니야. 그냥, 사에구사씨는 만들지 않을 것 같다고 해야하나.
 
사에구사 이바라 :하하핫, 그런가요? 뭐~ 저도 사람이지 않습니까. 뭐 원래 그 사람보다도 신선하다고 해야하나, 나쁘지 않네요! (정신없는사이에계약했다고절대말못해 스마일)
아, 혹시 추천해주실 책 있나요? (크게 두리번 거리는 시늉) 오랜만이라 그런지 흥미로워 보이는 책이 많네요!
 
북카페 사장:뭐, 자기한테도 다 이유가 있는 거겠지. (쥐뿔도 모르면서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거린다.) 책? 그럼... 내가 후시미씨 오면 소개해주겠다고 챙겨놓은 책이 있는데 말이야... 아무래도 같이 보면 두 사람에게 좋지 않을까? 하고.
 
이바라가 사장님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고 있자면,디저트를 둘러보던 유즈루는 어느새 곁에 와서 당신만 멀뚱히 쳐다보고 있을 뿐입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그렇...습니까? (잠깐 떨떠름한 표정을 짓다가 다시 사회생활용 웃음을 걸칩니다.) 네, 그럼 부탁드립니다!
 
북카페 사장:그럼 잠시 가지러 다녀 올게! 조금만 기다려~(눈웃음을 지어 보인다.)
 
후시미 유즈루:(둘의 대화에 끼지 않다가 조용히 말을 건다.)흠... 이바라, 궁금한 게 생겼습니다만. 당신도 좋아하는 디저트가 있나요? (그런말을 하며 조용히 진열대를 본다.)
 
사에구사 이바라 :(유즈루가 바라보는 진열대를 훑어봅니다.) ...아니요. 자신은 음식자체에 별로 흥미가 없는 편입니다만. ...물어본 이유가 있는지 자신이 되물어보고 싶군요.
 
후시미 유즈루:주변을 보니 행복하게 디저트를 먹기에... 혹시 당신도 그런 것이 있나, 해서요. 그렇다면 당신도 저런 표정을 지을까...하고. (진열대를 보다 당신을 덤덤히 바라본다.) 그렇군요. 아쉽게 되었습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 (덤덤한 표정의 유즈루의 얼굴을 빤히 봅니다.) 뭐, 디저트도 싫어하진 않는 편입니다. ...푸딩이라던가.
 
후시미 유즈루:푸딩... (기억하려는 듯 한 번 더 입으로 되새긴다. 나중에 만들어줘야지... 하고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거린다.) 맛있는 푸딩가게에 나중에 저도 데려가 주세요. ...미각은 없지만 '먹는 행위'는 할 수 있으니까요.
 
곧이어 사장이 둘에게 책을 한아름 건네줍니다.
 
이것저것 신경쓰여서 여러 책을 가져와 버렸다면서요.
 
둘은 그 책을 싣고 다시 다른 곳으로 떠납니다.
 
이제 어디로 갈까요, 이바라.
 
사에구사 이바라 :(상가는 너무 시끄러웠으니까 이번엔 영화관으로?)
 
< 영화관 >
 
상가가 딸린 길을 한참 달리다 보면 도착하는 영화관입니다.
 
현재 여러 장르의 영화가 상영 중이네요.
 
[관찰 or 자료조사 판정]
 
사에구사 이바라 :
자료조사
기준치: 75/37/15
굴림: 40
판정결과: 보통 성공
 
마침 몇 주년 기념이라며 재개봉한 영화 하나가 눈에 띕니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막 개봉했을 때 유즈루와 함께 봤던 영화 같기도 하네요.
 
인물분석을 하며 진중하게 보던 그가 생각납니다.
 
이 영화를 한 번 볼까요?
 
후시미 유즈루:이바라, 보고 싶은 영화가 있나요? (영화관에 걸린 포스터들을 보며 당신에게 묻는다. )
 
사에구사 이바라 :(그때의 유즈루를 떠올려보다 무언가 생각난 듯 웃어보입니다.) 그러고보니 이 이야기를 하지 않았네요! 자신의 실수입니다. 스스로에 대해 잘 아는 편이 좋겠죠! 그게 아무리 좋지 않은 이야기여도요!
유즈루는 배우라는 꿈만 잔뜩 키우며 자신이 벌어오는 돈을 마구마구 쓰기만 했습니다. 그러는 바람에 제가 등골이 잔뜩 휘어 일만하는 가장으로서 눈물을 지세우는 날을 얼마나 오랜 시간 보냈는지,
다시 생각만 해도 노동으로 온 몸이 쑤셔올 지경이네요. 으윽..! (허리에 손을 올리며 아픈 척...)
 
