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나타, 당신이 집 밖으로 나오지 않은 지 수일이 지났으나 분명히 느낄 수 있습니다.
달아오른 햇빛은 암막 커튼 사이로 길다란 선을 그리며 방 안의 어둠을 갉아먹습니다.
그래요, 여름의 꿈이 찾아오지 않는 당신의 땅일지언정 야속한 열기를 피해갈 수는 없는 법입니다.
기묘한 꿈으로부터 꽤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잠드는 것은 여전히 두렵습니다.
아직도 눈을 감으면 테토라의 얼굴이 눈에 선합니다.
마지막에 당신을 강하게 안던 팔이 가늘게 떨리던 것까지,
불이 꺼진 당신의 방 안, 문득 창틀에서 덜컹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아오이 히나타 는 천천히 일어나, 창틀을 확인해봅니다.
아오이 히나타:우리집은 주인님이 이미 있는데... 아앗
길고양인가~
고양이 는 잽싸게, 창가에 둔 라디오를 발로 차 넘어트리고는 유유히 창 밖으로 사라집니다.
아오이 히나타:아앗?! 으... 고양이라는 생물체는 대체...
아오이 히나타 는 투덜거리며 일어나 라디오를 치우러 갑니다.
대체 뭐였을까요? 허탈함에 웃음이 나기도 하고, 엉망이 된 창가 선반 탓에 짜증이 나기도 합니다.
그러던 중, 바닥에 떨어지면서 전원이 켜진 모양인지 라디오가 툴툴대며 음악을 뱉어내기 시작합니다.
붕 뜬 공간에서 표류하는 기분. 무거운 몸이 침대로 이끌리는 것만 같습니다.
콤콤한 먼지 냄새가 나는 이불은 보기좋게 푹 꺼집니다.
웃던 미소가, 아득한 열기가, 미지근한 빗소리가 멀어집니다.
눈을 감았다 뜨면 숨을 쉬는 법조차 잃을 것 같습니다.
잿빛으로 칠해진 천장에는 햇빛이 낸 실금이 쭉 그려져 있습니다.
아득한 저 멀리에서부터 방 안까지 오지랖을 부리는 것이 야속합니다.
생각나는 이름이 있나요? 마음에 둔 계절은요?
달싹이는 입을 열어, 한 번쯤 불러보아도 좋겠습니다.
꿈 속에 두고 온 존재를 아는 이가 있을 리 없으니까요.
미칠 듯한 불면도, 상실의 고통도 결국 지친 몸을 이기지 못합니다.
기운이 없어서인지, 다시 눈을 뜰 마음조차 들지 않은 채로.
선선히 부는 바닷바람은 속에 열기를 품은 것처럼 으르렁댑니다.
볼을 쓰다듬는 미풍이 어쩐지 끈적하고, 몸을 기댄 곳은 울퉁불퉁한 요철이 있어
어쩐지 등허리가 배기는 느낌에 눈을 뜰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 멀리 펼쳐진 모든 공간이 무한한 어둠처럼 보입니다.
밤하늘이 있어야 할 곳에는 별도, 달도 없이 칠흑같은 어둠만이 깔려 있어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겨우 흐릿한 윤곽을 드러내는 것은 밤바다의 물결입니다.
거대한 물결은 빛을 받아 유선을 그리며 빛납니다.
파도를 따라 시선을 옮기면, 발치에서 작은 물결이 거품처럼 일어납니다.
희미한 빛을 받아 유백색으로 빛나던 것이 새카만 바다에 잡아먹힙니다.
신묘한 광경 속에서, 당신은 당연한 의문에 사로잡힙니다.
아오이 히나타:다시 꿈을 꾼다면 테츠군이 나올 줄 알았는데...
이런 이상한데라니.
아오이 히나타:행운기준치: | 60/30/12 |
굴림: | 24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큰일이 날 뻔 했군요, 발치에 걸린 것은 단단히 밀봉된 상자 같은 것입니다.
아오이 히나타 는 상자를 주워올려 살펴봅니다.
상자는 잠금장치같은건 보이지 않습니다. 쉽게 열릴것 같아요.
상자를 열자, 안에서 작은 손전등과 낡은 팬던트가 보입니다.
아니 팬던트가 있으니 아닌가~
아오이 히나타 는 손전등을 먼저 들고 작동되는지 살펴봅니다.
근처는 꽤 어둡기 때문에, 챙겨두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아오이 히나타:으응, 건전기같은거라도 찾아봐야하나~
아오이 히나타 는 손전등을 잘 챙겨두고, 팬던트를 살펴봅니다.
손에 닿는 순간, 붉은색의 강렬한 빛이 시야를 뒤덮었다 즉시 사라집니다.
여러 갈래로 갈라지는, 성별도 신원도 인식할 수 없는 기이한 음성입니다.
아오이 히나타:뭐,뭐야?! 이상한 귀신소리...!
" 강인한 힘으로 밤의 두려움을 타파해낼 자여, 그대에게는 모든 것을 파괴할 수 있는 힘을 빌려 주도록 하겠습니다.
소중함을 아는 자만이 파괴의 두려움도 깨닫게 되기 마련입니다. 부디, 후회 없는 선택을. "
아오이 히나타 는 갸웃거리며, 팬던트를 살펴봅니다.
글쎄요, 그냥 보기엔 평범한 펜던트로 보이는데...
뭔지 잘 알 수 없지만, 둘 다 없는것보단 있는게 낫겠지?
아오이 히나타 는 두 물건 모두 잘 챙겨둡니다.
기묘한 목소리와 갑작스레 빛나는 팬던트를 손에 쥐게 된 당신. SAN 1/2
아오이 히나타:SAN Roll기준치: | 60/30/12 |
굴림: | 76 |
판정결과: | 실패 |
아오이 히나타 는 팬던트를 주머니에, 손전등을 손에 쥐고 있습니다.
그닥 밝지 않은 빛이 느린 주기로 점멸하며 깜빡이고 있습니다.
얼른 건전지부터 찾아야겠는데... 가만, 이거 꿈이니까 생각하면 생기는거 아닌가?
영문을 모를 일이네요. 한 일이라곤 팬던트를 살펴보던 것 뿐인데.
아오이 히나타 는 팬던트를 손전등에 가까이 대보고 다시 작동시켜봅니다.
히나타가 팬던트를 쥐자 다시 손전등이 켜집니다.
아오이 히나타 는 팬던트를 손전등에 떨어지지않게 잘 감고, 손전등으로 여기저기를 비추어봅니다.
주머니에 넣는것 보단... 목에 걸고 가는것도 나쁘지 않을것 같습니다....
아오이 히나타:(아니 아니 그렇게말하니까 이상하잖아요)
아오이 히나타 는 목에 거는게 더 안정적이라 생각하고, 팬던트를 목에 걸기로 합니다.
아오이 히나타:뭔가의... 계시가 내린 것 같아.
목에 걸어도 손전등은 잘 작동 합니다. 접촉 되어 있어야 하는건가?
아오이 히나타 는 어쨌든 주변을 둘러봐봅니다.
불어오는 바람이 머금은 열기, 등을 타고 흐르는 땀, 그리고...
아아, 어쩌면 좋을까요, 히나타. 당신도 눈치챘나요?
그 때로부터 꽤나 많은 시간을 지나, 고통과 외로움을 건너서.
히나타, 당신이 그토록 피하며 또 바라던, 여름입니다.
당신의 꿈이라는 것을 선명히 느낄 수 있지만,
아무리 염원하고 바라도 보고 싶은 그 얼굴이 눈 앞에 나타나지 않습니다.
야속한 계절이 다시 찾아와도 달라진 것은 너무나 많습니다.
모든 것을 태우고도 남을 것 같던 여름의 한낮 대신, 찌는 듯한 열대야가 당신을 맞습니다.
여름의 냄새는 그동안 너무 많이 달라져 있었습니다.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꿈에서 깰 수 있을까요.
그러나, 어쩌면... 이 꿈 속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운 사람, 고맙고, 또 안타깝고... 좋아하는 그 사람을요.