후시미 유즈루:(당신의 말을 듣고 조금 당황한 표정을 짓는다.) 흠...? 당신이 말했던 저는 당신을 가르쳤었고, 엄격한 인물에다, 깔끔한... 그런 사람이라고 했습니다만 지금은 당신의 돈을 축낸 백수였다고 하는 건가요...? 제가 몹쓸 인간이었는지, 당신이 거짓말을 하는 건지 구분이 잘 안되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것을 믿어야 할지도요. ...곤란하네요. 이바라. (곤란하다고 말하면서도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은 것처럼 미소를 짓는다.)
하지만 이것 또한 당신... 점점 당신이란 사람이 어떤 인물인지 알것만도 같습니다. 아무래도 당신에게서 저의 정보를 완전히 믿기는 힘든 것 같군요. (고개를 내젓는다.)
 
사에구사 이바라 :(아픈 척...하다가 어깨를 으쓱 합니다.) 뭐, 그렇겠죠. 자신같은 밑바닥의 인물의 말은 안드로이드 조차 믿지 않는게 당연합니다. (물어보지도 않고 영화를 예매합니다.) ...하지만 연기에 관심을 가진건 사실이니, 그거 하나는 입력해두시길!
 
좌석에 앉으면 지루한 광고가 지나고,영화가 시작됩니다.
 
유즈루 쪽을 힐끔 보면,그는 계속 스크린만 쳐다보며 영화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웃는 장면에서 그는 똑같이 미소를 짓고,우는 장면에서 그는 똑같이 눈시울을 붉힙니다.
 
마치 거울처럼 상대의 감정을 따라하는 듯이
 
유즈루가 고개를 기울이자 머리칼이 옆으로 흘러내려 눈가를 가립니다.
 
어쩐지 문득 치워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당신이 저도 모르게 손을 뻗어 그의 얼굴 가까이에 가져가는 순간,들리는 대사가 있습니다.
 
I want to learn everything about everything. I want to eat it all up.I want to discover myself.
 
Yes, I want that for you too. How can I help?
 
You already have. You helped me discover my ability to want.
 
You helped me discover my ability to want.
 
[언어(영어) 판정]
 
사에구사 이바라 :
외국어(영어) Roll
기준치: 61/30/12
굴림: 5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 대사의 뜻은….
 
분명 그렇습니다.
 
저는 모든 것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싶어요.모든 정보를 먹어 치워버리고. 제 자신을 발견하고 싶다고요.
 
그래, 나도 당신을 위해 같은 것을 원해. 내가 어떻게 도와주면 좋겠어?
 
당신은 이미 도와줬어요. 당신은 내가 무언가를 바라는 능력을 갖추도록 도와줬잖아요.
 
손이 유즈루의 얼굴에 닿기 직전, 유즈루가 갑자기 고개를 들자 그대로 닿아버립니다.
 
그는 살짝 놀란 눈치로 당신과 제 이마에 닿은 손을 번갈아 바라봅니다.
 
잠시 머뭇거리더니 당신의 손을 잡아,조금 더 가까이 끌어당겨 자신의 뺨에 갖다 댑니다.
 
손안에 닿는 감촉이 부드럽습니다.
 
유즈루의 온도는 처음과 달리 따뜻합니다.
 
당신이 아는,그 익숙한 온기.
 
쿵, 쿵.
 
어쩐지 심장이 엇박자로 두근거리기 시작합니다.
 
그 이후에는 어떻게 영화를 봤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신의 온 신경은 여전히 유즈루에게 집중된 채, 영화가 끝나버리자 둘은 영화관 밖으로 나옵니다.
 
아침에 외출했는데, 어느새 창밖을 보면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습니다.
 
집에 돌아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 곳 정도 더 들려도 좋겠습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왜 그런 행동을 한건지, 되려 이해할 수가 없는 상태로... 공원으로 향합니다.)
 
<공원>
 
언젠가 같이 블러디 메리를 산책시켰던 공원에 도착하면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주말인데도 불구하고 꽤 한적하네요.
 
꽤 서늘한 초겨울이어도 날씨가 꽤 좋아 산책하기에 나쁘지 않습니다.
 
후시미 유즈루:...여기에 저와 와 본 적이 있나요, 이바라? ...될 수 있다면 거짓말 보단 사실을 말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음? 그렇군요? ....유즈루가 작은 강아지를 보고 기겁하던걸 보며 비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진심으로 웃음)
 
후시미 유즈루:작은 강아지를...? 또 제게 거짓말 하시는 건 아닌지...? (이해 못하겠다는 듯이 미간을 찌푸린다.) 그렇지만 묘하게 웃으시는 게 진심이 담긴 것만 같아서...
 