가만히 서 있는 것보다는 움직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아오이 히나타 는 잠시 서서 멍하니 있다, 이내 손전등을 이리저리 비추어보며 이동합니다.
바닥, 잔해 사이로 움푹 패인길이 나 있는걸 발견합니다.
아오이 히나타 는 발견한 길 쪽으로 이동합니다.
길게 이어진 길은 파이프와 전선, 거대한 시멘트 파편들로 하나의 쓰레기장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건물이 무너진 잔해 같기도 하고, 확실히는 알 수 없지만 어딘가 그리운 느낌이 듭니다.
여름 바다가 언제부터 이렇게 어둡고 쓸쓸한 모양을 하게 되었는지 당신은 알고 있나요?
걸을 때마다 신발 밑창에 파편의 요철이 배깁니다.
바스락거리는 소리 덕에 어쩐지 외롭지 않습니다.
폐허 사이에 우뚝 솟은 것은 잔뜩 구부러져 깨진 신호등입니다.
...다시 보랏빛으로 기묘하게 빛나다가 이내 픽 소리를 내며 꺼집니다.
아오이 히나타:관찰력기준치: | 75/37/15 |
굴림: | 6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어디선가, 분명히 이런 광경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보라색에서 노란색으로 빛나는 신호등이 이상하다는 것쯤은 알 수 있습니다.
이 땅의 모든 것은 선연하지만 당연하지 않습니다. SAN 0/1
아오이 히나타:SAN Roll기준치: | 58/29/11 |
굴림: | 3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아오이 히나타 는 뭔가 떠오르는 기억에, 잠시 신호등을 빤히 바라봅니다.
앞으로 쭉 향하다 문득 고개를 들면 우뚝 솟은 구조물이 하나 서 있습니다.
슬쩍 다가가 외벽을 만져 보니 녹이 슨 것처럼 거칩니다.
무너져내린 잔해 사이로 이 건물 하나만이 겨우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손전등에 의지해 주변을 둘러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 멀리서부터 물결이 잔잔한 파도를 이루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아오이 히나타 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손전등 불빛으로 건물을 살펴봅니다.
아오이 히나타:관찰력기준치: | 75/37/15 |
굴림: | 18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그러나, 창문 중 하나가 유독 헐겁다는 사실을 눈치챕니다.
창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오이 히나타 는 문이 없다는것에 위화감을 느끼며, 창문을 열고 쉽게 안쪽으로 들어갑니다.
헐거운 창문에 가까이 다가가 창문을 열고 안에 들어가려 하나...
창문에는 조그만 번호 자물쇠가 걸려 있습니다.
창문에 무슨 자물쇠가 있어?!
자물쇠에는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상실의 온도] 라고 표기되어 있습니다.
아오이 히나타 는 곧바로 42 라는 숫자를 입력합니다.
맥없는 금속 마찰음과 함께 녹슨 자물쇠가 풀립니다.
창문을 열자, 살짝 높이가 있는 창틀으로 보입니다. 조심히 내려간다면 괜찮을거에요.
아오이 히나타 는 훌쩍 뛰어내려갑니다. 날렵하니까요!
창틀에서 바닥으로 뛰어내리자 손전등 불빛 덕에 가볍게 일어나는 먼지가 시야에 들어옵니다.
가볍게 주위를 비춰 보니 이 곳은 밖에서 보기보다 좁은 공간입니다.
가운데에는 엘레베이터가 있고, 자잘한 물건과 큼직한 철문이 눈에 띕니다.
혹시 이 난처한 상황을 설명해줄 누군가가 이 곳에 머물고 있을지 모릅니다.
아오이 히나타 는 테이블로 다가가 살펴봅니다.
아오이 히나타:관찰력기준치: | 75/37/15 |
굴림: | 5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테이블을 살펴보던 당신은, 테이블에 떨어진 낡은 종이조각을 발견합니다.
아오이 히나타 는 종이조각을 주워올려 살펴봅니다.
종이는 매우 낡아 있으나 식별이 어려울 정도는 아닙니다.
↓쪽지 내용
혹시나 돌아온다면 이 도시를 미워하지 않길 바람다.
돌아오지 않았으면 함다.히나타군은 그 곳에서 건강해야 하니까.
하지만, 만약... 한 번만이라도 다시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테츠군?!
아오이 히나타 는 화들짝 놀라 주변을 다시 돌아봐봅니다.
여기에, 있는건가...?
아오이 히나타 는 다시한번 종이를 읽고, 주머니에 집어넣습니다.
아오이 히나타 는 결의를 다지며 락커에 다가가 관찰을 합니다.
아오이 히나타:관찰력기준치: | 75/37/15 |
굴림: | 18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세로로 긴 형태의 락커입니다. 영문 키패드로 잠금을 해제하는 방식인 것 같습니다.
전하지 못한 마음의 뒷면, 어지럽게 섞인 추억]
아오이 히나타:끄응... 나 영어 약한데...
어디 힌트같은게 있나?
아오이 히나타 는 철문쪽으로 가서 살펴봅니다.
아, 혹시 이건가?
아오이 히나타 는 종이를 다시 꺼내, 뒷면을 한번 살펴봅니다.
뒷면에는 [바닥을 자세히 봐] 라는 글씨가 적혀 있습니다.
꽤나 서투른 글씨로, 앞면의 필체와는 확연히 다른, 너무나도 낯선 느낌의 필체입니다.
누가 쓴거지?
바닥에 돌 같은 것으로 긁어내 적은 글씨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바닥에는 [rummes] 라고 적혀 있습니다.
음... 듣도보도 못한 글자군...
아오이 히나타 는 락커로 다가가, rummes 를 입력해봅니다.
[ rummes ] 을 입력해 보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아오이 히나타 는 곰곰히 생각하다, summer를 입력해봅니다.
[ summer ] 를 입력 하자, 락커 문이 열립니다.
안에는 붉은 보석 과 카드 키가 들어있습니다.
아오이 히나타:보석? 이런 귀한걸 누가 이런곳에..
테츠군은 이런거나 챙겨가지 참.
아오이 히나타:이 카드키는... 엘레베이터에 쓰는건가?
아오이 히나타 는 엘레베이터로 다가가 살펴봅니다.
당신은 엘레베이터를 살펴보기 위해 손전등으로 이곳저곳을 살핍니다.
어째서 엘레베이터에 달린 층계 팻말은 47층으로 표기되어 있을까요.
아오이 히나타:지능기준치: | 50/25/10 |
굴림: | 67 |
판정결과: | 실패 |
아무래도 며칠새 잠을 설친 탓인가 봅니다. 다른 곳을 마저 둘러볼까요?
아오이 히나타 는 창밖을 손전등으로 비추어봅니다.
창밖에서부터 무더운 여름밤의 공기가 불어옵니다.
창밖은 빛 한 점 없이 검은 하늘이 펼쳐져 있습니다.
바닥을 이룬 잔해만이 희미한 윤곽을 드러낼 뿐입니다.
아오이 히나타 는 갸웃거리고, 철문을 다시한번 살펴봅니다.
아오이 히나타:카드키.. 카드키를 쓸 수 있는곳이..
굳게 닫힌 철문 옆에, 카드키를 쓸만한 장치가 보입니다.
손전등을 비춰 보니, 윗층으로 통하는 계단이 보입니다.
아오이 히나타 는 잠시 엘레베이터를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아무것도 없다고 판단하고 계단으로 발을 옮깁니다
당신이 철문 안으로 발을 딛는 순간이었습니다.
문득 내려다본 발치에는 검은 물결이 넘실댑니다.
간신히 신발이 젖지 않을 정도의 수위입니다. 어째서죠?
여긴 분명 땅 위일 텐데. 순간,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
아랫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어야 할 곳에는 깊이를 알 수 없이 차오른 물이 일렁이고 있습니다.
엘리베이터의 층계 표시는 47층. 까마득한 암흑으로 젖은 수면
바람이 통하지 않아 눅진한 공기가 옷 사이로 스며들어 살갗에 달라붙습니다.
검은 바다에 잡아먹히기 전에, 까만 밤이 지나가기 전에.
아오이 히나타 는 서둘러 계단으로 올라갑니다.
층계를 타고 올라가는 발소리가 유독 크게 울립니다.
잔잔한 물결 소리가 귓바퀴 언저리에서 자꾸 마음을 재촉합니다.
히나타, 이제부터 어떻게 해야 할 지, 알고 있지요?
열리지 않습니다. 철문은 안에서 잠겨있는듯 합니다.
아오이 히나타 는 잠시 당황하고, 철문을 살펴봅니다.
내 힘을.. 크킄... 사용할 때인가...
아오이 히나타 는 팬던트를 다시 내려놓습니다.
아오이 히나타 는 머리를 긁적이며 주위를 둘러봅니다.
문 앞에서 여러가지 시도를 해 보았지만, 굳게 닫힌 철문은 꼼짝도 않습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달리 철문을 열 방도가 없을 것 같아요.
윗층에서 이 철문을 열기 위한 단서를 찾을 수도 있을 테니까요.
아오이 히나타:으음, 더 올라가봐서 뭐라도 찾아봐야겠네..
한 층 더 올라가자, 그곳에도 역시 철문이 있습니다.
엥? 저게 뭐지?
이것저것 살펴볼 수 있을 것 같지만, 어쩐지 의뭉스러운 물건이 많아 조심해야 할 것 같기도 합니다.
아오이 히나타 는 가운데의 물건을 조심스럽게 살펴봅니다.
검게 썬팅된 유리로 사면이 둘러싸인 구조의 기둥처럼 보입니다.
아오이 히나타 는 책상으로 다가가 살펴봅니다.
별다른 것을 발견할 수 없는, 단순한 구조의 목재 테이블입니다.
아오이 히나타:관찰력기준치: | 75/37/15 |
굴림: | 6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테이블에 일정한 간격으로 홈이 파여 있는 것 같습니다. 신경이 쓰이네요.
뭘... 기록이라도 해둔건가?
글자를 파 놓은 홈입니다. 서투른 글씨를 더듬더듬 읽어내려가면,
[길은 달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다] 라고 읽힙니다.
꽤나 묵직한 나무의자입니다. 달리 특별한 점을 찾을 수 없습니다.
아오이 히나타 는 방 구석에 있는 나무발판을 살펴봐봅니다.
아오이 히나타 는 나무발판을 잠시 살펴보고, 엘레베이터를 살펴봐봅니다.
엘레베이터의 층계 표시는 49층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아오이 히나타 는 다시 가운데의 물건을 살펴봅니다.
다시봐도, 검게 썬팅된 유리로 사면이 둘러싸인 구조의 기둥처럼 보입니다.
마,만져볼까? 괜찮겠지?
아오이 히나타 는 손가락 끝을 살짝 가져다대봅니다.
짱시원하잖아...
당신은 개다리나무에 부비적거리는 고양이마냥 부비적거립니다..
으음... 여기 진짜 아무것도 없는건가
아오이 히나타 는 나무발판으로 가서, 발판 위로 올라가봅니다.
당신이 부비적거렸던 ???을 감싸고 있던 유리가 열립니다.
그 안에는... 푸른 보석 과 녹이 슨 열쇠 네요.
아오이 히나타 는 푸른 보석과 열쇠를 집으러 가봅니다.
발판에서 내려오자, 장식장은 금새 닫혀 버립니다.
아오이 히나타 는 의자를 끌고 와, 발판 위에 올려봅니다.
의자를 발판위에 올려두자, 장식장이 열립니다.
아오이 히나타 는 자신의 똑똑함에 감탄하며, 푸른 보석과 열쇠를 손에 넣습니다
똑똑한 히나타는 푸른 보석과 열쇠를 얻었습니다.
아오이 히나타 는 밑의 층의 철문을 열러 가봅니다.
그리고, 열쇠구멍은... 보이지 않네요. 여기가 아닌가봐요.
아오이 히나타 는 한숨을 푹 쉬고, 윗층으로 향합니다.
아오이 히나타:듣기기준치: | 50/25/10 |
굴림: | 24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철문 안쪽에서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아오이 히나타 는 뒤돌아 다시 철문으로 다가옵니다.
거기 있어?!
히나타, 당신이 소리치며 문을 두드려 보지만...
아오이 히나타 는 허망해져 잠깐 눈앞의 철문을 노려봅니다.
아오이 히나타:SAN Roll기준치: | 58/29/11 |
굴림: | 2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아오이 히나타 는 철문을 열고말겠다고 생각하며, 윗층으로 향합니다.
문을 열자 펼쳐지는 광경은, 탁 트인 옥상입니다.
끈적한 바람이 여과없이 몸을 훑고, 빛 한 점 없이 캄캄한 하늘이 어쩐지 두려움에도 발걸음을 옮길 수밖에 없습니다.
하늘이 어디에서부터 시작하는지 알 수 없을 만큼의 어둠입니다.
마치 우주를 표류하듯, 고요함 속에 낮게 울리는 바람소리만이 땅을 딛고 선 당신을 증명하는 것 같습니다.
어두운, 여름 밤. 그 외에 아무것도 알 수가 없습니다.
폐허가 된 땅, 검은 바다, 하늘. 이어지지 않는 것들 투성이입니다.
어느 여름의 꿈처럼, 한순간 눈 앞에 펼쳐져 정신없이 이끌리다 또 다시 혼자가 될 것만 같아 두렵습니다.
잠시 멍하니, 눈 앞의 암흑을 더듬어 봅니다.
손전등이 비추는 곳을 따라 미세한 윤곽이 그려지다가도, 야속하게 이내 자취를 감추고 맙니다.
반쯤 열린 옥상의 철문 너머로 다급하게 계단을 올라오는 소리가 들립니다.
어느덧 가까워진 발소리는, 당신의 등 뒤에서 멈춥니다.
아오이 히나타:.....!! !!! !!!!!
바들바들 떨던 손에서 쇠파이프가 텅 소리를 내며 떨어집니다.
나구모 테토라 는 뭔가 말하려하다, 고개를 푹 숙입니다.
테츠군!!!!!!!!!!
나구모 테토라 는 얼굴을 들어올려 살짝 젖어 놀란눈으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그리고...천천히 당신에게, 떨리는 손으로 마주 껴안아 봅니다.
잎사귀에 맺힌 물방울을 건드리는 것처럼, 조심스러운 손길입니다.
떨리는 목소리는 그 어떤 폐허보다 외로움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리고 마주 끌어 안는 팔은 힘이 잔뜩 들어갑니다.
아오이 히나타 는 테토라를 꼭 껴안고, 어께에 얼굴을 묻습니다.
나구모 테토라 는 작게 헛기침을 하며 목을 가다듬어 봅니다.
크흠, 말랐슴까?
... ...그리고, 왜 돌아 왔나여.
돌아오면... 안돼?
나구모 테토라:... 나는, 저는...보고싶어서.
그래도 히나타군은 돌아 오지 않는다고 믿고 있었는데.
누구보다도 당신을 그리워했을 이의 원망은 고요한 밤에 유독 쓰라리게 들려옵니다.
아오이 히나타 는 뭔갈 말하려다, 입을 다물고 다시 입을 엽니다.
아오이 히나타:그래도... 테츠군 다시 보니까, 좋다.
아오이 히나타 는 참으려고 하지만 이내 눈물을 흘립니다.
나구모 테토라 는 웃어 봅니다. 얼굴이 잘 움직이지 않지만.
엑...울면 어떻게 해야할지 전 모름다?!
나구모 테토라 는 히나타의 등을 토닥토닥 해줍니다.
나구모 테토라:돌아오지 않을거라고, 그렇게 생각했지만 역시 다시 보게 되니 좋긴 하네여.
아오이 히나타:그렇게, 그렇게 테츠군이 보내놓고....
나구모 테토라:... 아니, 이런 소리를 하려는게 아니였는데.
아오이 히나타 는 원망섞인 목소리로 말합니다.
나구모 테토라:죄송함다, ....오랫만에 하는 대화라
아오이 히나타:얼마나..얼마나 여기 혼자 있었던거야
나구모 테토라 는 한참 말을 고르는지 다른곳만 쳐다봅니다.