그렇게 정해진 길을 따라 함께 걸어가다 보면, 뒤에서 갑자기 자전거 한 대가 빠른 속도로 튀어나옵니다.
 
[민첩 판정]
 
사에구사 이바라 :
민첩
기준치: 70/35/14
굴림: 56
판정결과: 보통 성공
 
민첩한 몸놀림으로 옆으로 쓱 피합니다.
 
역시 이바라네요!
 
다만 잠시 뒤를 보던 유즈루에게 대신 그대로 부딪혀 넘어져 버렸군요…….
 
저런...
 
다행히 자전거를 타고 있던 사람은 그렇게 크게 다치지 않았습니다만, 유즈루를 바라보면….
 
[관찰 판정]
 
사에구사 이바라 :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9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얼굴에 긁혀진 부분에 붉은 피 대신,외피가 상실된 전기 회로가 드러납니다.
 
피복이 벗겨진 전선이 튀어나와 지지직, 스파크가 조금 튀고 있습니다.
 
맞아요, 아무리 인간을 모방해 정교하게 만들었다 한들 기계가 피까지 흘릴 리는 없는 법입니다.
 
유즈루를 닮은 얼굴로 인상을 찌푸리며,'상처' 부위를 가리려고 손을 뻗는 그를 보자 어쩐지 심장이 불편합니다.
 
(Sanc 0/1)
 
사에구사 이바라 :
SAN Roll
기준치: 64/32/12
굴림: 72
판정결과: 실패
 
이성 -1
 
후시미 유즈루:...이바라, 혹시 어디 다친 곳은 없으신가요? (여전히 상처부위를 손으로 가리며 당신에게 와서 물어본다.) 혹시 넘어진 자전거가 부딪힌 건 아닌지...
 
걱정스레 물어보는 유즈루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자신의 외상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그러고 보면 자전거 사고를 낸 사람은 어느새 먼저 도망쳤군요.
 
사에구사 이바라 :(짜증스러운 얼굴로 유즈루를 바라봅니다.) ...꽤 행동이 굼뜨네요! 교관님이였다면, ...아니 이런 가정을 해봤자, 젠장...
(가볍게 도리질을 합니다.) ...깔끔하게 피한 자신보다는 꼴사납게 넘어진 당신이 어디 고장나지 않았는지 자가 점검을 하는 편을 추천하죠!
 
후시미 유즈루:... (그런 당신이 다치지는 않았는지 집요하게 눈으로 따라가며 크게 다치지 않은 것을 확인한 후에야 고개를 끄덕인다. ) ...그렇네요. 집에 가면 저와 같이 온 수리 키트가 있으니까 이바라 말대로 점검을 해야겠어요. 뭐, 고장난 곳은... 아마, 없는 것 같지만요. 그 부분에 대한 걱정은 마시길.
 
어느새 밤이 깊어졌습니다.
 
이제 그만 집으로 돌아가도 좋을 것 같아요.
 
유즈루와 함께 주차된 차를 향해 걸어가다 보면,그가 말을 걸어옵니다.
 
후시미 유즈루:...같이 외출해줘서 고마웠습니다, 이바라. 그것말고는 저에 대해 안 건 크게 없었지만요. 그래도, 나름 즐거운 경험이었어요.
 
'후시미 유즈루'와 함께한 이틀째.
 
'그것'은 점점 더 유즈루를 닮아갑니다.
 
어쩌면,그가 정말로 살아 돌아온 걸 수도 있지 않을까?
 
...같은 묘한 기대.
 
애초에 그는 죽은걸까?
 
그런 복잡한 생각이 당신의 머리에 실뭉치처럼 꼬여듭니다.
 
당신은 다시 눈을 감고,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려 합니다.
 
Day 3: Call Me by Your Name
 
아침은 어김없이 찾아옵니다.
 
유즈루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더라도.
 
침대에서 일어나 방 밖으로 나오면, 유즈루가 거실에서 무언가를 살펴보고 있습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아침부터 흥미거리라도 발견했나보죠? (묘하게 시비거는 말투)
 
후시미 유즈루:이바라, 일어나셨네요.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할말을 한다.) 아, 사진 앨범을 찾아 버려서... 실례지만 보고 있었습니다. 이 사람이 당신이 말해 주었던, 후시미 유즈루인가요?
 
그가 가리키는 손끝에는 유즈루와 함께 찍었던 사진이 있습니다.
 
괴로웠던 민간군시설에서의 사진이 남아 있네요.
 
아이돌로서 같이 일했던 사진도,요리를 함께 배웠던 사진도, 식사를 같이 했던 사진도
 
그리고 이 집에서 같이 찍은 사진도.
 