나구모 테토라:... ...모름다. 3년 이후론 세질 않아서.
그 쇠파이프는...
나구모 테토라 는 잊고 있었는듯 쇠파이프를 다시 주워 듭니다.
아오이 히나타:엇, 테츠군 못본사이에 강해졌어..
나구모 테토라:자꾸 히나타군 같은게 보여서, 이번에야 말로 한대 날려주겠다고 생각했슴다.
... ...근데, 진짜여서
아니 진짜니까 날려야 하는게 맞을까여?
때,때리려고?!
나구모 테토라:잘 지내라고 보냈는데, 다시 찾아왔잖슴까.
아오이 히나타:...테츠군 없이 어떻게 내가 잘 지내!
보고싶었단말야..
나구모 테토라:죽는거보단 나아여. 보고싶어서 비실비실 거리라곤 안했슴다?
아오이 히나타:난..난 으으... 그래도 테츠군이랑 같이 있는게 더 좋단말이야...
아오이 히나타 는 쇠빠따가 무섭지만 차마 더 도망치진 못합니다.
나구모 테토라 는 멀뚱히 당신을 보다가, 쇠파이프를 바닥에 툭 던져 놓습니다.
나구모 테토라:됐슴다. ...다시 왔다는건 어디 아픔까?
또 열병인가여?
아오이 히나타:으응, 열이 좀 나긴 하는데...
잠도 최근에 좀 못잤고...
그래도 죽을정도는 아닌데...
이정도 아프면 테츠군을 볼 수 있다는건가?!
조절 잘해봐야겠네...
나구모 테토라:이런 폐허가 된곳에 히나타군이 오지 않았으면 했슴다.
...제 탓임까?
아니, 물어보지 않아도 그런것 같네여.
왜 테츠군이 탓하는거야?! 그리고 다시 말했지만!
난 테츠군이랑 같이 있는게 좋다구...
같이, 돌아가면 좋겠다.....
나구모 테토라:... ...다시 그 꿈속으로여?
아오이 히나타:...아니, 현실로. 내가 있는 세계로...
여긴 너무...
내가 미안하잖아...
나구모 테토라:히나타군이 아파야 만나게 된다면, 전 히나타군을 영영 못보게 된다면 좋겠슴다.
방금도 아픈걸 조절해보려고 했잖슴까.
그리고 정말 괜찮다구?!
아오이 히나타:우웃...우우웃...!!!!!!
나구모 테토라 는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가, ... 다시 당신을 봅니다.
나구모 테토라:히나타군이 가고나서, 장대비가 내리고
...모두 바다로 돌아갔슴다. 저만 두고여.
저기... 검은 곳으로?
나구모 테토라:왠지 저는 죽지도, 다치지도 않고 그대로 지만여.
그런, 그런건...
바다로 돌아.. 가면, 어떻게되는데?
테츠군을 포함해서..
나구모 테토라:사라지지 않았을까여, 이건 히나타군의 꿈이였으니까.
저도 사라질걸 각오 했는데 말이져.
아오이 히나타 는 안된다고 말하려다, 주변을 둘러보고 입을 다뭅니다.
나구모 테토라:살아있는건 아무튼, 저 혼자임다.
아오이 히나타:...계속, 날 기다려달라고 말하는건 이기적인거겠지만...
으으, 으으... 난 이럴줄은 몰랐어. 몰랐다구...
그럼 테츠군은 여기서 혼자서 계속 이렇게...
나구모 테토라:히나타군의 마지막 염원이 이뤄줬나봄다.
나구모 테토라 는 얼굴근육이 아픈지 자기 볼을 문질문질합니다.
전 히나타군이 보고싶었고, 언제든 이렇게 히나타군이 돌아오게 된다면.
혼자 남겨둘 순 없잖슴까.
나구모 테토라:진짜를 보게 됐으니까, 환각의 히나타군은 용서 임다.
...그래도 계속 이곳에 같이 있을 순 없슴다.
돌아가야죠.
아오이 히나타:테츠군 혼자 내버려두는것도 싫어.
어떻게...어떻게, 안되는걸까?
나구모 테토라:... ...지금 히나타군의 표정, 그건 어떤 표정임까?
...음,
나구모 테토라 는 주머니에서 당신이 아까 주운것과 똑같은 청록색 보석을 히나타에게 내밉니다.
프로포즈? 난 좋아!
... 히나타군이 그렸던 하늘색이랑 비슷해서, 계속 가지고 있었는데
이제 히나타군 주겠슴다.
아오이 히나타 는 테토라를 바라보며 망설이다, 보석을 받아듭니다.
아오이 히나타:난 아까.. 이런것들을 주웠는데.
아오이 히나타 는 빨간색과 파랑색 보석을 꺼냅니다.
히나타군이 돌아갈때 필요한 걸 수 있으니까, 잘 챙겨두십셔.
뭐, 어디쓰일지 모르니까...
아오이 히나타 는 보석 세개를 주머니에 잘 넣어둡니다.
나구모 테토라:히나타군, 저는 또 다시 히나타군이 살아있게, 살아가게 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할검다.
...그러니 어두운 세상을 너무 두려워 하지 마십셔.
밤에는 제가 함께 있겠슴다.
그치만 나는...나는 이렇게 돌아오는 거지만,
테츠군은 여기 계속 있는건데 괜찮을리가...괜찮을리가 없잖아...
나구모 테토라:히나타군이 있을 곳은 밤이 아니니까여.
...이런 곳에 혼자 있지 않기위해 제가 있는거라면, 그냥 그렇게 생각하십셔.
외롭지 않기위해서 제가 있는거라고.
...저는 그걸로 충분함다.
당신의 주머니에서부터 붉은 빛과 푸른 빛이 일렁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뒤늦게 청록색 보석도 함께 빛을 발합니다.
보석을 전부 꺼내 한 손에 쥐면, 세 보석에서 순간 매우 밝은 빛이 터져나와 시야를 가득 메웁니다.
다시 잔잔해진 밤에는 달라진 것이 하나 있습니다.
당신도, 테토라도 홀린 듯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텅 비어있던 하늘에, 고고히 빛나는 초승달이 어른어른 떠 있습니다.
그 자태에 매료된 듯, 두 사람은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영문을 알 수 없는 광경이지만 두려움보다 떨림이 앞섭니다.
달이 생겼슴다. 히나타군!! 봤슴까?
아오이 히나타 는 테토라의 반짝거리는 눈을 멍하게 바라봅니다.
그제서야, 어둠에 숨어있던 세계가 모습을 조금씩 드러냅니다.
저 멀리까지 이어진 수평선의 끝이 은빛으로 빛나고, 작은 물거품이 모여 빛나는 파도의 윤곽이 천천히 흔들립니다.
그 너머로 무너진 건물의 잔해가 듬성듬성 작은 섬을 이루고 있습니다.
여러 개의 섬이 군집을 이룬, 대양과도 같은 모습입니다.
순간 눈의 뒷쪽부터 뜨거운 열기가 울컥울컥 크기를 더해갑니다.
이렇게나 망가져버린 세상이 달빛 아래 너무나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던 좁은 골목, 두 사람이 함께 날아오른 교차로의 위
서로를 안고 그토록 울었던 하천의 습기마저 전부 잡아먹기 위해 얼마나 오래도록 비가 내렸을까요.
그 시간을 고독하게 보냈을 테토라의 마음을 헤아릴 수조차 없습니다.
젖은 땅 위에서 드디어 만난 이는 반짝이는 눈으로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도시가 반가웠을까요. 아니면...
...초승달은 태고의 시절부터 그 자리를 지키고 서 있었다는 듯이 태연해 보일 뿐입니다.
바다는 달빛에 의해 움직임을 멈추지 않습니다.
나구모 테토라 는 바라보는 히나타에게 더 가까이 다가갑니다.
나구모 테토라:히나타군은 낮이였고, 그러니까 늘 밝았는데 이후엔 언제나 암흑이였슴다! 히나타군이 와서 그런가봄다.
해가 아니라 달이지만, 이렇게 밝게 뜨잖슴까?
아오이 히나타:그렇,구나 테츠군은... 테츠군은
달이 뜬 밤을 처음 보는거구나
그럼... 그럼....
아오이 히나타 는 혹시, 하고 별이 뜬 밤하늘을 떠올려봅니다.
반짝이는 별이 가득한 밤하늘. 얼마나 아름답나요?
... ....또 이상한 생각 하고있는검까?
아오이 히나타:...아니, 아니... 뭘 더 보여주고싶은것 뿐인데...
나구모 테토라:오랫만이라 힘 조절이 안될지도 모르지만, 한대 쳐줄까여?
단지... 별하늘을 보여주고 싶은건데!!!
이상하다.. 왜 안되지.. 달은 되는데...
아오이 히나타:... 하늘에서 반짝반짝, 빛나는게 있어!
여기저기 많이 뿌려져서... 색도 조금씩이지만 다 다르고,
별이 많은 하늘은 엄청 예쁘다구~
달이랑 같이 떠있으면 정말...
그럼, 그렇다면 달 옆에도 뭔가 떠있다면, 해옆에도 뭔가 떠있을 수 있슴까?
그...별이라던가, 낮에도 반짝반짝하게 말임다.
아오이 히나타:으응, 수업시간에... 해 옆에는 아무것도 못뜬다고 했는데.. 너무 밝아서....
그래도 밝아서 안보이는거지, 평소에도 늘 있는거래~
대신에 낮에는 구름.. 구름이 있잖아?!
나구모 테토라:하하, 해가 너무 밝아서 그런검까.
옷쓰, 마음에 듬다.
으응? 마,맘에 든다니 다행이네...
아오이 히나타:더 예쁜것들 많이 보여주고싶은데...
나구모 테토라:으응? 히나타군 눈동자보다 예쁨까?
...엇, 저기 뭔가
아오이 히나타:엇,어엇, 그, 내, 눈, 어?
수평선 너머에서부터 무언가 이쪽을 향해 떠밀려 오고 있습니다.
은은한 빛을 내뿜는 삼색의 보석이 손 안에서 저들끼리 부딪혀 잘그락댑니다.
떠밀려 오던 것이 시야에 온전히 들어오자 테토라는 누가 먼저랄 것 없이 탄성을 내뱉습니다.
나구모 테토라:하늘에 떠있는 달같이 생겼네여!
나구모 테토라:검은 바다위에 떠있으니까, 탄다면 달위에 올라간 기분일것 같슴다.
... ...타러가여!
아오이 히나타:... 좋아! 테츠군이랑 같이,
나구모 테토라 는 히나타의 손을잡고, 계단으로 향합니다.
아오이 히나타 는 같이 손을 잡고 따라갑니다.
아무래도 저건, 히나타군이 살아가기 위해 가는 길에 필요한것 같으니까.
나구모 테토라:히나타군 저보다 말이 서툴러 보임다.
그래서 뭐, 무슨 말할지는 알것같슴다.
나구모 테토라 는 마천루아래 근처, 떠내려온 나룻배 앞에 먼저 멈춰 섭니다.
나구모 테토라:그래도 제 마음대로 할검다. 각오하십셔.
그전까지 이리저리 열심히 고민하는검다♪
아오이 히나타:...테츠군이 그렇게 말하면...
아오이 히나타:이래도 미움받고, 저러면 테츠군이 혼자있고...
나구모 테토라:제가 살아가는 이유가, 더 살아있는 이유가
히나타군이 이곳으로 와서 혼자 구석에 있거나,
어둠에 먹히지 않기 위해서라면 최선을 다해 낮은 점을 불태워 빛낼 검다.
... 만약에 히나타군을 보내고서도 그대로라면 그때는 제대로 기다리겠슴다!
아오이 히나타:난..나는...... 테츠군....
아오이 히나타 는 목에 걸린 팬던트를 꾹 쥡니다.
아오이 히나타 는 이내 힘없이 팬던트를 떨어트립니다.
테츠군이랑 같이 있을 수 있지만
테츠군이 속상할거야. 그치?
아오이 히나타:달 말고도 다른것들을 보여주고싶어.
별하늘도, 유성우가 내리는 하늘도... 맑은 날 뿐만 아니라 안개가 낀 날도, 바람이 많이 부는 날도...
나구모 테토라:유성우가 뭔지는 암다. 유성 블랙 나구모 테토라! ...니까여?
... ...앞에는 잊어버렸슴다만!
테츠군 옆에 남으려고, 다 버리려고도 했었는데...
테츠군이 싫다고 하니까, 관둬버리는것도 좀 웃기네.
정말 테츠군을 많이 좋아하나봐. 내가.
나구모 테토라:왜 그 얘기를 듣고 기분이 좋았나 했는데, 그렇슴다.
저때문에 그렇게 생각해주니까 기분이 좋았나봄다.
아오이 히나타:테츠군이 기분 좋다면 그걸로 됐어.
나구모 테토라:히나타군 기분도 좋아지면 좋겠는데 말임다?
테츠군을 여기 이렇게 두는데 어떻게 기분이 좋아지겠어...
내가 기분 좋다면, 그것도 이상한거 아니겠어?
나구모 테토라:제 얼굴 봐서 기분 좋다면, 별로 이상 할건 없슴다.
...그래서 더 맘아픈거라구....
아오이 히나타:달을 보고 기뻐하는 테츠군 정말 귀엽지만...
내가 뭐라 말해야, 후우
나구모 테토라:여기가 콘크리트가 아니라 흙 바닥이였으면 벌써 땅이 잔뜩 파였을검다.
나구모 테토라 는 그런 히나타의 손을 붙잡아 끌고 배에 올라탑니다.
히나타군이 있을곳은 땅 속이 아니니까여.
아오이 히나타:그래도 내가 땅 속에 있다면 따라와줄거지?
나구모 테토라:끌고 올라올건데여. 무슨 대답을 바라는검까?
아오이 히나타 는 테토라의 벤츠력에 감탄합니다...
나구모 테토라:히나타군, 이름값좀 하십셔...
아오이 히나타:어어 음... 그 편이 더 좋겠네...
(지금 이름값하게 생겼어?)
(생겼냐고)
나구모 테토라 는 그런 히나타를 빤히 보다가, 괜히 히 하고 웃습니다.
아오이 히나타 는 할말을 찾지 못하다, 웃는 모습이 귀여워 다시 멍해집니다.
아오이 히나타 는 오늘처럼 자신이 말을 못한적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나구모 테토라:처음 타보는 배도 나쁘지 않슴다?
그리고 처음을 히나타군이랑 함께 할 수 있어서 다행임다!
아오이 히나타:어응, 으응, 막 기계로 가는것도 있어~ 바람 안불어도 강하게...
테츠군의 처음이 나라서 다행...이네
나도 테츠군이랑 같이있어서 좋아~!
나구모 테토라:좋슴다. 히나타군도 기분 좋아졌으니까, 이제 가봐여!
좋아.
수면의 파동에 따라 넘실넘실 흔들리는 감각이 생경하고 또 두근거립니다.
두 사람은 잠시 나룻배에 앉아 가만히 달을 바라봅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영 신경쓰이는 점이 있군요.
나구모 테토라:... 히나타군 배는 어떻게 움직임까?
음... 노 라는게 있는데 그걸로 저으면 앞으로 나아가기도 하구...
어...아무것도 없어보이는데여.
아오이 히나타:노? 노...! 노는... 얇고 긴 막대기인데 끝에 넙적하게 생긴...
그,그러게. 이거 해류? 로 움직이는건가?
일단 진정하는검다...? 정신없어 보임다.
나구모 테토라 는 히나타의 머리를 토닥토닥...해줍니다.
아오이 히나타:... 미안해서, 어떻게 말을 해야할지 잘 모르겠어서...
아오이 히나타:평소가 뭔지도 잘 모르겠다구...
아오이 히나타 는 마른세수를 한번 더 합니다.
아오이 히나타:...그래도, 테츠군이랑 있으니까 좋다...
꿈같아. 앗, 맞다... 꿈인가? 아하핫...
나구모 테토라:어....그러니까, 뭔가 신나고...되게 폴짝거렸는데 말임다?