다시는 찾아오지 못할 순간입니다.
 
이제 그 사람은 없으니까요.
 
생각에 잠긴 당신의 고요를 깬 것은 유즈루였습니다.
 
어느새 당신의 앞에 다가와 그는 당신의 손을 잡아옵니다.
 
당신이 반응하기도 전에 그는 한 걸음 더 가까워지더니 당신을 끌어안습니다.
 
후시미 유즈루:이바라, 당신이 거짓투성이인 사람이라고 해도, 저는... 당신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저를, 그사람으로 만들어 주실 수 없나요?
 
인생은 늘 선택의 연속입니다.
 
그러고 보면 오늘이 '유즈루'를 후시미 유즈루로 만들 수 있는 마지막 날입니다.
 
이바라,모든 것은 당신에게 달렸어요.
 
어떻게 할까요?
 
사에구사 이바라 :(갑작스러운 포옹에 이 쪽이 고장난 듯 삐그덕 댑니다.) 하, 무, 뭐, 갑자기 이게 무슨...,
......당신과 제가 어떤 사이였는지도 모르면서, 모르니까 그런 말을 하는거겠죠! 함께 할 수있다고.
정말... 전혀 '유즈루' 같지 않군요. (이걸 어쩌나 싶음)
 
후시미 유즈루:...그런가요. 애초에 당신이 말하는 그는 너무 어렵습니다. 당신부터가 그에 대해 말해주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이바라... (말을 하다가 삼킨다.) ...당신은 왜 저를 데려오셨나요?
 
사에구사 이바라 :......그 얼굴로 멍청한 짓을 하고, 자신의 명령을 따르는 걸 비웃고 싶어서 그랬습니다! 답변이 됐는지요!
 
후시미 유즈루:그것마저 거짓이라는 생각이 드는건 학습의 효과일까요, 아니면 이 몸의... 기억같은 걸까요? 어쩐지 그런 당신에게 맞받아치고 싶은 기분도 듭니다....만. 그러지 않고 저는 이대로 당신의 선택을 기다리겠습니다. ('무엇을 해도, 당신의 그가 될 수 있을까요? 쌓아온 추억이나 경험 같은 것들이... 복잡하게 뒤엉켜 있는 것 같습니다. 기억이 없는... 나는요.')
 
사에구사 이바라 :(매달려 애원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던 옛날도 있었는데, 아아 어쩜 이렇게 마음에 안드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원하는대로 해드리죠. 다시 자신에게 질려서 떠나던지 말던지...! (테이블 위에 놓았던 칩을 찾습니다.)
 
더 이상 망설임은 없습니다.
 
유즈루는 죽되,죽지 않은 거예요.
 
이바라,당신의 손으로 직접 그를 만들어내기로 합니다.
 
어쩐지 떨리는 손으로 메모리 카드를 잡아 유즈루에게 다가가면, 그는 뒤를 돌아 자세를 낮춥니다.
 
어쩐지 이 모습이 주인에게 목줄이 채워지는 개와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당신이 그의 머리칼을 걷어내자, 뒷목의 바코드가 드러납니다.
 
그리고 그 아래를 문지르자 틈이 열립니다.
 
딱 메모리 카드가 들어갈 정도의 좁고 기다란 틈이.
 
당신은 메모리 카드를 집어넣었습니다.'
 
유즈루'의 자세가 한층 더 앞으로 꺾이더니, 잠시 후에 그가 고개를 듭니다.
 
뒤돌아서 당신을 마주 보며 흘러나온 말은….
 
후시미 유즈루:...이바라? 당신이 왜 여기에... 그건 그렇고 지금의 표정은... 정말 이상하네요. 우스꽝스럽습니다. 착각이 아니라면... 마치, 보고싶었다. 라고 말하는 듯한.
그건 역시... 착각이겠죠?
그러나 이바라, 저는 아주 조금은... 보고싶었다고... 말하고 싶은 기분. 후후...이상하네요.
 
아아, 역시 그는...
 
부드러운 목소리,조용한 시선, 손끝에 닿는 따스한 온기...
 
지금 당신의 가슴에는 기묘한 바람처럼 밀려오는 안도감이 존재합니다.
 
이제 눈을 감지 않아도 이바라,당신의 바로 앞에 유즈루가 있어요.
 
보자마자 나쁜 말을 하는 사람이지만...
 
그러나 손을 뻗어 그를 안아주세요.
 
다시는 그를 놓치지 않도록.
 
넘치는 사랑을 담아, 당신에게.
 
유즈루,이바라 생환
 
둘은 다시 함께 살아갑니다.
 
Ending 1: The past is just a story we tell ourselves.
 
보상: 이성 회복 1d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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