지금은 비슷하지만 다름다.
나구모 테토라 는 히나타의 볼을 살짝 꼬집습니다.
아픈...데?!
테츠군, 나 좀 때려봐!
나구모 테토라:?????? 갑자기 뭐 잘못한거 있슴까?!
일단 반성하십셔!!!!?
아오이 히나타:아픈, 아픈데?! 꿈이 아닌데?!
꿈이 아닌데?!?!
나구모 테토라:??? 아니 왜 갑자기 때림까?
죽지도 않고 잠도 못잠다???
나구모 테토라 는 괜히 억울합니다. 안아프지만.
아오이 히나타:잠깐, 잠깐만
저번엔...저번에말야, 내가 안아프고... 테츠군이 아팠잖아?!
그런데 지금은 내가 아프고 테츠군이 안아프네?!
나구모 테토라:아아, 그런검까?
뭔가 했네여... 그냥, 뭔가 무너질때 잘못된거 아님까?
그래서 제가 남고, 히나타군도 여기 오게되고.
안그래야하는데 그렇게 되버린거 아닐까 함다.
아오이 히나타:아냐, 그런게 아니라 만약...만약에
... ...
나구모 테토라:이번에 히나타군을 제대로 보내고나서, 다시 생각해볼 문제임다.
아오이 히나타 는 '아니..야 확실치 않은거에 괜히 설레지 않아야지' 라고 생각합니다.
나구모 테토라:옷쓰, 또 괜히 이상한 생각만 하지 말고여.
지금은 테츠군이랑 있는 시간을 즐길거야.
아오이 히나타 는 테토라에게 가까이 붙어앉습니다.
나구모 테토라 는 오랫만이라, 부끄럽지만 좋다는 생각이 먼저입니다.
나구모 테토라:그래서 이건 어떻게 움직이는 배일까여...
아오이 히나타 는 오랜만에 보니까 더 좋다고 생각하면서, 테토라의 허리를 끌어안습니다...
아오이 히나타:음... 아까 그 보석들이 이끌어주는건가?
아오이 히나타 는 한 팔만 풀고, 주머니에서 보석을 꺼내봅니다.
나구모 테토라 는 그런 히나타를 보다가 보석에 눈을 돌립니다.
나구모 테토라:보석? 어.... ... ...
... .... ...?
아오이 히나타:관찰력기준치: | 75/37/15 |
굴림: | 7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당신은 나룻배의 머리 부분에 딱 보석의 크기만한 홈이 파여있는 것을 알아차립니다.
보석이 꼭 들어맞을 것 같은 홈 옆에, 짧은 글귀가 서투른 글씨로 적혀 있습니다.
아오이 히나타:...저거, 이거 말하는거겠지?
으응, 인도자의 보석이라...
나구모 테토라:와, 꼭 고양이가 쓴것같이 생겼슴다.
아오이 히나타:보석은 세개인데 홈은 하나만 파져있네
엄청 귀여운데~
나구모 테토라:아니, 저라고 다 모르는건 아님다?
히나타군이랑 본것도 있고.
아무튼.. 그럼 하나만 꽃으면 되는거 아님까
으응, 그럼...이걸...
청록색 보석을 홈에 꽂으면, 천천히 나룻배가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움직이는건 나도 처음이네~!
둘 다 처음이야!
나구모 테토라:아하하! 그렇네여! 둘다 처음이네여!
나구모 테토라:근데, 왜 그 보석으로 끼운검까?
테츠군이 날 집으로 인도해주는 인도자니까★
그런 테츠군이 준 보석이라서..?!
그런거지!
나구모 테토라 는 그렇게 말하고 달을 올려다 봅니다.
나구모 테토라 는 잠깐 올려다보다, 다시 당신을 쳐다봅니다.
나구모 테토라:달도 이쁘지만, 그래도 히나타군 얼굴이 더 보고있고 싶네여.
나구모 테토라:... ...아, 그리고 히나타군 눈에 비친 달을 보는것도 나쁘지 않을것 같슴다♪
아오이 히나타:그, 그런 말을 잘도 하네... 으읏
원래라면 내가 그런말을 하는건데...
나구모 테토라:에..? 저 뭔가 이상한 말 했슴까?
나구모 테토라:히나타군처럼 이상한 말 한검까???
히나타군??
아오이 히나타:자,잠깐만... 부끄러워서 이러는거니까....!
나구모 테토라 는 충격 먹은 표정으로 그런 당신을 봅니다.
나구모 테토라:아니, 제가 그런...아니 그래도
그래도 얼굴은 보여주십셔!?
당황했을떄 치고들어오다니, 테츠군 1승...
나구모 테토라:보고있고 싶다고 하자마자 가리는게 어딨슴까?!
이런 이상한 승리는 별로 기쁘지 않슴다?!!
나구모 테토라 는 어떻게 어떻게 히나타 얼굴을 들어보려고 손을 히나타의 무릎과 얼굴 사이에 넣어봅니다.
나구모 테토라 는 히나타의 양볼을 손으로 감싸 들어올려봅니다.
으으...
아오이 히나타 는 상기된 얼굴로 눈을 피합니다.
나구모 테토라:....음, 엄청 태양같은 색이네여... ...?
나구모 테토라 는 눈앞에 상기된 얼굴에 동공지진을 하다 금세 자기도 빨갛게 익어 고개를 돌립니다.
나구모 테토라 는 어색하게 손을 놓습니다...
아오이 히나타:그, 그러니까 잠깐만이라고 했잖아...!
아오이 히나타 는 호다닥 다시 고개를 묻습니다.
나구모 테토라:엣, 그 싫어한다곤 생각 안했슴다.
조금이라도 그런 생각이 들었다면 사과하겠슴다...
나구모 테토라 는 그냥...히나타말고 달을 쳐다보기로 합니다...
미안,미안한데.. 너무 좋아서, 그런데 또 너무 미안해서.. 으으, 으으....
...내가 이렇게까지 바보같이 여겨지기는 처음이야.....
나구모 테토라:...괜찮슴다. 히나타군 늘 바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으니까여.
그러니까 스스로는 그런생각 하지 마십셔.
...흐응, 그래도 늘 나를 생각한다는거지?
나구모 테토라:당연함다? 그렇게 오래 지났는데... 히나타군 이름이랑, 얼굴이랑
그때 그 거리도 계속,계속~ 생각 했슴다.
생각하고 있었어.
그래서 다시 만나게되었나봐... 이런식일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지만...
나구모 테토라 는 다시 당신을 바라보고, 이번엔 제대로 머리를 쓰다듬어줍니다.
후회하기전에... 많이 말해둘래.
테츠군, 많이 좋아해. 이미 알겠지만, 뭐...
사실 이렇게 다 폐허가 됐는데도, 테츠군이 기다려줘서 좋아...
가기 싫지만...
테츠군이 싫어해서, 다시 돌아가는것도 있지만
아오이 히나타:사실 기다려준다고 해서 가는것도 있다구...
나 진짜 이기적이네...
다시 살아가게 하기위해, 열심히 사랑해줄검다.
자기만족이긴 하지만.
그러면 히나타군이 좀더 열심히 히나타군의 세상을 살아갈거 같으니까...
아오이 히나타:무슨... 내가 좋은데, 무슨 테츠군의 자기만족이야...
아오이 히나타 는 힘없이 웃으며 테토라를 툭 칩니다.
아오이 히나타:열심히 살테니까... 가끔 보면, 칭찬해줘야해?
나구모 테토라:가끔이라도 안보였으면 하는 심정이긴 함다.
사람이 살다보면 아플수도있지!
나구모 테토라:그래도, 그렇게 된다면 칭찬해줄게여.
아프지말고 건강하게 살아가야져.
아이돌은 건강이 우선임다?
나구모 테토라:아이돌이 아니여도 건강이 우선이지만.
아오이 히나타:그래도, 일부러 아프진 않을게...
테츠군이 걱정하는건 싫으니까...
나구모 테토라:좋슴다. 히나타군 치곤 큰 결심이네여!
아오이 히나타:나 치곤이라니?! 테츠군 나에게 대한 평가가 너무해!
나구모 테토라:... 사실, 지금 이렇게 히나타군 처럼 마구마구 말하는게
실감이 안나서 그런거 같다는 생각도 듬다.
사실 정말 미쳐서 히나타군의 생생한 환상이 아닐까 하고,
갑자기 눈앞에서 사라져도 원망은 하지 않겠슴다.
엄청 기분좋고..., 행복해졌으니까. ...더 뭐라고 표현해야할지 모르겠슴다..!
아오이 히나타:...?! 기껏 나는 마음먹고 돌아가주는데
환상이라고 하다니...!
아오이 히나타:안돌아가면, 환상이 아니라고 믿을거야?!
나구모 테토라:아녀, 그럼 진짜 환상이라고 생각할것 같은데.
아오이 히나타:테츠군은 미치지 않았고, 나는 환상이 아니야!
나구모 테토라:... 그렇게 말하는거 보면, 히나타군 정말인가봄다.
나구모 테토라 는 조금 힘풀린 웃음을 짓습니다.
가르키는 곳을 바라보면, 또 다른 폐허섬이 가까워 지는걸 확인하게됩니다.
나구모 테토라:저기로 향하는걸보면 저기 뭔가 있는게... 맞겠져?
그래! 뭐가 있던, 가보자!
배에서 내리니 건물의 잔해 사이로 녹색 오두막이 한 채 보입니다.
폐허 사이에서 이질감이 들 정도로 지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아 보입니다.
누가봐도 저기 들어가야 할 거 같슴다.
아오이 히나타:그러게, 폐허에서 녹색이라니..
그럴까? 테츠군, 손!
나구모 테토라 는 손이라는 말에 갸웃하다가 내민 손을 잡습니다.
아오이 히나타 는 테토라의 손을 잡고 오두막 안으로 들어가봅니다.
오두막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시야가 암전되며 정신이 흐려집니다.
다시 눈을 뜨면, 불이 켜진 방 안에 있는 것은 당신 뿐입니다.
테토라는 어디로 간 것이죠? 공포가 몸을 압도합니다.
이 곳에 들어오기로 한 것은 잘못된 선택일까요?
아오이 히나타:SAN Roll기준치: | 58/29/11 |
굴림: | 71 |
판정결과: | 실패 |
두려움에 떨던 도중, 벽 너머에서 애타게 당신을 부르는 소리가 들립니다.
테토라의 목소리입니다. 서로 다른 방에 갇힌 걸까요?
아오이 히나타 는 소리가 나는 벽으로 다가갑니다.
여기 뭐야?!
아오이 히나타 는 통통 소리가 나는 벽으로 가서, 같이 통통 두드립니다
나구모 테토라:어.... .... ... 방임다!
두 사람은 벽을 사이에 두고 서로의 안부를 확인합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것도 잠시, 이 방에서 나가 서로가 다시 만나는 것이 우선입니다. 방 안에는 문이 없습니다.
우리는 어디로 들어온 것이고 어떻게 나갈 수 있을까요?
아오이 히나타 는 팬던트를 다시 내려놓습니다.
언뜻 투명해 보이나 연녹빛으로 빛나는 구슬로, 매우 단단해서 보입니다.
아오이 히나타 는 수정구슬을 데구륵 굴려봅니다.
구슬은 잘만 굴러갑니다. 꼭 눈덩이를 굴리는거같네요.
나구모 테토라:어, 히나타군 여기 커다란 수정 구슬이 있슴다.
여기도 하나 있는데~!
여기도 하나 있슴다.
아오이 히나타:여기있는거 연녹색인데, 거기도 색이 있어?
아오이 히나타:...으응, 어떻게 해야할지 감도 안잡히는데...
그쪽에 수정구슬에는 뭐 특이한거라도 있어?
... ... 없슴다! 되게 이쁜 색이네여!
아오이 히나타 는... 구슬을 벽에 던져봅니다.
근력기준치: | 50/25/10 |
굴림: | 66 |
판정결과: | 실패 |
(쪠길)
으쌰쌰..! 들어올려보지만, 중간에 내려둡니다.
이거, 한번 마주대볼까? 그럼 뭐라도 일어날까?
아오이 히나타 는 수정구슬을 벽쪽으로 굴립니다.
나구모 테토라:히나타군 쪽으로 굴리면 되는검까?
나구모 테토라 는 구슬을 히나타군 말대로 굴립니다. 으쌰으쌰...
아니...어떻게 해야하는거지?!
아오이 히나타:으아아아~ 전혀 모르겠어...!
아오이 히나타 는 벽에 머리를 쿵쿵 박습니다.
아오이 히나타:내 멍청함의 소리야... 신경쓰지 마...
어떡해야하지...
나구모 테토라:그렇게 큰소리가 날건 아니지 않슴까?!
참, 히나타군의 구슬은 어디에 있었슴까?
아오이 히나타:응? 내꺼... 가운데 끝? 부분에 있었는데?
테츠군꺼는?
앗
아오이 히나타:그럼...그럼 원래 있던 자리로 놔둬볼래?
아오이 히나타 는 구슬을 오른쪽구석으로 굴려봅니다.
나구모 테토라 는 다시 원래 있던 곳으로 굴려둡니다.
갑자기, 방 안이 흔들리더니 눈 앞의 벽이 맥없이 허물어집니다.
?!
굉음과 진동이 멎자, 당신과 똑같이 얼빠진 표정의 테토라와 눈이 마주칩니다.
아오이 히나타 는 다시 테토라를 와락 껴안습니다.
벽이 허물어지자 눈 앞에 보이는 것은 부둣가입니다.
부둣가에는 우리가 타고 왔던 나룻배가 태연히 정박해 있습니다.
나룻배에 다가가자 근처에서 나룻배를 에워싸고 있는 고양이 몇 마리가 눈에 띄더니 이내 섬 너머로 빠르게 사라집니다.
나구모 테토라 는 히나타의 허리를 꼭껴안아 듭니다.
나구모 테토라:히나타군은 반가우면 막 달려듬까?
껴안는 맛이 있단말이지..
다른사람한테, 그러는건 아니고
다른 누구한테 이러겠어!
아오이 히나타:(유우타가 생각나긴 하지만 동생이니 패스)
나구모 테토라 는 즐거워보이는 웃음을 짓습니다.
어라? 조금 밝아진 느낌이 들어요. 기분 탓일까요?
테토라는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 보고 있습니다.
그를 따라 당신도 하늘을 올려다보자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집니다.
하늘에 떠 있던 초승달은 어느새 큼직한 반달로 변해 밤의 도시를 환히 비추고 있었습니다.
수면에 달그림자가 덩어리져 작은 별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달을 채워나가기 위해 이 곳에 불려온 게 아닐까요?
테츠군은... 잔뜩 들뜬 눈치입니다. 환하게 웃으며 입을 엽니다.
만월이 된다면, 더 이쁘겠져? ...보고 싶슴다.
예쁜 달을~
이 여행에서, 테토라는 처음으로 당신이 아닌것에 욕심을 부리기 시작했습니다.
...맞아요. 함께 본다면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울 거예요.
아오이 히나타 는 테토라와 함께 나룻배에 올라탑니다.
남은 두 보석이 달궈진 듯 따뜻해진 채 서로 부딪혀가며 달그락대고 있습니다.
안 돼요, 이대로 가면 둘 다 부서지고 말 거예요.
선택의 시간은 생각보다 길지 않을 것 같군요, 히나타?
나구모 테토라:...? 히나타군 보석이 이상함다?
나구모 테토라:히나타군, 깨질것같슴다. 어서 아무거나 넣어봐여!
히나타가 푸른 보석을 홈에 끼우자, 나룻배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동시에 남은 보석 하나는 이내 빛을 잃고 먼지처럼 부스러져 버립니다.
아오이 히나타:SAN Roll기준치: | 56/28/11 |
굴림: | 17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괜찮겠지?!
필요없으니까 없어진게 아닐까여?!
아오이 히나타 는 걱정되지만, 테토라가 토닥여주니 안심합니다.
나구모 테토라:그러고보면, 별은 작고 달 옆에 뜬다고 했잖슴까.
나구모 테토라 는 수면에 비친 달을 가르키며 말합니다.
아오이 히나타:....응, 저거랑 비슷한 느낌이야!
나구모 테토라:저렇게 작고 빛나는게 달 옆에...
... ... ...?
나구모 테토라:태양은 그런거 없어도 혼자 빛남다.
아오이 히나타:그래도 태양은... 혼자 빛나서, 다른 별들은 보이지도 않게 하잖아.
달은 다른 별들이랑 같이 빛나고..★
나구모 테토라 는 그렇게 말하면서 달을 힐끔힐끔 봅니다.
아오이 히나타:그래도 지금은 달이 떴으니까~ 맘껏 감상해도 좋지 않을까?
달이 예쁘네~
아오이 히나타 는 웃으며 테토라를 바라봅니다.
나구모 테토라:...그렇네여, 엄청 이쁘네여.
나구모 테토라 는 반짝반짝한 눈으로 달을 올려다 보고 있습니다.
나구모 테토라 는 고개를 돌려 히나타를 바라봅니다.
아오이 히나타 는 눈이 마주쳐 잠깐 놀랍니다.
나구모 테토라:달이 이쁘다면서 왜 절 보는검까.
테츠군이 더 좋으니까!
아오이 히나타 는 잠깐 말문이 막히다가, 이내 같이 웃어버립니다.
아오이 히나타:맞아! 그래서 다행이네!
좋아~! 나구모 테토라:히나타군 정신없어보임다.
괜찮슴까? 아오이 히나타:응?! 나야 늘 이랬는데 뭐!!!
나구모 테토라 는 히나타의 이마에 손을 올려봅니다.
나구모 테토라:... 열이 있진 않은데 말임다.
아오이 히나타:아니, 그건 구워진게 아니라...!
...아냐....
아오이 히나타:테츠군은 고기를 정말 좋아하는구나...
저 고기를 좋아하져?
나구모 테토라:... ... 생각하니까 갑자기 먹고싶어졌슴다.
아오이 히나타:맛있는 소고기를 먹여주고싶어...
나구모 테토라:아무것도 안먹은지 너무 오래라 음식 생각은 오랫만임다.
나구모 테토라:참, 히나타군 저기 또 섬이 있슴다.
그 말에 정면을 바라보니, 또다른 섬이 보입니다.
나룻배에서 내리자, 건물의 잔해 사이로 푸른 신전이 한 채 보입니다.
폐허 사이에서 이질감이 들 정도로 지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아 보입니다.
나구모 테토라:...음, 여기도 지어진지 얼마 안됐나 봄다.
나구모 테토라:여기서 저 말고 다른사람은 본적 없는데 대체 누굴까여?
으응, 꿈 속 인물인걸까? 능력 좋네..
나구모 테토라:...히나타군이 돌아갈 수 있다면 누구의 도움이라도 좋지만 말임다.
나구모 테토라:또, 떨어지게 될지 모르지만...
신전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시야가 암전되며 정신이 흐려집니다.
다시 눈을 뜨면, 불이 켜진 방 안에 있는 것은 당신 뿐입니다.
예상했듯 손을 잡고 있던 테츠군은 보이지 않네요.
아오이 히나타:SAN Roll기준치: | 56/28/11 |
굴림: | 79 |
판정결과: | 실패 |
아오이 히나타:(테츠군 없으니까 꼬박꼬박 실패하네)
응! 나 여기있어!
... 이건,
방에는 커다란 음표가 그려진 러그가 깔려 있습니다.
나구모 테토라:어.. 여기엔 번호판 같은게 있슴다.
아오이 히나타:4분음표... 8분음표... 16분음표, 맞나?
아오이 히나타:응, 여긴 음표가 있는 러그가 있는데?
나구모 테토라:여기는...1부터 9까지 타일형태로 붙어있슴다.
아오이 히나타:아, 16분음표가 두개있으네, 8분음표네!
응?
나구모 테토라:네칸짜리 공간에 숫자를 끼워넣어야하는거같은데여.
그럼...음...
4, 8, 8, 8 입력해볼래?
나구모 테토라:네, 그런것도 있으니까여..? 음...
미안미안~!
8이 하나밖에없슴다..!!!! 어, 어떻게 하져?
미안!! 헷갈리게해버렸어!!
아까와는 다르게 벽은 녹아내리듯 조용히 사라집니다.
폐허와 같은 섬에 당신과 테토라, 단 둘 뿐입니다.
둘은 약속이라도 한 듯 그 즉시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단언컨대 지금까지 겪은 모든 밤 중 오늘이 가장 아름답다고 할 수 있겠지요, 히나타?
어두운 밤하늘을 꽉 채울 듯이 커다란 달은 이글이글 빛나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선명하게 그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너무 아름답슴다. 작게 속삭이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혹여 달님이 들을세라 조심스레 꺼내는 말이 사랑스럽기 그지없습니다.
뭉근한 여름의 열기가 점점 식어갑니다. 하늘이 밝아옵니다.
하늘에 떠오른 광경은 당신은 입을 틀어막고 경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검은 밤하늘인 줄로만 알았던 곳에, 거꾸로 뒤집힌 도시가 흐릿하게 펼쳐져 있습니다.
당신이 살아왔던, 테토라를 두고 돌아가야만 했던 도시입니다.
거대한 만월은 수면 위로 빛나는 길을 만듭니다.
어느덧 선선해진 바람이 두 사람을 감싸고 그제서야 서로가 서로를 봅니다.
어두운 밤하늘은 걷힌 지 오래인데, 두 사람의 눈동자 한가운데에는 작은 밤하늘이 한 방울씩 맺혀 있습니다.
당신은 그를 통해, 그는 당신을 통해 다시 한 번 밤을 봅니다.
히나타의 발끝이 달빛을 닮은 은빛으로 반짝입니다.
그리고는 당신에게 다가와 조심스럽게 당신을 품에 안습니다.
당신은 비슷한 온기를 지닌 포옹을 기억합니다.
당신을 꿈에서 깨게 했던 가장 달콤한 순간을 똑똑히 기억합니다.
어쩐지 눈물이 차올라 눈을 질끈 감자, 테토라는 당신의 어깨를 부드럽게 토닥여 줍니다.
나구모 테토라:히나타군, 건강하게 지내야함다.
아오이 히나타:... ... 테츠, 구운....
아오이 히나타 는 울음을 터트리려다, 참고는 눈을 한번 감았다가 뜹니다.
아오이 히나타 는 테토라를 꼭 끌어안고, 웃는 얼굴로 바라봅니다.
테토라가 당신을 조심히 품에서 떨어트리는 순간 두 사람은 그대로 얼어붙고 말았습니다.
그의 발끝이, 달빛을 닮은 은빛으로 반짝입니다.
... ... ...!
아오이 히나타:테,테츠군
같이... 가자! 손!
나구모 테토라:.. ...아? 이런건, 상상만 했었는데여.
히나타군의 세계에서 같이 살아간다던가...
울어도 되겠지?
아오이 히나타 는 눈물을 흘리며, 손을 내민 상태입니다.
나구모 테토라:울면서 얘기하면, 들어줄 수 밖에 없잖슴까.
...그러니까 웃으면서 가달라고 한건데.
아오이 히나타 는 뭐라 더 말하려다, 나오는 눈물떄문에 미처 말하지 못합니다.
아오이 히나타 는 맞잡은 손을 강하게 잡습니다.
나구모 테토라 도 표정이 일그러지며 눈물을 흘립니다.
이,일단 가자...
아오이 히나타 는 다른 손으로 눈물을 닦으며, 잡은 손을 이끌고 빛의 길을 따라 걷습니다.
두 사람은 저 멀리 뜬 달과 눈앞에서 이어진 수면의 달그림자를 봅니다.
지독한 열병의 끝은 서로 맞잡은 손의 온기로 희미하게 남습니다.
그 언젠가 함께 손을 맞잡고 하늘을 내달리던 날처럼 한 치 망설임도 없습니다.
이제는 간절한 염원도, 무더운 여름의 두려움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을 가득 안고, 달을 향해 걸어가는 서로가 있으니까요.